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진압에 소방헬기는 왜 출동했을까?..."
(어리석은 생각일까?...)사진 한 장은 이틀 전(9일) 서울 강남 개포동 구룡마을 화재현장에 나타난 '중앙 119'소속 소방헬기가 화재현장에 화재진압용 물을 쏟아붓는 모습이다. 이날 화재현장에는 50대에 달하는 소방차와 두 대의 소방헬기가 화재진압에 나섰다. 소방헬기는 소방차의 물이 부족해질 때쯤 지원에 나섰던 것일까. 산기슭에 위치한 구룡마을의 판자촌은 편평하고 소방차의 출입이 자유롭지 못한 상태여서 소방헬기 투입이 절실한 시점이었다.
한 주민이 수도에 연결된 호스를 들고 화재 진압(?)을 하는 안타까운 모습 보다, 소방헬기가 남기고 간 흔적이 더 야속할 정도다. 사진을 눈여겨 보면 소방헬기가 물을 쏟고 지나간 흔적이 남았다. 쏟아부은(?) 물이 이슬비처럼 바람에 날리고 마는 것. 이때 화마 위로 무지개가 생겼다. 이날 필자는 소방헬기가 머리 위로 날아오는 모습을 보는 순간, 순간적으로 '물폭탄을 맞게 생겼구나' 싶은 생각이 퍼뜩 들기도 했다. 화재현장에 근접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다행히도(?) 작은 입자의 물방울만 스쳐지났을 뿐이다. 이같은 상황은 또 한 대의 소방헬기도 형편이 다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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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헬기가 출동한 이유는 무엇일까
위 영상과 연사로 촬영한 사진(#1~#8)을 확인해 보면, 이날 '소방헬기가 왜 출동했을까' 하는 의문이 들 수 밖에 없었다. 화재 규모가 너무 크거나 방대해서 진압이 더딜지라도, 화재현장에 쏟아붓는 물의 량과 정확도는 일반인의 납득이 가야했다. 하지만 이를 지켜본 사람들은 대부분 빈정거리며 '그 까짓 것...'으로 말하곤 한 것이다. 소방헬기가 실어나른 물은 대부분 허공에 날리고 말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소방헬기가 (뒤늦게)출동한 이유가 무엇일까 생각해 보니, 공무원 내지 고위 공직자들의 태도 등 작금에 우리사회를 짓누르고 있는 암울한 모습과 무관해 보이지 않았다. 사건 사고가 속출하는 현장에서는 실무자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고 피해자들은 발을 동동 구르는 데도, 고위 공직자들 다수는 참사를 방관 하거나 사고 원인 등을 은폐해 가고 있었던 것. 정작 책임을 져야 할 사람은 책임을 안 지고, 소위 '깃털'만 처벌하는 나쁜 관행이 이어지고 있었던 것이다.
필자가 오늘날 공무원이었다면, 이런 풍토의 사회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딱 하나있다. 괜히 창의적인 생각을 실행 한답시고 상사의 눈 밖에 나느니, 그저 시키는 일만 열심히 하는 척 복지부동(伏地不動) 자세로 일관하면, 그나마 퇴직 후의 연금은 보장될 게 아닌가. 세월호 참사 이후 우리 사회의 모습이 이와 비슷한 지경에 이르렀다고 사료되므로, 이날 개포동 구룡마을 화재현장에 출동한 소방헬기의 사정을 '그 쯤으로' 짐작하는 것. 나중에 후환이 두려워서라도 일단 출동을 하는 게, 안 하는 것 보다 백배 천배 나은 게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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