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모산 기슭의 7월
-대모산의 아름다운 산길-
걸음을 붙든 칡꽃...
칡꽃 한 잎을 따 향기를 맡으면
이미 지나가버린 아카시향이 물씬 배어나온다.
칡꽃에 물든 아카시향...
사람들도 자연 속으로 스며들면
자연의 향기가 배어드는 것일까.
7월 말의 대모산 기슭은
녹음으로 충만하다.
며칠 전
돌풍에 꺽인 나뭇잎이
아무렇게나 널부러진 산길
자연은 요구하는 만큼
다 내준다.
그렇다 한들
부족해 보이는 건 아무것도 없이
마냥 푸르다.
사람들 한테
길을 내 주고
어울렁 더울렁
함께 뭉그러지는 자연의 품
그 속으로
홍일점이 묻어난다.
돌풍에 몸을 내준
덜 여문 밤송이들도
아쉬워하지 않는
산기슭 오솔길
길을 막고 드러누운들
어쩌랴
그게 자연인 것을
우리는
그저
자연이 내 준 길을 따라
잠시 이 땅에 나타났다가
홀연히 사라지는 것
대모산 기슭의 7월 말...
어느덧
가을 향기가 묻어나기 시작한다.
봄날...
샛노란 털복숭이 꽃을 내 놓았던
생강나무에 맺힌 열매들
한 톨 따다 톡 씹어보니
향긋한 가을 내음이
오롯이 배어들었다.
저 길을 돌아서면
집으로 가던 길
수줍게 고개 떨군
참나리가
배웅에 나섰다.
안녕...
7월 마지막 날
꽃잎을 낸 원추리
매미 소리가
오렌지빛 꽃잎을
더 짙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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