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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나와 우리덜

[르뽀]가스통 할배 정체성 덮어버린 북항 매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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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고향 부산은 '안녕'하신가
-[르뽀] 제1편, 가스통 할배 정체성 덮어버린 북항 매립지-



내 고향 부산은 안녕하신가...
 


고개를 들어 올려본 그곳은 부산타워(용두산타워)가 하늘을 찌를 듯 솟구쳐있다. 부산타워는 개장할 때 올라가 본 이후 두번 째 방문할 기회가 생긴 것이다. 맨 처음 부산타워를 방문했을 때 설레임은 지금도 잊지 못한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전망대 꼭대기까지 도착하면 발 아래로 펼쳐지는 아슬아슬한 모습 때문에 오금이 다 저렸다. 하늘 한가운데 둥둥 떠 있는 듯한 극심한 공포감과 함께 짜릿함을 동시에 준 곳.

그곳에 올라서면 발 아래로 부산항의 남항과 북항이 절영도를 사이에 두고 펼쳐지고, 그 곁으로 기다랗게 도시가 형성되고 있었다. 당시만 해도 부산은 동서를 잇는 대로가 전부나 다름없었다. 그러나 2014년 현재 부산타워(
해발 69m+120m)로 올라가 옛 모습을 쉽게 기억해 낼 수 있는 풍경을 찾아내기란 쉽지않다. 남항을 가로질러 영도를 관통하고 다시 북항에 우뚝 서 있는 괴물같은 북항대교. 
 



그리고 부산의 명물과 다름없없던 제3부두는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없었다. 그대신 그 자리에는 커다란 보자기로 덮어버린 듯한 매립지가 덩그러니 남아 고향땅을 찾은 필자를 속태운다. 고향의 흔적은 사라지고 우리 현대사를 어둡게 만들었던 역사까지 매립해 버린 현장이 부산타워에서 빤히 조망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 주말, 필자 포함 블로거 11명이 부산을 다녀왔다. 투어의 명칭이 특이했다. 보통의 팸투어
(Familiarization Tour)와 달리 국내에 처음 선 보인 '시사 팸투어'였다. 부산 지하철노동조합이 주최한 시사팸투어의 주제는 부산의 난개발핵발전소 문제와 최근 우리 사회에 불필요한 논쟁을 만들고 있는 민영화에 대한 이슈였다. 큰 주제만 살펴봐도 부산도 안녕하지 못한 모습임을 단박에 알 수 있었다. 부산타워에서 내려다 본 풍경 속에서 그 주제들이 한 눈에 조망되고 있는 것이다.  

맨 먼저 눈에 띈 풍경 하나가 주제 넘은(?) 모습으로 필자의 가슴을 답답하게 했다. 북항의 한쪽 바다를 덮어버린 매립지였다. 부산에서는 그 매립지를 일컬어 '북항재개발 사업'이라 부르고 있었다. 그러나 내 눈에 비친 매립지는 북항재개발 사업이 아니라 아픈 역사를 덮어버리는 역사왜곡의 현장이었다. 그게 요즘 우리 사회의 화두를 낳은 불행한 역사이자, 박근혜의 애비 유신독재자 박정희가 남긴 주홍글씨 같은 과오였다.




주지하다시피 국가기관으로부터 댓글로 당첨된 박근혜와 그녀의 추종자들이 즐겨 사용하는 키워드가 '경제'였다. 우리나라의 경제를 살린 게 유신독재자 때문이었다는 것. 그 덕으로 우리가 오늘날 '이렇게 잘 살게되었다'는 참 희한한 논리다. 그리고 지난해에 이어 금년에도 이어지는 아리송한 '창조경제'의 모습은 박정희 당시의 과오와 흡사하다.

그 어떤 국민적 희생을 감수해서라도 정권 유지만 된다면 무슨 짓을 해서라도 지키고자 하는 것. 따라서 부조리와 불합리를 불사하고 불통의 모습을 보인 결과 '안녕'이라는 화두를 낳게 되었으며, 혼외자식을 닮은 
귀태(鬼胎)까지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북항재개발사업으로 포장된 부산항 매립지에는 무슨 아픈 사연이 담겨져 있었던 것일까.


*부산타워 꼭대기에서 '부산항의 난개발'을 설명하고 있는 
윤일성 부산대학교 사회학 교수와 시사팸투어에 참여한 시사블로거들
 

부산타워 꼭대기에서 윤일성 부산대학교 사회학 교수가 일행에게 난개발 현장을 설명해 주고 있었지만, 필자는 다른 추억을 떠올리고 있었다. 제3부두에서 일어난 오래된 추억 속에는 파월장병 환송식이 가물거리고 있는 것이다. 당시에는 그 모습들이 세상에 있어서는 안 될 존재들을 소탕하러 가는 씩씩한 군인 내지 군대같은 생각이 들 때였다. 라디오에서는 틈만나면 청룡부대가 세운 공로를 전파하고 있었고, 그 속에서 '베트콩(Việt Cộng, 비엣꼼)'들은 반드시 무찔러야 하는 적군이었다. 

그 베트콩들은 영화 상영이 시작되기 전에 <대한 늬우스>를 빛내며 시민들에게 반공을 세뇌시키고 있었다. 한국과 미국이 우방이 되어 적군을 무찌르고 있는 장면들이 소개될 때마다 우렁찬 박수가 쏟아지기도 했다. 또 백마부대가 베트남에서 활동하고 있는 건설현장을 보고 있노라면 한국은 베트남을 돕고있는 잘 사는 나라'로 보이며 뿌듯해 하기도 한 것이다. 그러나 그런 생각들은 필자의 청색시대가 꽃피우기도 전에 허상으로 남고 말았다. 



* 베트남전 참전용사들의 부산 제3부두의 환송식 자료 사진. 필자도 이 행사에 참여한 바 있다.


눈 앞에 펼쳐진 
부산항 제3부두는 지난 1964년부터 1973년까지 박정희 정권의 명으로 32만 명에 달하는 국군용사가 월남으로 파병돼 출항한 역사적 장소였다. 베트남전(월남전,越南戰) 파병은 제3부두로부터 시작됐고, 이 부두를 통해 귀국하지 못하면 '전사(戰死)' 통보를 받아야 했던 아픔 이상의 고통을 감수해야 했던 곳. 우리는 베트남전에서 2만여 명의 사상자를 내고 미국과 함께 사이공을 탈출하며 패전을 맞봐야 했다. 

그 기간동안 우리 국군 한 사람이 목숨 걸고 벌어들인 참전 수익은 미군의 1/20에 해당하는 37달러(한 달)였다. 이른바 '통킹만 사건'으로 미국이 일으킨 '더러운 전쟁'의 파트너가 돼 싸운 결과, 유신독재자 박정희 정권이 챙긴 건 '피로 일군 한강의 기적'이었다. 리고 수 많은 파월 용사들은 여전히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ost-Traumatic Stress Disroder)를 겪거나 고엽제 후유증 등의 후유 장애를 겪고 있는 것이다.


부산 북항 개발 전 후 모습 비교
 


북항재개발 사업(매립) 전 제3부두 주변의 모습
 


* 북항재개발 사업(매립) 후 제3부두 주변의 확연히 달라질 모습. 부산항과 대한민국의 근.현대사가 매립되는 난개발 현장이다.


유신독재자가 남긴 폐해는 단지 민주시민들에게 고통만 남긴 게 아니라, 수 많은 젊은이들을 전쟁터로 보내 목숨과 돈을 맞바꾸는 참혹한 대가를 치른 것. 그렇지만 피로 일군 '한강의 기적' 속에서 제3부두에 얽힌 내용은 찾기 쉽지않고, 베트남전의 후유증 등을 발견하기란 어렵다. 그대신 
후유증들은 엉뚱하게 포장돼 우리사회를 안녕하지 못하게 만드는 것이다. 

역사의 아이러니가 그런 것인지. 언제인가부터 집회나 시위 현장에서 친일.친미세력을 옹호하는 대명사격인 '가스통 할배'들이 무법천지를 만들고 있었는 데 그들의 정체성을 살펴보면 참 얄궂은 운명이라는 생각이 든다. 당신들에게 심각한 전쟁 후유증을 남긴 사람들 내지 집단들은 미국이나 유신독재자인 데도 불구하고 이들이 적으로 여기는 사람들은 다름이 아니라 민주세력과 동족인 북한이라는 것.

부산타워에서 내려다 본 거대한 매립지가 역사를 둔갑 내지 왜곡 시키는 실체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친일.친미세력이 책임을 엉뚱하게 떠 넘기거나 묻어버리고 있는 난개발 현장. 따라서 이번 기회에 고엽제 후유증을 겪고 있는 가스통 할배들의 정체성을 분명히 해 두고, 가스통 할배 외 우리사회가 겪고 있는 안녕하지 못한 원흉이 무엇인지 밝혀두는 것도 바람직한 것 같다. 가스통 할배들에게 후유증을 선물(?)한 건 미국이었다.


 
* 베트남전에서 고엽제를 뿌리고 있는 미군 헬리콥터의 모습 (자료=위키백과)
 

"미군은 베트남전을 통해 열대 우림 속에 베트콩들이 숨지 못하도록 하려고 고엽제를 사용했다. 무지개 제초제라고 불린 이들 제초제는 조성 물질에 따라 에이전트 핑크, 에이전트 그린, 에이전트 퍼플, 에이전트 블루, 에이전트 화이트, 에이전트 오렌지 등으로 불렸다. 특히, 에이전트 오렌지는 다이옥신을 포함된 매우 독성이 강한 제초제였다.

베트남 전쟁 기간동안 베트남을 비롯한 캄보디아와 라오스 지역에 약 45,000,000 리터의 에이전트 오렌지가 살포되었으며, 특히 메콩강 삼각주 지역의 밀림을 파괴하기 위한 랜치 핸드 작전에 집중 투입되었다.  고엽제는 밀림 뿐만 아니라 논밭에도 살포되었다. 베트남 전쟁 기간 동안 살포된 고엽제의 양은 약 75,700,000 리터이고, 고엽제가 살포된 숲과 경작지의 면적은 24,000 여 km2로 이는 남베트남 전체 국토의 13%에 해당하였다. 1965년의 경우 고엽제 가운데 42%가 남베트남의 통제하에 있던 농촌의 경작지에 뿌려졌다.

2006년 베트남 정부는 다이옥신 중독에 의한 피해를 받은 사람의 수가 4백만 명에 달한다고 발표하였다. 미국 정부는 베트남의 다이옥신 중독과 에이전트 오렌지 사이에 과학적 상관관계가 없다고 주장하였다. 2011년 현재 베트남의 일부 지역에는 여전히 국제 허용 기준보다 100배 이상 많은 다이옥신이 검출되고 있다. 베트남 전쟁에 미군측으로 참전하였던 미국과 대한민국 등의 병사들 역시 고엽제로 인한 전립선암, 폐암, 다발성 골수종, 2형 당뇨병, 림프종 등 각종 질병으로 고통받고 있다."
<출처:위키백과>

가스통 할배와 그 가족 또는 유가족 등이 이런 사실을 모를 리가 없겠지만, 당신들을 괴롭히고 있던 실체는 
더러운 전쟁에 끼어들게 만든 유신독재자 박정희 정권이었다. 더러운 전쟁을 만든 당사자는 미국이란 건 세상이 다 아는 사실이다. 이 전쟁에 먼저 손을 내민 사람이 박정희였다.1961년 박정희는 존 F. 케네디에게 베트남전 참전을 먼저 제안한 것. 그러나 당시 케네디의 정책은 베트남 전쟁에 미군을 직접 투입하지 않는 것이었기 때문에 박정희의 제안을 거절한 것이다.




그러나 케네디 이후 
린든 B. 존슨은 1964년 대한민국에게 의료 부대의 지원을 요청하면서 사이공이 함락될 때까지 베트남전에서 발을 떼지 못했다. 미군 사망자가 속출하고 미국내 반전여론이 확산될 즈음, 한국이 미국으로부터 챙긴 건 한국군의 현대화 지원과 북한의 침공시 미국이 즉각 출병하도록 한미방위조약을 개정한 것이다. 또 남베트남에서 사용할 군수품 공급 등 한국의 남베트남 시장진출을 보장한다는 것 등이었다.

우리 젊은이들을 전쟁터에 적극적으로 내 보낸 이후 베트남전에서 사망한 한국군의 전사자 수는 약 5천여 명이었고, 1만 1천명이 부상을 입었다. 한국군은 전쟁 중에 남베트남 민족해방전선 전투원 약 4만 1천 여명을 사살했다고 한다. 그 대가로 미국은 한국군 병사에게 2억 36백만 달러를 지불하였고, 대한민국은 파병의 댓가로 경제 발전을 이루었다는 게 세상의 평가다. 대한민국의 GNP는 파병을 전후로 하여 5배 가량 성장했다는 것. 이게 유신독재자 박정희와 추종자들이 내세우고 있는 '한강의 기적'의 실체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이런 내용들은 보기 힘들어지거나 거론 조차 하지않게 됐다. 친일.친미세력들이 차지한 언론산업이 국민들의 눈과 귀를 가리며 사실을 왜곡하거나 숨기고 있었기 때문이다. 박정희가 내건 베트남전 슬로건은 '자유와 반공'이었다. 
6.25전쟁 직후 감행된 쿠데타 정권 유지를 위해 수 많은 국민들을 전쟁터로 내 몰았던 게 자유와 반공 논리. 정권유지를 위한 '돈줄'은 그렇게 포장돼 있었다. 하지만 박정희가 김재규로부터 총살을 당한 후 그 논리는 허망하게 무너져 내리기 시작한 것이다.

그런데 참으로 이상한 일들이 베트남전 참전용사들로부터 발현되고 있었다. 그들은 오히려 자기의 삶을 다 망가뜨린 독재자의 딸을 그리워 하거나 찬양하고 있었던 것. 그게 베트남전의 또다른 후유증일까. 민주세력에 대항하고 독재세력을 두둔하고 나선 모습을 보면 후유증은 육신만 겪고 있었던 게 아닐 정도. 이제 세월이 조금만 더 흐르면  가스통 할배들은 세상을 떠나게 될 것이며, 당신들의 참혹한 추억을 기억해 줄 장소 조차 사라지게 된다.

아울러 그 장소는 유신독재자의 만행을 동시에 기억하고 있었으므로, 그들로부터 수혜를 입은 당사자들은 한시라도 빨리 역사를 덮어버리고 싶을 것. 부산타워 위에서 내려다 본 매립지 속에 우리 근현대사를 힘들게 한 흔적이 고스란히 잠들고 있는 것이다. 내 고향 부산땅에도 개발이익을 챙기려는 토건업자 뒤에 유신 망령이 아른 거린다. 필자의 눈에 비친 매립지는 '
북항재개발 사업'이 아니라 독재의 만행을 덮어 버리는 '역사 지우기 현장'이었다. 부산은 물론 대한민국이 부산타워에 올라선 듯 아슬아슬하고 안녕하지 못한 이유가 북항 매립지에 담겨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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