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발생한 서울 개포동 구룡마을의 7-B지구 화재로 인해 이 지역 16개동 60여채의 판자촌이 흔적만 남기고 연기로 사라졌다. 어제(11일) 그 현장을 다시 방문해 잿더미로 변한 화재현장 이곳 저것을 살피던 중 한 무더기 책이 발견됐다. 그래서 무심코 책장을 넘기는 순간 워렌버핏의 꿈이 담긴 한 권의 책이 발견된 것이다.
그곳에는 '21세기를 움직이는 사람들' 중에 워렌버핏을 써 놓고 있었다. 투자의 귀재로 불리우는 워렌버핏(Warren Edward Buffett)을 모르는 사람은 드물 것. 워렌버핏은 미국의 기업인이자 투자가로 뛰어난 투자실력과 기부활동으로 인해 흔히들 '오마하의 현인' 이라고 부르며, 2010년 기준 <포브스 誌>는 버핏 회장을 세계 3번째 부자로 선정할 정도로 갑부였다.
* 화재로 잿더미로 변한 구룡마을 7-B지구의 처참한 화재 현장
워렌버핏과 한국의 토건족들
포브스 지에 따르면 2008년 10월 기준 그의 재산은 약 580억 달러로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었으며, 15년 친구인 빌 게이츠의 재단에 재산의 85%인 370억 달러를 기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 2007년에는 21억달러 상당의 주식을 자선단체에 기부하였으며, 그의 친구 빌 게이츠와 함께 전 세계의 부자들을 만나 기부를 권유하는 등 기부문화 확산에 앞장서고 있는 위대한 인물이다. 투자 등을 통해 돈을 번 후 그 돈을 사회로 환원시키고 있었던 것.
조금 미안한 표현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이같은 인물을 만나기 쉽지않다. 주로 토건족이 권력과 유착하는 방법 등을 이용해 수단과 방법을 안 가리고 개발이익을 챙겨 돈을 벌면, 그 돈들은 대부분 지하로 숨어들어 '지하경제'를 유통시키거나, 재력유지에 재투자(?)하는 것과 큰 차이가 나는 것. 잿더미 속에서 우연히 발견된 워렌버핏의 모습을 통해, 전소된 7-B지구의 한 학생이 '워렌버핏의 꿈'을 꾸고 있었던 것으로 여겨지며 안타까움이 앞서는 것이다.
강남구청과 서울시의 재개발 줄다리기 관전평
잿더미 속에서 발견된 워렌버핏의 이름만으로도 개포동 구룡마을이 처한 현실이 어떤 것인 지 단박에 오버랩된다. 주지하다시피 구룡마을은 재개발 문제를 두고 관할 강남구청과 서울시 간의 줄다리기가 필요 이상으로 길었다. 재개발 방식 등을 놓고 구룡마을의 주민자치회의 의견과 강남구청의 의견이 서로 달랐으며, 강남구청과 서울시 조차 구룡마을 사람들의 의견과 상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