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민 뿔난 진짜 이유
-[르뽀]제4편,안철수의 국밥에서 MB의 향기가-
수영만 요트경기장 재개발이 부산의 랜드마크 해운대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필자를 태운 자동차가 광안대교를 지나 수영만을 통과할 즈음 눈 앞에 펼쳐진 괴물같은 빌딩들. 이들 빌딩들은 보는 사람의 시각에 따라 느낌이 다를 수 있다. 부산을 찾는 관광객들 중에는 초고층 빌딩이 줄지어 선 광경을 눈 앞에 두고 '마치 딴나라에 와 있는 듯한 풍경'이라고 말한다. 그들이 머리에 떠올렸을 풍경은 홍콩이나 샌프란시스코 내지 뉴욕 등 외국의 어느 항구도시를 떠올렸을 법 하다. 얼마든지 그럴 수 있다.
그러나 부산이 고향인 필자의 눈에는 이런 풍경이 괴물로 밖에 보일 수 없다. 필자도 사진찍는 걸 취미로 여기고 있다. 그러나 나의 사진첩에서 이런 풍경은 찾아보기 힘들다. 개발 이라는 이름으로 무분별 하게 자연을 훼손한 인간이 치루어야 할 대가가 너무도 크고 위험하기 때문이다. 당장 이곳 주상복합타운에 사시는 분들은 전망 좋은 곳에서 살고 있고 남들 보다 더 나아 보이는 삶을 산다고 자부할지도 모르겠다.
*수영만 매립지는 해운대(백사장)를 사라지게 만드는 주요인이다. 도시의 난개발이 부른 최악의 환경재앙이 부산을 삼키고 있었던 것.
그러나 이런 풍경이 펼져지기까지 부산 시민들 내지 우리 국민들에게 끼친 피해 등을 생각하면 별로 편안해 보이지도 않는다. 정치인들과 재벌토건족들이 유착하면서 생긴 도시의 흉물 속에는 시민들의 권익을 착취한 것은 물론, 장차 우리 후손들에게 물려주어야 할 귀중한 국토가 회복 불능에 빠져든 현장에 살기 때문이다. 부산토박이로 지역 소셜러로 활동하고 있는 이영희 씨(필명 주근깨)는 필자를 태우고 난개발 현장으로 이동하는동안 습관처럼 필자를 향해 되묻고 있었다.
"저는 이해 못해요. 이런 데서 살면 행복할까요?..."
부산의 형편을 너무도 잘 아는 뼈있는 한 마디였다. 자동차가 광안대교를 지나면서 펼쳐지고 있는 수영만은 수영만 매립공사 등으로 부산의 랜드마크와 다름없는 해운대가 곧 사라질 위기에 놓인 것이다. 해운대와 수영만의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를 보면 대한민국 정치판의 현주소를 알게 된다. 나라와 국토와 민족을 야금야금 갉아먹고 있는 정치인과 토건족들이 만들어 낸 매우 위험하고도 슬픈 난개발 현장이 범행현장의 지문처럼 남아있기 때문이다. 그 현장을 돌아본다.
* 해운대 동백섬의 누리마루 주차장에서 바라본 수영만 매립지의 주상복합 타워. 이 빌딩군(群) 뒤로 부산시(시장 허남식)와 재벌 건설사들의 수영만 요트경기장 재개발 움직임이 한창이었다. 부산시민의 선택이라고 보기엔 차마 믿기지 않는 풍경
특명,해운대 채울 동해 모래 구하라
지난 24일 자 부산지역의 대표적인 신문사인 <국제신문> 인터넷판에서 매우 의미있는 기사 한 줄이 올라왔다. 기사 타이틀은 '해운대 채울 동해 모래 구하라'는 이색적인 취재기사였다. 그러나 이런 기사는 서울 지역 내지 수도권 사람들에게는 큰 관심이 없다. 타 지역 사람들은 여름이 와야 한 번쯤 관심을 가지게 될 해운대해수욕장이기 때문에, 그 분들 한테 크게 다가올 뉴스거리도 안 될 수도 있고 타 지역 소식이라 눈여겨 보지도 않을 것.
그러나 지난 주말 부산지하철노동조합 주최로 다녀온 시사팸투어의 주제 속에는 부산의 난개발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었기 때문에 부산이 고향인 내겐 충격적인 소식으로 가슴에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마침내 '올 게 온 것' 같은 두려움 내지 좌절감이랄까. 국제신문은 이렇게 전하고 있었다.
"...부산해항청은 지난해에도 '해운대해수욕장 연안정비 실시설계 용역'(2009~2011년) 결과 가장 적합한 것으로 나타난 경북 울진 모래를 사용할 계획이었지만, 해당 지역 시민단체와 주민의 반대로 모래 반출이 안 돼 대안으로 탁도가 심한 서해 EEZ(배타적경제수역) 모래를 들여왔다. 이 때문에 이런 방식의 백사장 복원 사업으로 외려 해운대해수욕장 고유 빛깔을 잃을 수 있다."
<출처: http://www.kookje.co.kr/news2011/asp/newsbody.asp?code=0300&key=20140125.22006211335>
* 수영만 매립이 불러온 최악의 환경재앙, 해운대 백사장이 사라지고 있는 가운데 해마다 타 지역의 모래를 채워넣고 있는 현장 모습(자료 사진). 해운대 백사장은 본 모습을 잃은지 오래다. 정치인과 재벌건설사들의 정경유착이 불러온 환경재앙의 대표적 사례.
자칭 타칭 우리나라 해수욕장 중에서 최고의 해수욕장이라고 자부하는 해운대 해수욕장의 현주소가 초라한 몰골을 드러내 놓고 있는 것. 해운대는 백사장 뿐만 아니라 생김새와 지리적 위치 등으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온 게 틀림없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해운대해수욕장을 이루고 있는 백사장이 자꾸 유실되기 시작했고, 마침내 인위적으로 모래를 채워놓지 않으면 해수욕장 구실 조차 할 수 없게 된 것이다.
따라서 유실된 모래를 채워넣느라 우리나라 이곳저곳을 기웃 거리며 바닷모래를 채취해 왔던 것인데 그게 제동이 걸린 것이다. 그동안은 동해산 모래를 퍼 날라 해운대해수욕장의 '짝퉁 백사장'을 일구었지만, 관련 지역 주민들의 반발로 인해 갯벌이 섞인 서해 모래로 백사장에 채워넣다 보니 '갯벌'처럼 변할까 우려하고 나선 것. 이를 지켜보는 입장에서는 '뻘짓'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는 현장이 해운대와 수영만에서 펼져지고 있는 것. 그렇다면 이런 뻘짓의 배경에는 어떤 원인들이 도사리고 있을까.
수영만 난개발 비하인드 스토리
구글어스를 통해 내려다 본 해운대 해수욕장 주변의 지리적 모습을 통해 해운대해수욕장과 광안리 해수욕장 및 송정 해수욕장의 백사장을 이루고 있는 모래가 어디서 유입됐는 지 한 눈에 알 수가 있다. 이들 해수욕장으로 유입된 토사들은 주로 수영강(천)에서 흘러든 것들이고 해운대 장산에서 발원한 춘천에서 유입된 토사가 한 몫 거들고 있다. 또 낙동강 하구 삼각주로부터 쓰시마 해류를 따라 동북진 한 해류의 영향으로 낙동강의 모래가 이들 해수욕장으로 유입되었을 것이라는 건 쉽게 유추할 수 있다.
그런데 80년대 전후부터 해운대 해수욕장의 백사장이 자꾸만 유실되기 시작한 것이다. 그 현상이 최고조에 이른 건 최근이다. 마침내 난개발의 현상들이 눈에 띄게 도드라진 것인데 그 이유는 토사들이 유입되던 강과 하천이 원천적으로 차단되기 시작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구언 공사로 막혀버린 낙동강 하구의 모래 유입이 지나치게 줄어들었고, 수영만으로 흘러들던 토사 또한 수영만 매립 등 개발로 인해 토사유입이 원천적으로 차단됐다.
일부 토사 유입이 진행되던 해운대 춘천의 경우도 도시개발로 인해 더 이상 토사 유입이 힘든 상태로 변하고 말았다. 소량이나마 토사 유입을 기대할 수 있었지만, 도시의 팽창으로 인해 지표면이 모두 콘크리트로 포장되면서, 토사가 유입될 수 있는 환경은 모두 사라진 것이나 다름없게 된 것이다. 그러므로 해운대 해수욕장은 해가 바뀔 때마다 '모래 구하기 전쟁'에 돌입하며 난개발이 남긴 후유증을 감당하느라 진땀을 흘리고 있는 것.
따라서 부산시(해운대구)에서는 해운대 백사장을 채울 모래를 구하기 위해 테스크포스(TF)를 구성하는 비상조치에 들어간 것이다. 얼마나 황당하고 한심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현장인가. 도시개발로 인한 이익은 재벌과 토건족이 챙기고 후유증은 시민들의 세금을 걷어 비싼 모래를 사다 '모래축제'로 포장하여 채워넣는 심각한 부조리 현장이 눈 앞에 펼쳐지고 있는 것.
수영만 요트장 재개발이 부추긴 위기의 해운대
한 통계에 따르면 지난 1947년 9만㎡를 넘던 해운대 해수욕장의 백사장 면적은, 2004년 현재 4만5000여㎡ 수준으로 50%가량 줄어든 것으러 나타났다. 최근 통계를 보더라도 지난 2001년 12월 평균 44.8m이던 백사장 폭은 2003년 12월 현재 34.0m로 크게 좁아졌다. 위치별 백사장 폭은 해운대해수욕장 남쪽 끝 지점인 웨스틴조선비치호텔 앞이 지난 1947년 80여m에서 지난해 15.6~38.3m로 대폭 줄었고, 30m를 훨씬 넘던 북쪽 끝 한국콘도 앞은 백사장이 거의 사라졌다.
그 대신 그 자리는 매립되어 올림픽 요트경기장이 들어서는 등 괴물같은 빌딩들이 빼곡하게 들어서 스카이라인을 삼켜버렸다. 또 수영강은 하수구처럼 좁게 변하며 모래는 아예 찾아볼 수 조차 없게 됐다. 그런데 이런 지경까지 만든 난개발의 후유증을 외면한 채 부산시가 호시탐탐 수영만요트장재개발에 다시 손을 들어주고 있었다는 것.
* 2014년 1월 18일 현재, 부산 해운대 앞 바다에서는 일반인들이 잘 알 수 없는 해괴한 공사가 한창이다. 서해안에서 바지선에 실려온 모래를 해운대 백사장에 채워넣거나 수중에 방파제를 만들어 모래를 떠내려 가지않게 만드는 난개발 후유증의 모습. 해운대산(産) 모래는 점차 다 사라지고 갯벌 섞인 서해안 모래가 그 자리를 차지할 정도로 심각한 수준을 넘어서고 있었다.
부산시민 뿔난 진짜 이유
정말 제정신이 아니라면 할 수 없는 뻘짓이자, 부산시민의 권익을 전혀 무시한 부산시와 토건족의 만행이 여전히 저질러지고 있는 현장이 수영만이었던 것이다. 개발 이익만 챙기고 사라지는 토건족와 정치인들 때문에 부산시민들은 '안녕'하지 못한 것. 시민들에게 막대한 손해를 끼치는 건 기본, 부산시의 랜드마크와 다름없는 해운대가 개발 후유증으로 사라지게 될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한 것이다.
따라서 뿔난 시민들이 수영만요트장 재개발사업을 저지하기 위해 '감사원 감사청구' 운동 등을 벌이며 마지막 남은 희망에 기대를 걸고있는 것이다. 부산참여자치시민연대는 지난해 11월 '수영만 요트경기장 재개발 백지화하라'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새누리당 소속 허남식 부산시장에게 관련자 처벌을 요구하는 한편 사과를 요구하기도 했다.
부산참여자치시민연대에 따르면 수영만 요트장 재개발 사업은 부산시민과 공공성을 크게 헤쳤다고 말하며, 수영만 요트경기장 재개발은 허남식 부산시장의 10년 토건시정의 실체가 그대로 드러난 사업으로 규정하고 있었다. 부산시민의 이익을 위한 게 아니라 정치인과 행정관료들과 토건족의 배만 불린 게 부산시정의 10년 결산이라는 것. 동행한 이영희 씨의 한마디가 해운대의 위상을 한마디로 정의해 주고있었다.
"해운대 두번 째 와 보는 거 같네예...해수욕장 앞에 방파제 만들어서 모래 안 떠내려 가게 만든다카는 데 그게 말이나 됩니꺼."
부산시민들이 해운대를 외면한 지 꽤 오래된 이유 중에는 난개발이 포함돼 있었다. 우리 국민들의 시선이 4대강 사업에 쏠린 가운데 외면하고 있었던 부산지역의 난개발 때문에, 부산의 알짜배기 명물 해운대 해수욕장이 점차 우리곁에서 멀어지며 사라질 위기에 놓인 것이다. 그게 다 수영만을 매립해 토사 유입을 원천적으로 차단한 무분별한 개발 때문이며, 시민들 몰래 시민들을 속여가며 재벌과 유착한 새누리당 소속 정치인들 때문이란 것.
* 국내 최초로 '부산의 난개발'을 주제로 시사팸투어를 주최한 부산지하철노동조합(위원장 이의용)의 김욱 미디어 부장이 해운대 동백섬에서 해운대의 난개발 현장을 손으로 가리키고 있다. 해운대는 수영만 매립 등으로 인한 후유증과 함께 초고층 빌딩의 난립으로 만신창이가 되고 있었다.(그림 속 자료 사진은 해운대 백사장에 타 지역(서해안 모래 등)를 채워넣는 모습)
안철수의 국밥에서 MB의 향기가
아마도 적지않은 우리 국민들을 허탈하게 만드는 건 정치인들과 토건족들의 유착비리가 만들어낸 결과물 때문이라 판단된다. 수영만 매립지 개발의 경우만 보더라도 매립을 하고 개발을 한 건설사는 공사를 끝내고 이익을 챙겨가면 그만이다. 또 이들과 유착한 행정관료 내지 정치인들은 정치일선에서 자취를 감추면 그만이다. 그러나 개발 혹은 재개발로인한 후유증 전부는 관련 시민 내지 국민들 몫이다. 해운대 해수욕장의 경우 매년 백사장 복원을 위해 쏟아붓는 모래와 비용 전부를 시민들이 물고 있는 것.
그러나 그렇게 해서라도 해운대가 되살아나면 모를까, 해운대는 점점 더 우리들 곁에서 멀어지며 언제인가 수영만 매립지의 방파제처럼 변하게 될날을 재촉하고 있는 형편이다. 그렇다면 무슨 대책이라도 있는 것일까...이게 시사팸투어에 참여한 필자를 답답하게 만들거나 씁쓸하게 만드는 것. 시민들이 허탈한 건 눈 앞에서 부정부패를 저지르고 있어도 이들을 처벌할 아무런 조치를 할 수 없다는 일이다.
설령 이들 전부를 엄벌에 처한다고 할지라도 한 번 훼손된 자연을 원상태로 회복시키기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워 대책마련이 시급한 형편이다. 그나마 한가닥 희망을 걸고 있었던 부산출신 안철수 의원의 최근 행보를 보면 이명박 전 대통령의 행보를 쏙 빼 닮은 모습. 그는 이틀 전 부산을 방문해 부산지역의 민심을 왜곡하는 '이미지정치'에 나섰다.
부산의 난개발 이슈를 외면하고 그가 택한 사진찍기는 'MB의 국밥 패러디'였다. 부산이 고향인 그가 서울 노원구에 출마해 진보인사를 밀어낸 것도 지탄 받을 짓이건만, 부산지역의 이슈를 피해 재래시장에서 '민심을 챙기겠다'며 국밥을 말아먹고 있는 한심한 장면. 경제를 살리겠다며 4대강을 파헤친 MB...새정치를 하겠다며 'MB학습'에 나선 안철수...한 트위터의 예언(?)이 적중하고 있는 것이라고나 할까.
한 트위터는 안철수를 향해 '이명박의 키즈답다'라고 표현했다. 새정치를 외치고 나선 '안철수의 선택'이 겨우 이 모양이므로, 정치인과 특정 정권이 토건족들을 비호하고 있는 유착고리는 쉽게 끊어지지 않을 전망인 것. 내 고향 부산이 이렇게까지 망가진 건 겉으로 시민들을 위해 봉사할 것만 같던 정치인들과 행정관료 집단들의 책임이 막중하다. 따라서 이들을 선거에서 용납해 주는 한 부산시민들은 '안녕하지 못 하다'는 것. 여러분들의 고향은 '안녕'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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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령 이들 전부를 엄벌에 처한다고 할지라도 한 번 훼손된 자연을 원상태로 회복시키기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워 대책마련이 시급한 형편이다. 그나마 한가닥 희망을 걸고 있었던 부산출신 안철수 의원의 최근 행보를 보면 이명박 전 대통령의 행보를 쏙 빼 닮은 모습. 그는 이틀 전 부산을 방문해 부산지역의 민심을 왜곡하는 '이미지정치'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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