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계절의 붉은 전설
-숨막힐 듯한 엑스터시의 현장-
"자기의 모든 것을 비우거나 버리면 이런 모습일까...!"
지난 11월 28일 정오경, 서울 강남의 오래된 ㄱ아파트단지 한켠에 빨간 단풍잎이 쏟아져 내렸다. 마실출사를 다니며 눈여겨 봐 두었던 몇 군데 중 한 곳에, 빗물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한꺼번에 쏟아진 황홀한 광경. 빠알간 이파리마다 깃든 전설이 와르르 쏟아져 내린 곳. 그 전설속에는 한 인간의 모습과 바람과 한여름의 뙤약볕과 달밤의 은빛가루까지...또 한 밤중 길냥이와 도시속에서 둥지를 튼 오소리들의 사부작이는 움직임을 다 기억하고 있었을 것.
뿐만 아니다. 무시로 근처를 오간 경비아저씨의 노고까지 기억할 것이며, 나무밑에 쪼구려 앉아 드로잉을 하고 있던 한 아줌마의 손놀림도 기억하고 있었을 것. 단풍나무 아래로 수 많은 그림자들이 오간 지난 계절의 끄트머리는 붉은 전설로 남았다. 자기의 모든 것을 비우거나 버리면 이런 모습일까...위대한 한 생애가 붉게 물든 황홀한 현장이다.
내가 꿈꾸는 그곳의Photo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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