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강나무꽃으로 만든 '동백꽃차' 아시나요?
봄이 오는가 싶었는데 벌써 '잔인한 계절'이라 불리우는 4월이 되었습니다.
봄소식을 찾아서 산을 둘러 보면서 산수유와 동백나무꽃을 본지가 지난 3월 16일이었고
어제 산에서 본 동백나무는 꽃을 떨구고 작은 잎을 내 놓았습니다.
아래 그림들은 지난 3월 16일 청계산에 피었던 '동백꽃'입니다.
잘 모르시는 분들은 이 꽃을 잘못 구분하여 '산수유꽃'이라고 하기도 합니다만
'생강나무' 또는 '동백나무'로 불리우는 꽃입니다.
소설가 김유정님은 자신이 쓴 글 '동백꽃'에 이렇게 표현해 두고 있습니다.
"...어느 날 소나무를 하고 내려오다 보니 동백꽃 사이에서 점순이가 또 수탉끼리 싸움을 시키고 있었다.
우리 집 닭이 빈사지경인 것을 보고 나는 화가 나서 점순네 닭을 때려엎었다.
나는 분하고 무서워서 울다가 점순이가 내 어깨를 짚은 채 쓰러지는 바람에 동백꽃 속으로 파묻혀 버렸다. ..."
참 재미있는 표현입니다. 마치 영화속의 한 장면을 보는 것 같습니다.
예전에는 이런 글들을 읽으면 조금은 에로틱한 장면이 연상되었는데,
요즘 이런 장면을 상상해 보면 너무도 로멘틱한 장면이되어 머리속을 스쳐 지나갑니다.
'점순이'가 고의적으로 '나'를 덮친게 아닌가 하고...^^
김유정님이 쓴 동백꽃은 남도의 바닷가에서 수줍은듯 붉게 피는 동백이나 춘백이 아니었고
그가 자라면서 늘 보았던 동네뒷산의 '생강나무'였던 것입니다.
이 나무를 잘라서 잘근잘근 씹어보면 생강엿에서 풍기는 생강의 맵고 고운맛이 납니다.
그래서 동백나무를 '생강나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그 나무에 달린 꽃이 봄날 맨 처음 피어나는 산수유꽃과 비슷한 꽃을 피우는데
이 꽃이름은 '동백꽃' 또는 '생강나무꽃'이라 부르는 것이죠.
금년초 혹한기에 속초를 다녀 오면서 블로거 한 분을 만나서 선물 받은 게
바로 이 동백꽃차를 만드는 꽃닢이었습니다.
'작설차'하고는 다른 매우 귀한 재료여서 대뜸 '선물 하라고 강요(?)할 뻔 했는데,
마음씨 좋은(선물하지 않았으면 마음씨 나뿐... ^^) 그 형은
제 마음을 어떻게 알았는지 이렇게 선물을 하여 기분좋게 봄볕을 바라보며 '동백꽃차'를 마실 수 있는 것입니다.
차의 색깔처럼 마음이 편안해지는 '차'였습니다.
블로거 여러분들이 이 글을 볼 수 있어서 너도나도 '누구는 주고 누구는 안주느냐'고 아우성을 치실까봐
차마 이 동백꽃차를 선물한 분의 닉은 밝히지 못하겠습니다.
제 입으로 '온누리 형'이라고 말하면 큰일날 일이 누리형께 생기기 때문이죠.
저는 절대로 온누리님으로 부터 동백꽃닢을 받지 않았습니다.^^
이 꽃닢을 보고 우려되는 것은 동네뒷산에서 피어나는 동백꽃을 죄다 뜯어서
동백나무도 살지 못하고 이 차를 마신분들도 탈이 날까봐 신경쓰입니다.
이 꽃닢은 이른봄 심산유곡에서 이슬만 맞으며 자란 너무도 신선한 나무에서 채취해야 하고
그늘에서 여러날을 잘 말려야 하기 때문입니다.
도시근교의 산에 있는 생강나무는 매연으로 많이 오염되어 있어서
차를 달여 먹으면 오염물질을 잘 녹여서 마시는 것과 같기 때문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다기에 넣어서 뜨거운 물로 우려낸 '동백꽃차'는 옅은 단맛과 동백꽃향이 잘 어우러져서
'점순이'가 왜 동백꽃나무 아래로 파묻힘을 당했는지 알 듯 합니다.^^
그렇게 귀한 동백꽃잎차에 대한 글을 몇자 끌적여 볼려고
무자년 새해벽두에서 지금까지 기다려 온 것입니다.
지금 4월의 산에는 '작설'을 닮은 생강나무가 혀를 날름거리고 있습니다.
연두빛 가늘고 짧은 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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