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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나와 우리덜

백의종군 안철수, 눈물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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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의종군 안철수, 눈물의 의미
-66일간 이어진 국민적 열망 민주당과 문재인 후보가 이어가야 -



우리가 그토록 바라던 야권 후보 단일화 느낌은 어땟을까.

감동은 없었다. 그 대신 놀라움이 앞섰다. 외출에서 돌아와 인터넷에 로그인 한 지 얼마되지 않아 속보가 올라왔다. 안철수 후보가 오후 8시 20분에 기자회견을 한다는 소식이었다. 무슨 내용일까 궁금했다. 그러나 속으로는 여전히 단일화에 대한 입장 표명 정도가 아니겠나 싶었다. 후보단일화를 위한 시간이 거의 없었고 초 읽기에 들어갔으므로, 혹시나 후보단일화를 위한 '담판 소식'이 담겨져 있지않을까 싶은 막연한 기대도 없지않았다. 그런데 놀라운 소식이 전해지고 있었다. 안철수 후보가 사퇴?!...

믿기지 않았다. 불과 이틀 전까지만 해도 후보단일화 안을 놓고 문재인 후보 측과 열띤 공방을 펼쳤는 데 절충안과 접점을 찾지 못하고 사퇴를 선택한 것이다. 안철수 후보는 백의종군 선언과 함께 후보직을 내려놓겠다는 기자회견을 하는 동안 울먹이는 표정이 역력했다. 그는 억지로 눈물을 참고 있었다. 이런 위대한 결단을 보고 있노라면 가슴이 벅차 오르고 감동의 물결이 이어져야 마땅했다. 그런데 안 후보의 사퇴 장면을 두 눈으로 직 보면서도 감동 대신 놀라움과 괜한 걱정이 앞섰다. 안 후보의 두 눈에 그렁그렁 맺힌 눈물 때문이자, 두 눈을 부릅뜬 것 같은 비장한 표정으로 차분히 읽어 내려간 후보사퇴 기자회견문 때문이었다. 곁에 있던 아내가 한마디 거들었다.

"안철수 후보 저런 눈 처음 봐...눈에서 빛이 나..."




안 후보는 지난 9월 19일 서울 충정로 구세군빌딩 내 '구세군아트홀'에서 기자회견을 열 당시와 얼굴 모습이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당시만 해도 그의 표정은 밝았으며 얼굴에 혈색이 돌았다. 그러나 최근 그의 모습은 지친 모습이 역력했고 후보사퇴 기자회견문을 읽는 동안에는 오기가 서린 듯 무서워 보이기도 했다. 그게 정치판의 본래 모습일까. 정치만 하면 사람의 표정이 달라지는 걸까. 아내의 지적이었지만 공감했다.

그가 구세군아트홀에서 대통령 출마선언을 할 때만 해도 천하를 얻은 듯한 표정이었지만 그 표정은 '66일 천하'가 되고 만 것이다. 역설적으로 우리는 안철수 후보와 함께 66일 동안 새정치에 대한 희망을 가지고, 66일 동안 행복한 시간을 보냈던 것이다. 안 후보가 후보 사퇴를 선언하는 순간 그 희망과 행복이 사라지기라도 한 것인 지. 안 후보는 66일 동안 현실과 이상을 오가며 깊은 고뇌에 빠졌을 것이다. 그 모습이 후보사퇴 기자회견문에 그대로 녹아들어 있었다. 이랬다.


안철수 후보 사퇴 기자회견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오늘
정권교체를 위해서 백의종군할 것을 선언합니다.
단일화 방식은 누구의 유불리를 떠나 새정치와 정권교체를 바라는 국민의 뜻에 부응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문재인 후보와 저는 의견을 좁히지 못했습니다. 제 마지막 중재안은,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했습니다. 여기서 더이상 단일화방식을 놓고 대립하는 것은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옳고 그름을 떠나 새 정치에 어긋나고 국민에게 더많은 상처를 드릴 뿐입니다. 저는 차마 그렇게는 할 수 없습니다. 이제 문 후보님과 저는 두 사람 중 누군가는 양보를 해야 되는 상황입니다. 저는 얼마전 제 모든 것 걸고 단일화를 이루겠다고 했습니다. 제가 후보직 내려놓겠습니다.

제가 대통령이 되어 새로운 정치 펼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치인이 국민 앞에 드린 약속을 지키는 것이 그 무엇보다 소중한 가치라고 생각합니다. 국민 여러분 이제 단일후보는 문재인 후봅니다. 그러니 단일화 과정의 모든 불협화음에 대해 저를 꾸짖어 주시고 문재인 후보께는 성원을 보내주십시오.
 
비록 새정치의 꿈은 잠시 미뤄지겠지만 저 안철수는 진심으로 새로운 시대, 새로운 정치를 갈망합니다. 국민 여러분께서 저를 불러주신 고마움과 뜻을 결코 잊지 않겠습니다. 제가 부족한 탓에 국민 여러분의 변화의 열망을 활짝 꽃피우지 못하고 여기서 물러나지만, 제게 주어진 시대와 역사의 소명, 결코 잊지 않겠습니다. 그것이 어떤 가시밭길이라고 해도, 온몸을 던져 계속 그 길을 가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진심으로 존경합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저와 함께 해주신 캠프 동료들, 직장까지 휴직하고 학교까지 쉬면서 저를 위해 헌신해주신 자원봉사자 여러분. 미안합니다. 고맙습니다
. 정말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안 후보의 사퇴 선언을 담은 기자회견문을 안 읽어본 사람들은 드물 것이다. 그러나 다시 한 번 더 곱씹어 보면 안 후보의 사퇴 의미는 물론 안 후보가 사퇴한 이후, 문재인 후보 내지 민주당이 국민들의 여망인 새정치에 대해 어떤 '스탠스'를 취해야 할 지 보다 명확해 질 것으로 사료된다. 안 후보의 일성은 '백의종군'이다. 정권교체를 위해 백의종군하겠다는 선언인 것이다. 매우 중요한 선언이다. 안 후보는 자신이 대통령 후보로 출마하는 순간 그동안 쌓아온 사회적 업적 모두를 버리고 정치에 입문했다.

교수 내지 사업가가 아니라 정치인 안철수로 거듭난 것이다. 웬만한 보통사람들이라면 안주하고도 남을 사회적 지위 전부를 버리고 정치에 올인한 것이다. 안 후보의 이런 결정은 비록 대통령 후보직을 내놓고 사퇴하지만 결코 자신이 내 디딘 정치인의 길을 포기하지 않는다는 의미가 깊이 깔려있는 것이다. 이제 그는 대통령 후보는 아닐지 몰라도 정치인의 길을 가겠다는 선언인 것이다. 안 후보의 눈빛이 달라보인 점도 그런 의미가 아닐까.





그가 후보직을 사퇴하는 이유는 그 연장선에 있었다. 그는 (현실정치의 높은 벽에 부딪쳐)문재인 후보와 의견을 좁히지도 못했고, 자신의 마지막 중재안 조차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했기 때문에 (자기가 말한 대국민 약속을 지키기 위해)후보직을 내려놓은 것이다. 감동 보다 놀라움이 더 큰 이유는 여기에 있었다. 문재인 후보와 담판이 아니라 안 후보 스스로의 선택이었던 것이다. 아쉬운 장면이었다. 무소속 대통령 후보가 가진 치명적인 (조직적)약점이 그의 후보 사퇴 선언을 떠밀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자꾸만 든다.

그는 사퇴 회견이 발표되는 순간까지 민주당 문재인 후보를 압박하고, 사람들의 느낌 정도에 따라 협상 보다 협박에 준하는 단일화 협상을 이어가며 사람들을 안타깝게 하거나 실망시킨 것도 사실이다. 바꾸어 말하면 우리가 그토록 열망하던 새정치의 벽은 그만큼 높다는 것을 증명해 준 게 문재인 후보와의 단일화 협상이었다. 물론 이런 협상이 개혁대상 그 자체인 새누리당(박근혜 후보)과 이루어진다면 협상 자체가 없었을 수도 있다. 그러나 문재인 후보는 최소한 겉으로 드러난 안 후보의 요구 사항 전부는 들어주거나 안 후보 측에 일임했다. 단일화 방식이었다.



안철수 후보가 대선 출마선언을 위해 구세군아트홀로 들어서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그러나 안 후보의 사퇴 회견문을 참조해 보면 안 후보는 '도 아니면 모'를 선택했고 차선책은 없었다. 안 후보는 문재인 후보와의 단일화 협상에서 '대통령 후보'를 원했던 것으로 보이며, 자기가 (야권의 단일화)대통령 후보가 돼야 만 새정치가 가능하리라 믿었던 것 같다. 무리였을까. 그래서 안 후보는 스스로를 가리켜 다윗이라 칭했으며 민주당(문재인 후보)를 향해 골리앗에 비교하기도 했다. 무소속 후보가 민주당이라는 정당을 한 순간에 접수(?)한다는 게 결코 쉽지 않았던 것이다. 그럴 리가 없지만 같은 이유로 새누리당을 접수하려 해도 결과는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안 후보는 사퇴를 선언하면서 문재인 후보가 단일후보라며 성원을 보내달라고 했지만 미련까지 버리지 못했다. 그는 "비록 새정치의 꿈은 잠시 미루어졌지만 저 안철수는 진심으로 새로운 시대 새로운 정치를 갈망합니다"라고 말했다. 안 후보의 후보 사퇴(단일화) 의미를 퇴색 시키는 한 장면이었다. 안 후보가 언급한 이 말 뜻을 되새겨 보면 민주당과 문재인 후보는 새정치를 할 수 없는 정당 내지 후보 처럼 여겨지기 때문이다. 안 후보가 진단한 민주당(문재인 후보)은 새누리당을 이기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이나, 여전히 구태의연한 정치집단이라는 말일까.



자료사진은 안철수 후보가 대선 출마선언(9월 19일)을 할 당시 취재한, 서울 충정로 구세군빌딩 내 구세군아트홀의 표정이다.

안 후보는 후보 사퇴를 통해 백의종군을 말하면서도 민주당과 문재인 후보에게 구체적이고 가시적인 지지 표명은 하지않았다. 아쉬운 부분이다. 무소속 후보의 한계에 직면해 후보직을 내 놓았을 뿐인 지. 여전히 대권에 미련을 남기고 있는 모습이 역력했다. 안 후보는 '내가 아니면 안 된다'라는 강한 느낌을 여전히 사퇴 선언에 담아둔 것이다. 그렇다면 대통령 후보 사퇴 선언에도 불구하고 정권교체를 통한 새정치에 여전한 미련을 가진 안 후보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안 후보의 사퇴로 무거운 짐을 지게 된 건 민주당과 문재인 후보측이다. 안 후보가 대통령 후보로 나서게 된 건 국민들의 안 후보에 대한 새정치 열망이었다. 그 열망에 등 떠밀려 출마선언으로 이어진 게 66일 전이다. 그리고 66일 후 그 열망은 후보사퇴로 이어졌다. 열망이 한 풀 꺽인 것이며, 민주당과 문재인 후보가 그 열망 모두를 이루어야 하는 버거운 숙제를 떠 안게 된 것이다. 안철수 후보에게 또 우리에게 66일은 희망의 나날이었으며 행복한 시간이었다. 안 후보가 (대권에)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울먹이며 국민들께 머리를 숙인 이유가 그 때문 아닌가.

답은 명료해졌다. 국민 1인의 괜한 걱정과 노파심과 함께, 
66일간 이어진 국민적 열망을 민주당과 문재인 후보가 이어가야 한다. 바람이 있다면 사퇴를 선언한 안 후보가 마음을 추스려 문재인 후보와 함께 그 열망을 분담했으면 싶다. 민주당과 문재인 후보가 정권교체와 새정치를 하겠다는 결심만 선다면 못할 것도 없을 거 같다. 안 후보의 사퇴로 우리 모두의 열망이 전혀 원치 않는 절망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민주.애국 세력이 지혜를 모아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감동 대신 놀라움을 안겨준 안 후보의 위대한 결단이 정권교체와 새정치로 이어지는 놀라움의 연속으로 이어지길 바란다. 야권 후보 단일화 과정의 불협화음에도 불구하고 안 후보의 결단에 경의를 표한다.


베스트 블로거기자Boramir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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