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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나와 우리덜

해병 총기난사, 김 상병만 잘못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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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 총기난사, 한국판 A Few Good Man?
 -해병 총기난사, 김 상병만 잘못했나? -



강화도 해병 총기난사 사건과
쿠바 관타나모 미군기지에서 전개되는 영화 '어 퓨 굿 맨 A Few Good Man'
무슨 관계라도 있다는 말인가.

사흘전 강화도 해병 2사단 후애돈대 곁에서 총소리와 폭음이 들리는 순간 우리 해병 4명이 숨지고 2명이 부상을 했다. 나라가 전시도 아닌 평시에 우리 군인들이 귀중한 목숨을 잃어가고 있었던 것이다. 사고 직후 언론에 보도된 사고 전말을 쫓다보니 여전히 사고원인이 불투명 하여 추측에 의한 포스팅을 작성해 보기도 했다. 대체로 우리나라 군에서 일어나는 사건의 결론은 병사들의 잘못으로 귀결되는 게 전통 처럼 돼 왔다. 오죽하면 예비역들이 군에서 목숨을 잃으면 '개죽음'이라고 말 할 정도이겠는가.
 
꽃다운 나이에 목숨을 잃은 것만 해도 원통할 지경인데 개죽음이라니. 이런 전통(?)이 여전히 병영생활 속에서 일어난다면 군 입대를 앞 둔 장정들의 불안은 커지고 아들을 둔 부모님들은 군 입대가 여전히 사지로 보내는 듯한 불안감을 떨칠 수가 없을 것이다. 금번 강화도에서 발생한 총기난사 사건만 해도 전역을 9개월 남겨둔 상병이 가해자로 밝혀져 일반인들의 관심을 집중 시켰다.

총기난사 김 상병의 진술

대개 상병 정도의 군복무를 한 병사들이라면 군 생활에 익숙하여 전역할 날만 손꼽을 정도다. 그래서 군 당국 등이 언론을 통해 내 놓는 보도자료 등을 통해 총기난사를 한 김 상병의 범행동기를 알고 싶었다. 그리고 이틀 만에 여러 억측을 무너뜨린 김 상병의 진술이 보도됐다. 서면으로 작성되었다고 하는 진술에 따르면 금번 총기난사 사건의 범행동기 속에 해병의 이상한 전통이 발견되고 있었다. 김상병의 진술은 이랬다.

수사관: 사고를 벌인 이유가 집안 문제인가. 김 상병: 아니다. 수사관: 개인 신상 문제인가. 김 상병: 아니다. 너무 괴롭다. 죽고 싶다. 더 이상 구타, 왕따, 기수 열외는 없어야 한다. 수사관: 왕따시킨 게 누군가. 김 상병: 후임병들이 선임 대우를 안해줬다. 사망자 중 OO이 주도를 해서 선임 대우를 안해줬다.

이 포스트를 작성하게 된 배경은 총기난사 가해자 김 상병의 진술에 나타난 <기수열외>라는 해병의 이상한 전통 때문이다. 기수열외란, 기수를 인정해주지 않는 것으로, 후임병이 선임병을 인정하지 않는 것을 가리킨다고 한다. 한마디로 특정인을 왕따 시키는 행위로 병영생활을 힘들게 만드는 한편 마침내 심리적 문제를 야기시키며 돌이킬 수 없는 사고로 이어지게 만들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니까 금번 총기난사 사건의 범행동기를 만든 건 기수열외 때문이었다. 그래서 기수열외에 관한 해병의 전통을 알아보기 위해 커뮤니티를 들여다 보니 기수열외의 폐해를 호소한 한 병사의 글이 누리꾼들의 관심을 끌고 있었다. 전문을 그대로 옮겨야 할 것 같다.


기수열외 사례

저는 해병대 ㅇㅇㅇㅇ단 ㅇㅇ중대에서 근무중인 일병 ㅇㅇㅇ 입니다. 제가 국방부 홈페이지에 민원을 신청하게 된 이유는 부대내의 기수열외,왕따 문제 때문입니다. 저는 2009년 00월 00일날 훈단과 교육과정을 수료하고 상륙지원단으로 전입을 왔습니다. 부대에 전입하여 선임병들에게 구타와 가혹행위를 당하고 기수열외인 선임병에게 반말등을 하라고 강요했었습니다. 저는 구타와 저때문에 선임병이 맞는 것 그리고 다른 선임병들이 선임병에게 반말등을 하라고 시키는 것 에 스트레스와 힘들어하고 불만도 생겼습니다.

결국 선임병들은 저를 기수열외 낙오를 시켜서 부대내에서 왕따를 시켜 없는 것과 같은 존재로 만들었습니다. 선임병들은 저에게 "너는 기수열외라고 후임병들하고 너는 아무 사이가 아니니 후임병들이 저에게 반말을 해도 되고 불만삼지말고 후임병들에게 저는 마치 민간인 아저씨같은 존재"라고 말합니다.

제 후임병들이 저에게 "야 ㅇㅇㅇ 너 전화왔다" "ㅇㅇㅇ 너 밥먹고 전살실로 오래" "ㅇㅇㅇ 너 연락 안 받았나??? 라고 반말을 틀 정도입니다. 후임병들에게 저에게 반말을 하라 지시하고 제 관품함을 멋대로 뒤지고 가져가고, 제가 빨래를 널어놓으면 마르지도 않은 빨래를 관품함에 아무렇게나 던져놓아서 영문도 모르고 혼이 난적도 있고 증식같은 것도 지급 받으려면 안주고 받도 맘대로 꺼내가는게 한두 번이 아닙니다. 담배나 그런 것도 넣어두면 없어지고 말입니다.

그리고 식당에서 밥먹을 때도 저보고는 식판을 따로 가지고 다니면서 쓰라고 하고, 생활실 별로 나눠주는 세제등도 따로 받아쓰라고 하는등 아주 치밀하게 괴롭히고 있습니다. 소등 이후 침대 2층에서 자고있으면 제가 코곤다고 하루에 2~4번씩은 제 옷의 카라 부분잡고 단추가 뜯어질 정도로 끌어당겨서 깨우는데 저는 아프고 깜짝 놀라서 허둥지둥 깨어서 멍하게 있으면 제 옷 잡고 코 골면 죽여버린다고 잠 깰 때 까지 밖에 나가있으라고 합니다. 저가 자다가 깨서 잠시 정신을 들어서 다시 잘려고 눈감았는데 그때 와서 저 깨우는 데 그거 보고 이건 뭐지 할정도 입니다.

진짜 새벽에 2~3번 그렇게 당하고 잠 못자고 갈 데 없어서 화장실에 있다가 돌아오면 누워서 자고있는 머리통을 부셔버리고 싶은 충동도 생길정도입니다. 가끔 당하는게 한 두개가 아니라 간혹가다 항상 있는 일이라서 부정적으로 생각밖에 안되서 저가 오해하는 부분이 있기도 할 수 있는데 저가 본고 듣고 겪은거 생활하면서 나열하기 힘들 정도로 많아서 가끔 그럴 의도가 아니였다고 하더라도 저에게는 부정적으로 다가오고 느껴지기도 합니다. 인간이란 존재가 무섭습니다.

전 휴가 때도 비슷한 일이 있었고 이런일은 아주 많아서 나열하기 힘들정도입니다. 특히 부대에서 단체행동이나 훈련을 할때는 물어볼 수도 없고 말도 걸지 않고 저만 빼 놓고 하니까 항상 난처하고 당황스럽기만합니다. 집총할 때 마저 눈치보여서 다가면 걸어놓던가 저 혼자 매고 다닐 정도입니다. 그로인해 정말 문제가 되기도 하고 그래서 단체행동이 있을때는 걱정이 앞섭니다.

오전 과업정렬을 떠나면 통신 기재실에 모여서 과업지시를 받는데 기재실에 의자가 몇개 부족한데 선임병이 후임들한테 무조껀 빨리 ㅇㅇㅇ 오기전에 의자다 앉아노라고 하고 빈자리에 앉으려고 하면 후임이 등으로 막으면서 자기가 뺏어 앉을 정도 입니다. 그러다보니 제 과업인 전산실에서의 업무에도 차질이 생겼습니다. 일병이 되가니 후임병도 들어왔는데 의사소통도 안되고 후임병이 저와 근무설때는 저가 근무중 무엇을했는지 보고하고 시비걸어서 구타를 유발하라고 까지 시킵니다. 항상 식사교대는 저만 시키고 정작 제가 근무일때는 신경도 안써가지고 밥을 굶은 적도 있습니다. 내무실에서는 어딜 갔다와서든 저도 모르게 절 괴롭히기위해 벌어지는 일들에 스트레스가 쌓이고 있습니다.

점점 평점심도 잃고 후임들의 건방진 행동들이 선임들이 시켜서 어쩔 수 없는거야란 생각으로 참곤있지만 이젠 후임들 마저 싫어서 이러다가 정신병걸려서 빌빌거리다가 미친짓이나 하고, 제가 먼저 후임병을 심하게 구타하는 나쁜놈이 되지 않을까 걱정스럽습니다. 이병 때 미쳐가지고 부대이탈 한적도 있고 자살 생각도 수 없이하고 휴가 오기전엔 복귀하기가 너무 두렵고 미칠 거 같아서 스스로 다치려고도 했었습니다.


생활실에서 빨래 널면 마르기전에 빼서 처박아 버릴까봐 후임,선임 눈치보면서 없을때 널고 청소할때도 저는 구역이 없어서 이리저리 빗자루들고 방황하고 과업정렬 할 때 과업을 할 때 특히 단체로 훈련이나 행사라도 있으면 정말이지 괴롭다 못해 미쳐버립니다. 부대내에서 상담관님하고도 중대장님하고도 면담을 해서 제 상황과 괴로움을 말하고 전출을 고려해 달라 그랬는데 선임들이 전출가면 전화한다고 다른 부대가도 똑같다고 하시고 통신병과라 안된다고 만 하시고 도움이 되는 대책도 안해 주셔서 너무 힘듭니다.....

실제로 타부대 저같은 선임이 무슨 교육받으러 갈때 저의 부대 선임이 그곳 자기 동기에서 전화해서 왕따,병X이니까 알아서 부당하게 처리해달라고 동기니까 부탁한다고 고맙다고 하는 것도 봤습니다. 상담후 조취를 취하는 쪽으로 해주셨는데 신경은 쓰셨지만 제 입장에서는 그 조취는 나아지기 보다는 더 난처해지고 스트레스만 받았습니다..... 이제는 조취로는 안된다는 걸 확실히 깨닳았습니다.

저의 부대 간부님들은 거의다 제 사정을 깊이는 몰라도 알고계시지만 묵인하는 분위기 인것도 같습니다. 저는 저의 중대 간부님들 선에서 면담을 통해서 왠만하면 중대내에서 전출이 해결 됐으면 좋겠지만, 그 것도 힘들 것 같고 아무도 신경을 안써주시니 이렇게 글을 적고 있습니다. 전 갈수만 있다면 제가 가서 부대와 병사들간에 적응 할 수 있는 곳으로 갔으면 좋겠습니다. 다시는 관심병사 그런거 되고 싶지도 그렇게 군생활하고 싶지 않습니다 떳떳하고 즐겁게 군생활하고 싶습니다...

저는 선임들을 벌주고 싶지도 않고 중대 간부님들에게 피해 주기도 싫습니다. 사실 벌도 필요없고 선임병들 다 죽여버리고 싶지만 전 선임들을 피해주면 더 힘들어 질것 같고 그럴 걸 알기에 저가 피하는 방법을 생각한 거일 수도 있습니다. 전 용기없는 사람일뿐입니다. 이대로 가다가 미친X되서 영창가거나 불명예스러운 의가사 전역하기 싫고 제 몸도 아끼고 싶습니다. 전 그냥 너무 살고 싶습니다..... 남들처럼 군생활 잘하고 무사히 몸과 마음이 건강하게 재대하고 싶습니다.....저 이제 정말 사람들한테 이렇게 당해서 사람들하고 어울리기가 싫습니다........ 그냥 미쳐버릴것 같습니다.

저가 다른 곳 가서 같이 잘 어울리고 적응할 수 있는 곳으로 적응할 수 있게 도와주시면 전출이라도 가고 싶습니다......아무대나 가서 선임들이 전화도 하는데 또 이런 꼴 나면 어쩌나 걱정도 됩니다 진짜 아무일 없이 적응할 수 있는 곳으로 갔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사람을 좋아하고 사람을 도와주는 것도 좋아하고 좋은 사람이고 싶은 사람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에 대해서 받은 상처가 더 아픈 것 같습니다.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고 괴롭습니다 .......정말 마지막 방법으로 이렇게 국방부사이트에 온 것입니다........


위 기수열외에 관한 사례를 읽어 보는 동안 금번 총기난사 사건 김 상병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이 글을 작성한 사람이 구체적으로 누구며 언제 작성했는지 정확하지 않다. 다만, 글 내용을 미루어 기수열외 피해를 받고 있는 병사가 매우 구체적으로 작성하여 국방부사이트에 게제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본문 중에 등장하는 작성자의 심리상태를 보면 기수열외를 잘도 참아낸 것 같다.

아마도 전군의 어떤 병사라 할지라도 이런 상태에 놓이면 극단적인 선택을 할 개연성이 매우 높아보인다. 타인에게 누를 끼치지 않고 싶으면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 것이며 또다른 선택이라면 금번 총기난사 사건에서 보여준 것 처럼 기수열외를 통해 증오심을 전달한 동료(?) 병사들이었을 것이다. 무슨 사건이던 사건의 배후에는 범행동기 같은 게 있기 마련이고 문제점이 발견되기 마련이다. 사고 이후 이런 절차를 거치는 건 동일한 사고를 재연하지 않기 위함일 텐데, 그렇다면 해병의 전통 처럼 여겨져 온 기수열외에 대해 해병 지휘부는 전혀 모르고 있었단 말일까. 꽤 길게 끄적이고 있는 이 포스트에 영화의 한 장면 내지 배경을 끌어들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A Few Good Man...세상 사람들 중에는 반드시 나쁜사람들만 있는 게 아니며 좋은 사람이 있게 마련이다. 어쩌면 김 상병은 그 중 한 사람이었을지도 모를 일인데 그는 어느날 총기난사를 통해 4명의 해병을 살해하고 2명의 해병에게 부상을 입혔다. 계급이 상병이어서 군대생활을 잘 해온 것으로 여겨졌지만 기수열외 때문에 어느날 중범죄를 저지르고 만 것이다. 이제 그는 치료가 끝나는 즉시 군형법 등에 따라서 처벌을 받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김 상병 외 총기사고가 난 해병대의 지휘관 내지 군 당국 또는 국방부 등은 금번 사고와 아무런 관련이 없고 책임도 느끼지 못하는 것일까. 영화 어 퓨 굿 맨의 클라이막스를 조명해 보고 포스트를 마무리 한다.


A Few Good Man

괘 오래전에 본 영화 '어 퓨 굿 맨'은 각본의 짜임새가 정말 흥미진진 했다. 잭 니콜슨과 데미 무어, 톰 크루즈의 표정이 아직도 뇌리를 떠나지 않을 정도였으니 말이다. 주지하다시피 이 영화의 배경은 미군기지가 있는 쿠바의 관타나모가 배경이며, 자신 밖에 모르는 고집불통의 함장(잭 니콜슨)이 부하들을 통해 '얼차려' 시키고 죽음에 이르게 한 사실을 밝혀내는 군법무관(톰 크루즈)의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는 작품이었다.

이 영화는 항해 중인 해군 군함에서 한 사병이 사망하며 영화가 시작된다.  사망 사고는 사고사로 처리되었는데 사망한 사병과 가깝게 지내던 한 사병이 전역하며 유가족에게 누군가에 의해 살해되었을 것이라는 생각을 전하게 된다. 미국이나 한국이나 또는 어느 나라든지 폐쇄적인 조직 내에서 일어난 사건들은 모두 이렇게 처리되며 '개죽음'으로 몰아가고 있었던 것일까. 군은 사고원인을 과도한 얼차려 때문이며 얼차려를 준 중사와 하사 두 사람을 처벌하는 선에서 사건을 마무리 지으려고 한다.



이때 등장한 사람이 군법무관(톰 크루즈)이었으며 그는 이 사건 배후에 사건을 사주한 범인이 있을 것으로 판단하며 함장(잭 니콜슨)을 압박해 나간다. 그러나 보스기질에 능글맞은 지휘관이 쉽게 신참 군법무관의 꾀에 넘어가지 않는다. 자칫 과도한 얼차려를 시킨 피고인들이 처벌을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영화가 그렇게 되면 재미가 있었겠나. 군법무관은 꾀를 짜내 함장의 심기를 건드려 자백을 받아낼 최후의 작전에 돌입한다. 이 영화의 백미는 그렇게 시작되고 끝을 맺는다. 톰크루즈는 이렇게 함장을 공격했다.

"...이 함대는 기본적으로 지휘체계가 부재됐다고 본다, 지휘권자인 함장을 얼마나 우습게 여겼으면 중사, 하사 정도가 사람이 죽도록 얼차려를 실시했겠는가. 함장은 함대 내에서 그런 일이 벌어지는 것도 모른채 잠만 쿨쿨 잤으니 게으르고 무능한 지휘관 아닌가. 유능하고 리더쉽 있는 함장이라면 함대 내의 모든 일을 낱낱이 보고받고 있어야 마땅하지 않은가. 함장이 자기 휘하 사병이 죽은 걸 여러날이나 모르고 있었다면 그 지휘관은 (있으나마나 한)무용지물이다..."

자칫 패착으로 향하던 재판에서 군법무관이 함장의 성격을 교묘하게 역이용 하며 그를 약올리기 시작한 것이다. 신참 군법무관은 백전노장의 노老함장의 자존심을 슬슬 건드려 가며 존재 자체를 깔아뭉게 버린다. 그러자 약이 오른 함장이 버럭 화를 내며 입을 열기 시작한다.

"...무슨 말인가. 아무렴 내가 내 함대에서 일어난 일을 모를 것 같은가? 난 함대 내의 일들을 모조리 알고 있다. 얼차려는 내가 지시했다. 그 사병이 하극상을 벌여서이다. 내가 절대 먹어선 안된다고 말한 내 '사과파이' 그 사병이 훔쳐먹었다. 함장의 간식을. 그것도 먹어선 안된다고 못박은 파이를 훔쳐먹었으니 명령 불복종에 하극상 아닌가. 그래서 내가 저 두사람에게 그 사병의 죄를 다스리라고 명령했다. 함대 내에서 나 말고 지시할 사람이 누가 또 있겠는가. 내가 다 지시한 일이다!..."

함장은 군법정에서 스스로 입을 열어 자칫 의문사 내지 사고사로 처리될 뻔한 사건을 사주한 범인임을 자백하고 만 것이다. 아마도 이 영화에 나오는 시나리오만 본다면 함장이라는 절대권력자가 사과파이 때문에 얼차려를 시킨 장면을 이해하지 못할 것 같기도 하다. 얼마나 치졸한 일인가. 그러나 군이라는 폐쇄된 조직 속에서 이런 일은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다. 영화 속에서 함장의 사과파이를 훔쳐먹은 사병은 수개월 동안 망망대해를 항해하며 많이도 외로웠고, 어머니가 자주 해주시던 파이 생각이 간절해 식당에 따로 보관되어졌던 함장의 간식을 훔쳐먹은 게 화를 자초하게 된 것이다.


누가 그를 범죄자로 만들었는가

영화 속에서 알량해 보이는 사과파이 한 조각 때문에 한 병사의 죽음을 부르는 동안, 강화도 동검도 건너편 후애돈대 바로 옆에서는 기수열외라는 생각지도 못한 범행동기 때문에 꽃다운 나이의 청춘들이 총소리에 묻혀 숨지고 말았다. 이러한 불행이 계속되는 동안 우리 군 당국 내지 정부는 해병의 오랜 전통이라는 기수열외에 대해 속수무책이었으며, 기수열외가 귀신잡는 해병을 만들어 준 전통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것일까. 영화 어 퓨 굿 맨 속에서 '코드 레드'라는 얼차려를 직접 실시한 병사들은 살인죄와 살인예비죄에 대해 무죄를 선고받지만, 직무유기죄를 선고 받게 된다. 그리고 함장은 간접정범(間接正犯, 타인을 도구로 이용하여 범죄를 실현하는 것)으로 살인죄를 받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금번 해병대 총기난사 사건에서 김 상병이 기수열외라는 범행동기를 통해 저질러진 범죄에 대해 우리 군의 지휘관 등은 어떤 처벌을 받아야 할까. 이런 절차를 명확히 해 두지 않으면 신성한 국방의 의무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하지 않아도 될 요식절차' 처럼 생각하게 될지도 모른다. 병역 의무를 등한시 한 대통령 부터 정부 여당의 장관이나 실세 등 우리사회에 만연한 병역기피 현상도 따지고 보면, 나 하나 쯤이야 하는 안이한 행동이 부른 매우 나쁜 전통(?)일 것이며, 병역기피를 통해 사회적 이득을 봐도 아무런 제재를 가할 수단이 없다는 것도 큰 문제다.

그리고 전시도 아닌 평시에 기수열외를 통한 극도의 심리적 피로감을 방치한 '사람잡는 해병대의 나쁜 전통'에 대해서도 우리 모두가 함께 고민하여 군의 사기를 드높이는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맨 먼저 병역의무를 마치지 못한 사람들은 대통령직과 장관직은 물론 정치에 참여하지 못하게 하는 등 공무원 사회의 나쁜 전통 부터 고쳐야 할 때다. 그게 공정한 사회 아닌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 상병이 진술을 통해 기수열외의 문제점 등을 토로했지만, 군 당국과 MBC 포함 방송3사나 연합뉴스 등 언론 등은 금번 총기난사 사건 원인을 탄약이나 총기관리 헛점 때문에 발생한 일이라며 기수열외 문제를 조용히 덮어두고 딴청을 피우고 있는 모습이다. 이제 전쟁이 일어나면 국방부 장관이나 각군 부대장이 총탄과 무기를 나눠줘야 하는 황당한 대책이 마련될 것인가. 어쩌면 총기난사 가해자인 김 상병 조차 해병대의 나쁜 전통이 남긴 또다른 피해자일지도 모른다. 또 상급자들이나 지휘관 등은 사과파이 같이 달콤한 보직에 매달려 기수열외를 즐기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김 상병은 정신병자가 아니었고 건강하고 씩씩한 해병이었었다. 누가 그를 범죄자로 만들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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