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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나와 우리덜/나와 우리덜

누가 산수유를 엎질러 놨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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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산수유를 엎질러 놨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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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이나 팥을 엎질러 본 기억이 있으세요?...그것도 바닥이 고른 방바닥이나 깨끗한 바닥에 엎지르면 줏어 담거나 쓸어 담기라도 좋을 텐데, 땅바닥에 콩이나 팥을 엎지르는 순간 난감한 생각이 들 것이죠. 아마도 그런일이 일이 어른들로 부터 발생한다면 그만(?)이겠지만 아이들이 부주의로 엎지르기라도 하는 날에는 줄행랑을 놓거나 아니면 혼날게 뻔해 보입니다. 제가 그랬거던요. ^^* 오래전 어릴적 일이자 요즘은 아이들이 그럴일이 많이도 사라진 문화속에 살고 있는데 어제 오후 서울의 한 아파트단지를 돌아 보며 봄의 흔적을 찾아 보려던 중 길바닥 가득 쏟아진듯한 산수유 열매를 보니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깝다는 생각과 함께 엎질러진(?) 산수유 흔적을 보니 최근에 일어난 일인 것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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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도시의 왠만한 아파트 단지 어디를 가나 조경수들이 잘 조성되어 있고 신축 아파트 보다 오래된 아파트 단지에 가면 조경수들이 숲을 이루고 있는 모습인데 예전에 흔히 볼 수 없었던 직박구리가 어쩌면 참새 보다 더 많이 눈에 띈다는 생각이 든 것도 산수유 열매가 엎질러진듯 보이는 아파트 단지를 돌아보면서 였습니다. 곧 봄이 오시는데 이곳에서도 커다란 산수유 나무 두 그루에 새빨간 산수유 열매가 가득 열려 있었고 곧 노오란 꽃을 피워야 함에도 불구하고 한쪽에서는 꽃망울이 자라고 있고 또 한쪽에서는 이렇듯 아직 까지 열매를 달고 있는 것입니다. 자연을 거슬러 올라가는 산수유의 반란이라고나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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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숲에 나타난 직박구리들이 이런 모습을 가만둘리 없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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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수유 열매들은 직박구리가 겨우내 따 먹었던 열매들이고 촬영 중에도 너댓마리의 직박구리가 이방인의 침입에 놀라 소리를 지르고 있었습니다. 녀석들의 먹이였던 셈이고 어느덧 텃새로 자리잡은 직박구리들 같았습니다. 그런데 땅바닥에 떨어진 다수의 열매들 중에는 직박구리들이 쪼아먹고 씨만 남은 열매들은 소수에 불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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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열매들은 자전거 보관소 아래 구석구석 떨어져 있었는데
눈여겨 본 건 이들 열매들이 여태껏 잘 매달려 있다가, 왜 어느날 갑자기 떨어지기 시작했는가 하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제 생각을 알 길 없었던 경비 아저씨가 다가와 한마디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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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수유 열매 찍으려면 좀 더 일찍 왔으면 좋았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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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그저 빙그레 웃고 말았습니다.

"ㅎ...그러게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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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직박구리들은 도시에서 텃새 노릇을 하며 작은 걱정거리가 있었던 게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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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내 그들의 허기를 달래 주었던 열매들이 고맙긴 했지만
입춘이 지나 곧 춘삼월이 다가오면 산수유의 노오란 꽃망울이 터질 때,
 그때 까지도 빨간 열매가 가득 열려있다면 산수유의 소출이 적을 것이라는 본능적인 생각이 깃들었던 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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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정이 이러다 보니 직박구리들은 마치 약속이나 한듯이 산수유 나무 열매 모두를 바닥에 떨구고 있었던게 아닌가 봅니다. 경비 아저씨 말씀이 그럴듯 합니다.

"...요새 갑자기 산수유가 비오듯 떨어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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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비 아저씨의 대답은 전에도 이런 일이 있었느냐는 나의 질문에 대한 답이었습니다. 산수유 나무가 작정을 하고 열매를 떨어뜨린 게 아니라 어느날 직박구리들이 먹지도 않으면서 열매를 마구 떨어뜨리고 있었다는 말과 다름없었습니다. 물론 지난 가을부터 지금까지 열매를 달고 사는 산수유 나무도 문제(?)는 없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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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산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마주친 산수유 나무나 어제 오후 다시 마주친 또다른 아파트단지에 조롱조롱 매달린 산수유 열매의 특징은 두곳 모두 볕을 오래 쬐지 못하는 약간은 응달진 곳에 위치한 나무들이었습니다. 따라서 볕을 덜 쬔 나무는 열매가 익을 때도 다른 나무 보다 늦게 열렸을 것이므로 낙과 시기도 따라서 늦을 것이나 하필이면 제 눈에 띈 빨간 산수유 나무에는 직박구리들이 무리지어 있어서 오해를 받은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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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은 필요에 따라 필요한 만큼의 공급과 수요가 발생하는 게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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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한편에서는 산수유 꽃망울을 키우고 있는 반면,
 한편에서는 새빨간 열매를 가득 달고 직박구리들을 기분좋게 만들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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녀석들이 엎질러(?) 놓은 산수유는 겨울과 봄 사이 먹거리가 풍요롭지 못할 즈음
도시의 아파트 숲을 오가며 발견한 오아시스 같은 존재 같아 보입니다.

직박구리 날자 산수유가 떨어진 것 뿐인데 말이죠. ^^*

베스트 블로거기자
Boramir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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