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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나와 우리덜/나와 우리덜

복사꽃도 '단체관람'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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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사꽃도 '단체관람'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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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관람의 묘미는 무엇보다 가격이 싸다는데 있다. 요즘은 어떤지 잘 모르겠지만 예전에는 중.고등학교에서 학생관람용 영화에 한해서 수업의 연장선으로 전교생이 단체로 영화를 관람하는 시절이 있었다. 일부러 특정 영화를 보려면 비용을 더 지불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래서 어떤 영화는 단체관람을 은근히 기대할 정도였다. 뭐 영화만 그런게 아니라 음식도 단체주문을 한다거나 하면 더 싸게 구매할 수도 있는데 이런 경우 아무래도 생산원가를 낮출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고 어차피 남아도는 빈자리를 채울 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도 있다.

요즘 정신이 하나도 없을 정도로 곳곳에서 피어나고 있는 봄꽃을 보면서 '단체관람'이 이런데서도 적용되는구나 싶었다. 우리동네나 이웃동네에 흐드러지게 피어나는 꽃구경 삼매에 빠졌다가 목련과 벚꽃 틈바구니에서 분홍색 꽃망울을 터뜨리고 있는 복사꽃을 보면서 였다. 예전 같으면 이런 복사꽃은 살구꽃이나 매화 등 봄꽃과 더불어 집 앞뒷뜰에 한그루씩은 심어두었을 테고, 나지막한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동네는 '고향의 봄'이라는 노랫말 처럼 '울긋불긋 꽃대궐 차린 옛동네'였다.

이런 모습을 얼마간 간직한 곳은 아직도 도시화가 더딘 남녘 섬진강변 등지에서나 볼 수 있는 광경이지만 서울과 같은 대도시에서는 눈을 씻고도 찾아볼 수가 없는 것이다. 그대신 도시에서 볼 수 있는 옛동네의 광경은 크게 축소되어 울긋불긋한 봄꽃들은 아파트단지 조경수로 1층 화단에 조성되어 누구의 소유도 아닌 '우리 아파트 복사꽃'으로 여러사람들이 단체로 관람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단체관람용 복사꽃 보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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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사꽃이 아름답게 핀 풍경이 있는 곳은 서울 강남의 개포주공 2단지다.
 오래되어 낡은 건물이 복사꽃을 더 아름답게 하고 있다.

그림속의 복사꽃 나무는 아파트 한 동에 겨우 한그루가 심어졌던 것인데 세대수로 치면 수십가구가 겨우 복사꽃 나무 하나로 봄의 정서를 나누어야 하는 것이다. 이런 모습은 참 경제적이기는 하지만 도시속 이런 풍경을 보고 자란 세대들이 자라서 '고향의 봄'에 대한 추억을 떠 올릴때면 콘크리트 건물 한편에서 자라던 봄꽃들을 기억하며 매사를 '경제적'인 데만 촛점을 맞추지 않을까 싶기도한 것이다.

단체관람의 묘미는 특정 신분을 이용하여 싼 가격에 영화 등을 관람할 수 있지만 반면에 왁자지껄한 분위기 때문에 오붓하게 즐길 수 있는 분위기는 놓치고 만다. 아파트단지에 외롭게 피고있는 복사꽃을 보고 있노라니 문득 우리가 적지않은 손해를 보고 살고있는 곳이 아파트라는 주거공간이라는 생각이 든다.


베스트 블로거기자
Boramir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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