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삿짐 차량 한 가운데
콕 들어박힌 자동차 한 대...
무슨 사연이 깃든 것일까?..."
어제(11일) 오전의 일이었다. 이곳은 서울 강남의 오래된 ㄱ아파트단지의 이삿날 풍경. 마실출사가 시작되자마자 눈 앞에 펼쳐진 진풍경이었다. 그야말로 흔히 볼 수 없는 광경인 데 이삿짐 차량 한 가운데 '메르세데스 벤츠' 소형차 한 대가 빼도박도 못할 상황에 처한 것이다. 무슨 사연이 깃든 것일까...그 현장을 둘러봤다.
맨처음 이삿짐 차량 한가운데 포위당한(?) 소형차 한 대의 모습은 이랬다.
사다리차와 이삿짐차가 소형차 한 대를 'ㄱ'자로 에워싼 모습.
좀 더 가까이 가봤다.
사다리차에서는 연신 이삿짐이 내려오고 있었다.
이사가 시작되고 있었던 것이다.
만약 소형차가 바쁜 일이 생기거나 차를 빼야 할 경우의 수가 생기면
그야말로 빼도박도 못할 난감한 상황.
그렇다면 왜 이런 난감한 시츄에이션이 생긴 것일까.
그래서 이사를 하는 분께 이유를 물어봤다.
"(손으로 가리키며)저 차는 어떻게 된 거죠?..."
"아, 저 차요. (차에 남긴 전화번호로)전화를 여러번 했는 데 도무지 받지를 않아요."
이삿짐 차량이 소형차 한 대를 에워싼 이유가 드러났다.
누군가 이곳에 슬며시 주차해 두고 어디론가 사라진 것일까.
차주가 궁금해졌다.
언제인가부터 사람들은 이웃이나
주변의 상황을 배려하지 않는 운전자에게 '김여사'란 딱지를 붙였는 데...
그렇다면 이 소형차의 주인도 김여사?...
마실을 다녀온 얼마 후 다시 그 자리로 가 봤다. 다시 가 본 그 자리는 여전히 이사짐을 나르고 있었는 데 소형차는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그러나 조금 전에 보지 못했던 '경고장' 하나!... 스티커 내용을 살펴보니 얌체족이었나 보다. 대게 아파트단지에서 이사를 하는 일이 생기면 최소한 하루 이틀 전에 이삿짐을 나르는 장소에 주차를 하지 못하게 통보를 하는 데 이 차주의 경우 통보를 무시했거나 통보를 받지못한 경우의 수랄까...
그런데 혹시나 하고 문제의 차량 가까이 다가서면서 속으로 키득 거리고 말았다.
십자수로 예쁘게 수놓은 장식물에 쓰여진 휴대폰 번호와 이름...
(흠...김여사였다. ㅋ)
어쩌면 자기의 애마가 이삿짐차에 둘러싸여 빼도박도 못할 처지에 있는 굴욕의 현장을
김여사님께옵서 먼 발치에서 이 광경을 보고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사가 끝날 때까지 발을 동동 굴려야 하는 김여사의 심정을 아는 지 모르는 지...
사다리차에서는 연신 이삿짐이 내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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