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자 위한 경비아저씨의 통큰 배려
-큼지막한 재떨이의 비하인드스토리-
"거인국의 재떨이는
이렇게 큼지막한 모습일까?..."
큼지막한 재떨이 하나가 놓인 이곳은 서울 강남의 오래된 ㄱ아파트단지 위곽에 시설된 낡은 편의시설(장의자)이다. 재떨이는 칼국수 3인분은 담을 수 있을 정도로 큰 뚝배기인데 이곳 경비아저씨가 흡연자를 위해 통 크게 배려한 것이라고나 할까. 이 재떨이에는 남모를 속사정이 있었다. 마실출사를 다니던 어느날 이 근처에서 만나게 된 한 경비아저씨는 장의자 마다 빼곡한 담배꽁초를 쓸어담고 있었다. 한 두개가 아니라 수북히 쌓여있었던 담배꽁초들. 잠시 그늘 아래서 땀을 식히며 넌지시 물었다.
"아저씨, 짜증나시지 않나요?..."
"아뇨, 우리가 어차피 해야 될 일이지만..."
뜻밖의 대답이었다. 경비아저씨는 담배꽁초를 치우는 등 청소를 당연히 여겼다. 그러나 당신의 대답에서 묻어나온 건 흡연자들에 대한 의식변화였다. 그는 흡연자들에게 "담배를 피우는 건 뭐라할 일은 아니지만 제발 담배꽁초를 바닥에 함부로 버리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이 아파트단지 외곽에는 장의자가 길게 놓여있었는 데 의자 밑에는 담배꽁초와 음료수 빈병,커피잔 등이 널부러져 있었다. 그런데 어느날부터 장의자 위에 재떨이가 놓인 것. 경비아저씨가 특별히(?) 흡연자를 배려해 재떨이를 갖다놓은 것이다.
흡연자의 심정을 누구보다 잘 아는 필자도 금연을 한 지 어느덧 5 년째를 맞이했다. 처음에는 가족들의 성화에 못 이겨 베란다에서, 그 다음엔 복도에서, 그 다음은 집 밖으로 나가서, 이제는 그것도 사람들의 눈치를 봐 가며 흡연을 해야 하는 시대가 됐다.
정부에서는 건강상의 이유로 담뱃값을 인상한다고 말하지만, 그 말을 믿는 흡연자는 없을 것.(기회가 닿으면 딱~피지말자!!) 나라의 정치 경제사정 등이 그 어느때 보다 열악한 사회로 변한 모습이다. 이럴 때 서로 배려하는 마음이 앞선다면 우리사회는 보다 더 밝아질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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