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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나와 우리덜/나와 우리덜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사람들!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사람들!


 한순간 촛불시위대를 밀쳐낸 태평로 한가운데 한 시민이 넋을 놓고 하늘을 바라보고 있다.


 희뿌옇게 동이 터 오는데도 집으로 돌아갈 생각도 못하는 한 사람이 태평로에 버려진 의자에 걸터앉아 있었습니다.
그의 표정은 밝지 않았으며 그의 시선은 그저 먼 허공만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돌아갈 집은 있었건만 집으로 돌아가지 못한채 그저 멍하니 앉아있는 것이었습니다.

그는 밤새 촛불시위대와 함께 광화문근처를 배회하고 있었습니다.




 그가 밤을 지새운 그 밤에 그는 마치 외계에 가 있었는 듯 머리속을 어지럽히는 온갖 공상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저 또한 그랬습니다.

아스팔트를 쿵쿵 내려 찍는 방패소리와 핼맷을 쓴 기괴한 차림의 전경들의 모습이 그랬고
그들이 내 지르는 알 수 없는 괴성들과 함성은 촛불들을 태평로 저만치 내 몰고 있었는데,
그의 머리속이나 제 머리속에는 그 모습들이 10년전 IMF를 몰고온 전조 같아서 여간 불길한 생각이 들지 않았던 것입니다.





 10년전, 그러니까 1998년도에 우리 국민들을 'I am F'라고 불리게 했던 그 전조 말입니다.
그때 우리들을 불안에 떨게 했던 사람이 김영삼이라는 사람이었고 그는 장로였는데
지금 우리 사회를 분열시키고 반목을 하게하는 사람이 또한 이명박 장로입니다.

그때 아이엠에프 환란을 가져 온 사람중 한사람이 강만수라는 사람인데
지금 다시 그가 10년만에 다시 이 땅의 '기획재정부장관'이 되어 있습니다.



시중에는 그때의 악몽을 되살리는 아이러니한 현상들을 찾아내고 있습니다.
10년전 박찬호가 전성기를 맞았는데 지금 다시 박찬호가 전성기 때 만큼의 실력을 뽐내며 제2의 전성기를 맞이했고
10년전 서태지가 '컴백 홈'을 발표하며 우리들 앞에 나타난 것 처럼 다시 서태지가 컴백한다는 소식이 있습니다.

뿐만 아닙니다.
허정무 축가국가대표팀의 감독 컴백과 스타크래프트의 컴백도 모두 불길한징조로 보고 있습니다.

 얼마전 평화롭던 한 바닷가의 관광객들과 그곳에 종사하는 시민들이 '쓰나미'에 참사를 당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그들은 쓰나미가 오기 직전까지 일상의 일을 되풀이 하며 평화로웠던 사람들이었으나
한순간에 산더미 같은 해일에 모두 떠 내려간 사람들이었습니다.

용케도 생존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시사하는 바가 너무도 커서 소름을 돋게 합니다.
동물들이나 곤충들의 행보를 따라서 뭍에서 높은 산으로 피신한 사람들입니다.

동물들이나 곤충들은 자연의 재앙을 미리 알아차리고 높은 곳으로 피신했다는 것인데
미련스러운 것은 우리 인간들이었고 그들이 재앙을 면치 못했던 것입니다.



지금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각종 경제지표들은 곤두박질을 계속하고 있고
그 곤두박질이 어디까지 갈 것인지 아무도 예측하지 못한 가운데 정부가 외환시장에 개입했다는 소식이 들려 옵니다.
인위적인 환율조정을 위한 조치라고 하는데
시장이 인위적으로 돌아 갈 그런곳은 애초에 아니므로 그 또한 불길한 조짐으로 보입니다.

저도 아이엠에프를 세차게 얻어맞은 사람중 한 사람으로 당시를 회상하기도 싫지만
그때 집이 있어도 집으로 돌아갈 생각을 하지 못했드랬습니다.

한순간 젊음을 송두리째 바쳐 만든 '공든탑'이 와르르 무너졌기 때문이며
그 탑만 바라보며 사는 가족들을 차마 볼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세상은 가끔씩 '유턴'을 요구합니다. 직진이 전부가 아니라고 말합니다.
우리가 돌아갈 때를 알지 못하여 직진을 계속한다면 언제인가 돌아갈 곳을 찾지 못할 경우를 만날 수 있습니다.

세상의 여러 징조들은 어쩌면 우연일지 모릅니다.
 그러나 우연치고는 너무도 딱 들어맞는 징조들 앞에서 한번쯤 반성해봐야 할 것입니다.
거리로 쏟아져 나온 촛불의 행진이 마치 재앙을 피해서 높은 곳으로 피신하는 지혜로운 동물이나 곤충을 닮았습니다.



그들은 스스로 삶의 본능에 따라서 거리로 뛰쳐 나온 것인데 배후를 물으며 그들을 가두어 두고 있습니다.
살고자 몸부림치는 국민들을 기만하려는 수단으로 방송을 장악하려 하고 있고
그들을 두둔하며 거짓을 말하는 언론사들만 보호하고 있습니다.

거짓을 말하는 언론사는 정부를, 정부와 여당은 거짓언론사만 두둔한채 국민의 알권리를 봉쇄하고 있으며
여기에 검찰도 한몫 거들었습니다. 경찰은 말할것도 없습니다. 직진을 계속하겠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한순간 유턴해야 할 때를 놓치고 나면 그들이나 우리 모두 세상의 쓰나미 앞에서 맥없이 무너지고 말것입니다.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사람의 작은 걱정이 우연이길 바랍니다.

  

베스트 블로거기자Boramir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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