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진 화초 키워보니 놀라운 일이
-100일 후에 나타난 기적-
참 난해한 화두다. 지난해 가을 어느날 필자는 서울 강남의 ㄱ아파트단지 한켠에서 버려진 화초를 발견하게 됐다. 버려진 화초란 유기된 생명체들. 그냥 지나치기 힘들어 녀석들을 거두어 키워봤다. 그랬더니 얼마 전부터 녀석들은 새끼 손톱 보다 더 작은 앙증맞은 알록달록한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맨 처음 꽃 하나를 피우며 수줍어 하던 녀석들이 어느새 무리를 지어 꽃을 피우고 있는 것.
* 영상에 등장한 해골은 (아내의)소묘 연습용 견본 입니다. 놀라실까 봐서요. ^^
너무 신기했다. 그래서 녀석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기 시작했는데, 그때부터 식물에도 영혼이 있다는 걸 넌지시 믿어지기 시작했다. 녀석들은 눈을 마주칠 때마다 "아저씨,너무 고마워요"하며 수줍어 하며 말을 건네는 것. 녀석들은 자기들을 구해준 생명의 은인에 대해 꽃으로 보답하고 있었다. 그 과정은 이랬다.
버려진 화초 거두어 키워보니
지난해 9월 28일 오전 11시경, 서울 강남의 ㄱ아파트단지 한켠 주차장 옆이었다.
마실출사를 통해 왕벚꽃나무의 단풍을 찍고 있었는데 버려진 화초가 눈에 띄었다.
버려진 화초를 보니 맥박(?)이 뛰는 걸 단박에 알 수 있었다. 이대로 놔두면 곧 말라 죽게 될 것. 가엽다는 생각이 들어 녀석들을 거두기 시작했다.
주변을 둘러보니 빈 꽃바구니 하나가 눈에 띄었다. 녀석들을 꽃바구니에 담아 화분을 만들기로 했다.
100일 후에 나타난 기적
난 녀석들의 이름조차 모른다. 가을부터 초겨울까지 베란다에서 겨우 목숨을 부지하던 녀석들은, 12월 한파에 거실 한 모퉁이에 들여놨다.
그런 녀석들이 대략 100일 정도의 세월이 흐르는동안 꽃봉오리를 맺고, 앙증맞은 꽃 한 송이를 피운 이래 곱고 알록달록한 꽃송이를 마구 피워대고 있는 것. 베란다를 오가며 너무 기특해 꽃송이를 어루만지기도 했다.
그때 마다 마구 간지럼을 타는 녀석들...ㅋ
녀석들을 보는 순간 꽃에도 영혼이 있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누군가 그랬다. 꽃을 저주하기 시작하면 시들시들 말라 죽지만, 녀석을 애지중지 사랑하면 생기를 찾아 부활하며 당신께 보답한다는 것. 녀석들이 그런 것 같다. 인간 중심의 사고방식이 가장 어리석다는 걸 깨닫게 해 준 게 식물의 마법같은 세상이다.
내가 꿈꾸는 그곳의Photo이야기
반응형
'PHOTO 갤러리 > 도시락-都市樂'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모란시장,어느 방앗간의 난로 신기해 (5) | 2015.01.30 |
---|---|
한밤중 비상등 켜 놓고 사라진 운전자 (2) | 2015.01.26 |
추운 겨울의 지독한 유혹 (2) | 2015.01.11 |
세일에 눈먼 어린양들 (2) | 2015.01.07 |
포메라니언 앞치마 속에 쏙 (2) | 2015.01.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