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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나와 우리덜/나와 우리덜

인천대교 갈수록 불편해 보이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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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대교 갈수록 불편해 보이는 이유


나는 인천대교가 개통되면 제일 먼저 인천대교를 걸어서 왕복해 보고 싶었다. 이렇게 멋드러진 다리를 본적도 없거니와 제원을 살펴보면 가히 최고의 다리임에 틀림없었고, 이런 다리를 만드느라 수고한 분들이 무엇보다 자랑스러웠다. 그래서 도시락을 챙겨 마라톤 풀코스 거리에 해당하는 다리위를 걸으면 탁 트인 바다의 경치와 함께 속이 시원해질 것만 같았다.

그렇게 다리위를 걸으면 조금은 피곤하겠지만 한나절은 무념무상의 상태에서 딴 세상을 여행하고 돌아오는 기분이 들 것 같았다. 그런데 차일 피일 시간을 미루고 있다. 무슨 이유가 있는 게 틀림없었다. 그래서 인천대교행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는 내 속의 이유를 찾아보니 몇가지 이유가 있었다. 이랬다.  
 

우선 차가워진 날씨 때문에 인천대교의 휑한 다리위에서 하루종일 찬바람을 맞으며 바다만 바라봐야 할 게 별 재미가 없을 것 같았다. 여름이면 시원한 바람이 땀을 식혀줄지 모르지만 겨울 문턱에 들어선 지금 단지 인천대교가 좋아보여서 걷기에는 무리 같았다. 아울러 일단 서울에서 인천대교 시작점인 송도신도시 까지 가려고 하니 자동차 기름값을 떠 올리게 됐다. 서울에서 인천 까지 가는 길도 만만치 않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인천대교행을 망설이게 한 것은 송도에서 영종도로 건너갔을 때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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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뻔질나게 다녔던 영종도는 인천공항이 생긴 이래 매우 삭막한 모습으로 변해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장봉도나 을왕리 해수욕장 등지로 이동하면 곳곳의 개발 흔적들 때문에 무의도 선착장에서 칼국수 한그릇 먹고 오는게 고작이거나 을왕리해수욕장에서 조개를 구워먹고 돌아서는 일 밖에 달리 할 일이 없었다. 따라서 인천대교를 건너 영종도에 도착한 이후 마라톤 선수처럼 그냥 반환점을 휙 돌아온다는 것은 인천대교를 걸어서 건너간 의미가 별로 없는 것이었다.

이런 생각들은 인천시민에게도 별 다르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서울시민이 한강에 잘 가지 않는 것 처럼 부산시민이 해운대를 잘 찾지 않는 것 처럼 속초시민이 설악산을 잘 오르지 않는 것 처럼 인천시민에게도 영종도는 자주 가 볼 이유가 없는 곳이었다. 인천대교의 시작점이자 종착지인 영종도를 방문 하는 사람들은 영종도에 거주하고 있는 사람이거나 인천공항을 이용하는 사람들이거나 그들과 관계있는 사람들 외 영종도에 방문 하면 특별한 볼거리나 즐길거리가 빈약한 정도가 아니기 때문에 일부러 영종도를 찾아나서는 일은 드문 것이다.

 따라서 세계최고의 건축물과 다름없는 '삐까번쩍'한 인천대교가 외로워 보일 뿐만 아니라 시간이 갈수록 내 마음을 불편하게 있는 것인데, 인천대교는 이렇듯 걸어서 가도 별 볼 일도 없고 자동차를 타고 이동하면 시간과 비용까지 낭비하는 결과만 일어나는 것이다. 특히 인천대교를 건설한 재원이 남의 나라돈으로 만든 '외상 다리'며 통행료가 턱없이 비싸다는 게 걷는 것은 물론 자동차를 타고 건너 보는 것도 망설이게 한 요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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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정이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인천대교를 건설하고 홍보하는 사람들은 인천대교가 완공되면 제2, 제3 경인고속도로 및 서해안고속도로와 연결되어 인천 및 서울 남부, 수도권 이남지역에서 인천국제공항까지의 통행시간이 40분 이상 단축된다. 인천국제공항에서 송도국제도시까지 걸리는 시간은 현재 1시간 이상 소요되는 것에 비해 인천대교를 이용하면 15분밖에 걸리지 않는다고 말한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이 말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인천대교를 만든 목적이 매우 적절하지 못함을 알 수 있다. 겨우 인천시민과 영종도를 왕래하는 사람들만 위해 만든 세계최고의 다리 같다. 특히 인천국제공항을 이용하는 여객들이 서울이나 수도권 등지로 이동할 때 인천대교를 건너 서울 등지로 갈 것인지 심각하게 고민해 봐야 한다. 따라서 인천대교를 건설한 후 통행료 등으로 본전을 찾고자 하는 사업자들에게 종국에는 통행료 등을 보전해 줘야하는 국세낭비가 예고 되는 것이라서 국민의 한 사람 입장에서 마음이 매우 불편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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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대교 이미지: 국토해양부

사회간접자본(SOC: Social Overhead Capital)으로 만들었다는 인천대교는 내가 사업의 주체라고 해도 통행료만으로는 본전을 찾기 힘들어 보이는데 인천시나 정부는 무슨 재주로 '외상대교'의 본전을 찾겠다는 건지 도무지 이해가 안간다. 영종지역 주민들의 모임인 '인천공항 민자접근 교통국가 인수정책제안단'은 "인천대교 건설비용 2조5천억원과 30년 동안의 유지.관리비용을 1조~1조5천억원으로 추산할 경우, 하루 6만대 이상 통행해야 하지만 2020년까지는 하루 평균 3만5천~4만5천대 통행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는데 이 또한 부풀려진 통계로 알려졌다.

더군다나 인천대교 통행료 징수는 '유료도로법 위반'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현실이어서 인천대교의 앞날은 갈수록 우리를 불편하게 만드는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는 느낌이 든다. 국토해양부가 촬영한 인천대교는 보면 볼수록 아름다운 건축물이고 세계가 인정하는 최신공법의 다리다. 그러나 또 한편으로는 돈만 쏟아부은 효율성 없는 다리로 보여지는 게 비단 나 혼자만의 생각일까?

영종대교를 건너가는 인천국제공항철도도 서울시와 다른 요금 체계를 갖추며 불편을 요구하고 있고, 민자사업으로 개설된 영종대교나 인천공항철도의 경우도 교통량 수요 예측 실패(일단 부풀려 놓고 시작하는 사업들?)로 예상치에 크게 못미치면서 만성적인 적자 누적으로 부실화 논란이 일고 있는 형편이 그것이다.
 
아울러 최근 인천대교의 통행량이 수요 예측량에 근접하고 있다고 하지만 반대로 영종대교 통행량이 줄어든 것을 감안하면 외채 등을 끌어들인 민자사업의 부실은 불보듯 뻔해, 이러다가 영종도와 함께 인천시가 채무에 시달리는 지자체로 변질되지 않을까 긍금하다. 그나마 인천대교를 무료로 통행시키면 몰라도 말이다. 나는 인천대교가 개통되면 제일 먼저 인천대교를 걸어서 왕복해 보고 싶었지만 이런 이유 등 때문에 피일차일 인천대교행을 미루고 있다. 하루속히 공짜로 통행하게 만드는 게 후사를 위해서도 바람직 하다.나중에 외상다리 때문에 국세를 물어야 된다는 소리가 나오면 그땐 누가 책임을 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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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블로거기자Boramir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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