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조단 어쭈굿맨 VS 어퓨굿맨
-천안함 사건 제20차 공판 방청기 제2편-
"증인!...그런데 천안함의 형광등은 왜 멀쩡한거죠?"
그런 폭발위력 앞에서 생존한(?) 천안함의 형광등 한 개 때문에, 합조단의 선체분과장을 담당했던 그의 권위는 한 순간에 땅바닥에 떼구르르 구르며 해군 전체를 욕먹이는 결과로 이어졌던 것이다. 졸지에 목숨을 잃은 천안함 승조원 46인의 사인(死因)은 어뢰폭발에 따른 폭사체(爆死體)가 아니라 전부 '익사체(溺死體)'였던 것. 따라서 무엇 보다 해군복무 사실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던 예비역 해군 장교 신 전 위원의 얼굴 표정이 굳어지고 화가난 이유였다.
또 일반의 상식에 어긋난 증언을 유지해 왔던 '그'는 얼마 전까지 합참에 근무한 적 있는 해군 준장 출신 박정수 증인이었다. 의기양양 하던 그는 조금 전까지 영화 어퓨굿맨의 잭 니콜슨 역(役)을 자처하며 속으로 이렇게 외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증인!...그런데 천안함의 형광등은 왜 멀쩡한거죠?"
내 앞에는 목덜미 뒷부분이 양복에 걸려 불룩하게 솟아오른 한 사람이 증언석에 앉아 있다. 법원에 출석하기 전 머리를 다듬었는 지 짧게 깍은 단정한 머리는 살찐 목덜미를 더욱 부풀어 오르게 만드는 것 같았다. 얼굴빛은 거무튀튀했고 변호인의 심문에 증언석에서 손을 자주 사용하는 버릇이 있었다. 그는 좌석에 가만히 앉아 있지 못하고 무시로 허리를 숙였다 올렸다를 반복하고 있었다. 좌불안석의 모습이 나타난 것일까.
좌불안석이란 '앉아도 자리가 편안하지 않다'는 뜻으로, 마음이 불안하거나 걱정스러워 자리에 가만히 앉아 있지 못하고 안절부절못하는 모양을 이르는 말이다. 그런 그가 법정의 증언석에서 가끔은 씩씩하게 가끔은 건들건들 하게 가끔은 비웃으며 가끔은 '실실 쪼개는' 모습이 눈꼬리에 주름이 잡힌 채로 방청석에 나타나기도 했다. 질문에 대한 대답은 얼마나 빠른지 아니꼬운 말투처럼 비치기도 했다. 그가 앉은 바로 곁에는 예비역 해군 장교(중위) 신상철 전 민군합동조사단 민간위원이 민변의 변호인들과 함께 앉아있었다.
나는 그가 변호인의 느긋한 심문에 빠른 말로 비웃어가며 교육을 시키는 듯한 태도 등 거만한 모습 때문에, 영화 '어퓨굿맨'의 한 인물을 연상하고 있었다. 만약 내가 관타나모 수용소에서 근무를 했다면 저런 상관과 함께 매우 불행한 군대생활을 했을 것이란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의 말 한마디면 부하를 죽일 수도 있고 툭하면 '코드 레드'를 통해 반쯤은 죽여놓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다행히도 이곳은 폐쇄된 조직사회가 아니라 만인 앞에 열려있는 신성한 법정이자, 그는 이미 합참에서 별 하나를 달고 퇴역한 해군 준장 출신이었다. 그의 태도를 끝까지 지켜보고 있자니 '숨기려는 놈의 모습이 저런 거구나' 하는 걸 실감하고 있는 것이다. 그는 시종 일관 건들건들하고 짜증 섞인 태도로 변호인측의 심문을 '들었다 놨다'를 반복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런데 어느 한 순간 그는 슬슬 꼬리를 내리기 시작했다. 증인심문이 끝나갈 즈음이었다. 졸지에 천안함 사건의 피고가 된 신상철 전 위원의 촌철살인 같은 질문 하나에 법정은 찬물을 끼얹은 듯 했다. 신 전 위원은 법정에 마련된 스크린을 통해 자료사진 한 장을 보여주며 나직히 물었다.
"증인!...그런데 천안함의 형광등은 왜 멀쩡한거죠?"
관타나모 수용소를 배경으로 만든 영화 '어퓨굿맨' 역할의 톰크루즈 역할과 잭 니콜슨 역할이 극명하게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우리 사회에 남아있는 소수 정예의 의로운 사람을 '어퓨굿맨'으로 부른다면, 우리 사회의 질서를 어지럽히는 독버섯 같은 존재가 '어쭈굿맨'이라고 불러야 할까. 조금 전까지 누가 묻지도 않는 말을 일사천리로 교육 시키듯 말하던 그는 '톰과 제리'의 에니메이션 형국으로 처지가 돌변했다.
"(갑자기 기어 들어가는 목소리로)...그 쪽 방향으로 힘이 안 미쳤기 때문이죠."
피고인측에서 심문에 나섰던 신상철 전 위원의 얼굴이 굳어지기 시작했다. 당신의 표정이 이렇게 굳어진 이유는 '화가난 표정'이었다. 해군 출신 장성이란 자의 답변이 그를 화나게 만든 것이다.
** 그림 속의 폭발 장면은 호주에서 실시된 모의 어뢰피격 모습이다. 이 장면을 시연한 팀이 합조단에 합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천안함에 350kg의 고성능 탄약이 장착된 어뢰가 폭발했다면 생존자가 과연 몇이나 되었을까. 또 생존했다면 멀쩡한 모습일까. 천안함이 최초 좌초 이후 어뢰에 피격되었다면 전멸했을 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천안함의 형광등은 건재했다. 생존 형광등이 불가사의 한 일인가. 아니면 불가사리 같은 별을 단 똥장군의 증언이 옳은가. to be or not to be that is the question!!...
합조단의 보고서에 따르면 천안함을 폭침(?)시킨 북한제 1번어뢰의 폭발 위력은 TNT(trinitrotoluene, 강력폭약 트리니트로톨루엔) 350kg에 해당하는 량이다. 이 정도의 TNT량이라면 천안함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생존자는 없을 뿐만 아니라, 혹시 살아남았다 할지라도 폭발로 인한 심각한 외상을 입는다는 건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좌불안석이란 '앉아도 자리가 편안하지 않다'는 뜻으로, 마음이 불안하거나 걱정스러워 자리에 가만히 앉아 있지 못하고 안절부절못하는 모양을 이르는 말이다. 그런 그가 법정의 증언석에서 가끔은 씩씩하게 가끔은 건들건들 하게 가끔은 비웃으며 가끔은 '실실 쪼개는' 모습이 눈꼬리에 주름이 잡힌 채로 방청석에 나타나기도 했다. 질문에 대한 대답은 얼마나 빠른지 아니꼬운 말투처럼 비치기도 했다. 그가 앉은 바로 곁에는 예비역 해군 장교(중위) 신상철 전 민군합동조사단 민간위원이 민변의 변호인들과 함께 앉아있었다.
나는 그가 변호인의 느긋한 심문에 빠른 말로 비웃어가며 교육을 시키는 듯한 태도 등 거만한 모습 때문에, 영화 '어퓨굿맨'의 한 인물을 연상하고 있었다. 만약 내가 관타나모 수용소에서 근무를 했다면 저런 상관과 함께 매우 불행한 군대생활을 했을 것이란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의 말 한마디면 부하를 죽일 수도 있고 툭하면 '코드 레드'를 통해 반쯤은 죽여놓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다행히도 이곳은 폐쇄된 조직사회가 아니라 만인 앞에 열려있는 신성한 법정이자, 그는 이미 합참에서 별 하나를 달고 퇴역한 해군 준장 출신이었다. 그의 태도를 끝까지 지켜보고 있자니 '숨기려는 놈의 모습이 저런 거구나' 하는 걸 실감하고 있는 것이다. 그는 시종 일관 건들건들하고 짜증 섞인 태도로 변호인측의 심문을 '들었다 놨다'를 반복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런데 어느 한 순간 그는 슬슬 꼬리를 내리기 시작했다. 증인심문이 끝나갈 즈음이었다. 졸지에 천안함 사건의 피고가 된 신상철 전 위원의 촌철살인 같은 질문 하나에 법정은 찬물을 끼얹은 듯 했다. 신 전 위원은 법정에 마련된 스크린을 통해 자료사진 한 장을 보여주며 나직히 물었다.
"증인!...그런데 천안함의 형광등은 왜 멀쩡한거죠?"
관타나모 수용소를 배경으로 만든 영화 '어퓨굿맨' 역할의 톰크루즈 역할과 잭 니콜슨 역할이 극명하게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우리 사회에 남아있는 소수 정예의 의로운 사람을 '어퓨굿맨'으로 부른다면, 우리 사회의 질서를 어지럽히는 독버섯 같은 존재가 '어쭈굿맨'이라고 불러야 할까. 조금 전까지 누가 묻지도 않는 말을 일사천리로 교육 시키듯 말하던 그는 '톰과 제리'의 에니메이션 형국으로 처지가 돌변했다.
"(갑자기 기어 들어가는 목소리로)...그 쪽 방향으로 힘이 안 미쳤기 때문이죠."
피고인측에서 심문에 나섰던 신상철 전 위원의 얼굴이 굳어지기 시작했다. 당신의 표정이 이렇게 굳어진 이유는 '화가난 표정'이었다. 해군 출신 장성이란 자의 답변이 그를 화나게 만든 것이다.
** 그림 속의 폭발 장면은 호주에서 실시된 모의 어뢰피격 모습이다. 이 장면을 시연한 팀이 합조단에 합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천안함에 350kg의 고성능 탄약이 장착된 어뢰가 폭발했다면 생존자가 과연 몇이나 되었을까. 또 생존했다면 멀쩡한 모습일까. 천안함이 최초 좌초 이후 어뢰에 피격되었다면 전멸했을 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천안함의 형광등은 건재했다. 생존 형광등이 불가사의 한 일인가. 아니면 불가사리 같은 별을 단 똥장군의 증언이 옳은가. to be or not to be that is the question!!...
합조단의 보고서에 따르면 천안함을 폭침(?)시킨 북한제 1번어뢰의 폭발 위력은 TNT(trinitrotoluene, 강력폭약 트리니트로톨루엔) 350kg에 해당하는 량이다. 이 정도의 TNT량이라면 천안함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생존자는 없을 뿐만 아니라, 혹시 살아남았다 할지라도 폭발로 인한 심각한 외상을 입는다는 건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그런 폭발위력 앞에서 생존한(?) 천안함의 형광등 한 개 때문에, 합조단의 선체분과장을 담당했던 그의 권위는 한 순간에 땅바닥에 떼구르르 구르며 해군 전체를 욕먹이는 결과로 이어졌던 것이다. 졸지에 목숨을 잃은 천안함 승조원 46인의 사인(死因)은 어뢰폭발에 따른 폭사체(爆死體)가 아니라 전부 '익사체(溺死體)'였던 것. 따라서 무엇 보다 해군복무 사실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던 예비역 해군 장교 신 전 위원의 얼굴 표정이 굳어지고 화가난 이유였다.
또 일반의 상식에 어긋난 증언을 유지해 왔던 '그'는 얼마 전까지 합참에 근무한 적 있는 해군 준장 출신 박정수 증인이었다. 의기양양 하던 그는 조금 전까지 영화 어퓨굿맨의 잭 니콜슨 역(役)을 자처하며 속으로 이렇게 외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You Can't Handle the Truth!..."
하지만 천안함 사건의 증인으로 출석한 박정수는, 세 동강 난 천안함의 함체에 달라붙어있던 형광등 하나 때문에 해군에서 평생 쌓은 명예 전부를 잃고 쓸쓸히 퇴장한 것. 그가 법정에서 방청인들이 보는 앞에서 겸손한 태도로 일반의 상식에 납득하는 수준의 증언을 했더라면, 그는 '어퓨굿맨'이라는 찬사를 들었을 수도 있었다. 그러나 무엇이 그를 오만방자토록 만들었는 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어쭈 이것봐라'는 태도로 일관하며, 방청인 1인으로부터 '어쭈굿맨'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다. 천안함 사건 제20차 공판 방청기는 계속된다.
하지만 천안함 사건의 증인으로 출석한 박정수는, 세 동강 난 천안함의 함체에 달라붙어있던 형광등 하나 때문에 해군에서 평생 쌓은 명예 전부를 잃고 쓸쓸히 퇴장한 것. 그가 법정에서 방청인들이 보는 앞에서 겸손한 태도로 일반의 상식에 납득하는 수준의 증언을 했더라면, 그는 '어퓨굿맨'이라는 찬사를 들었을 수도 있었다. 그러나 무엇이 그를 오만방자토록 만들었는 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어쭈 이것봐라'는 태도로 일관하며, 방청인 1인으로부터 '어쭈굿맨'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다. 천안함 사건 제20차 공판 방청기는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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