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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녀온 山들

대성암 거울에 비친 '나의 세 얼굴'

대성암 거울에 비친  '나의 세 얼굴'


아차산 '대성암 大聖庵'으로 가는 길은 의외로 쉬웠습니다.
그러나 이 길을 걸을 수 있기까지 기다린 시간은 결코 적지 않았습니다.

지척에 두고도 가 볼 수 없었던 곳...
그곳이 아차산이며 대성암이었습니다.


내 속에도 세얼굴이 깃들어 있었습니다.

첫번재 얼굴은 소유하고자 하는 소유욕이었습니다.
두번째 얼굴은 득실을 계산하는 이해타산이었습니다.
세번째 얼굴은 소유를 위한 이해타산의 얼굴이었습니다.

오늘 오후에 작심하고 도착한 대성암에는 맑은 거울이 봄볕을 받아 너무도 투명했습니다.
그 맑고 투명한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은 초라했습니다.





대성암에 도착하자 말자 내가 찾아간 곳이 아니라
나를 이끈 힘이 이곳에 있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그곳에는
 동자승들이 내 몸에서 홀연히 빠져나와 해바라기를 하며
내게 거울을 들어 보여주었습니다.





그 거울속에서
나는 점점 투명해지며

마침내
나는 그 거울속으로 빨려 들어가고 말았습니다.





거울속에서
 나는

카메라를 든 나를 보며
 스스로 기특해 했습니다.





4월의 햇살은 아차산에서 빛났고
나는 그 빛속에서 평안을 얻고 있었습니다.





초라했던 나의 모습은
어느새 광채로 빛났고

세상은
전 보다 더 맑고 빛났습니다.





봄볕을 받으며 살랑이는 진달래는
 나비와 같이 나풀거렸고

산길을 걷는 사람들은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천상의 사람들이었습니다.



나는
나비가 되어

 그들을 바라보며
황홀해 했습니다.




나를 초라하게 만든
 세상의 욕심들은

어느새
솔밭 속으로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꿈을 꾼 것도 아닌데
헛 것을 본 것도 아닌데





찰라의 시간은
 나를

 하늘 드 높은 곳에
 가두어 두었습니다. 




 발아래
흐드러지게 핀 봄꽃 사이로

검푸른 용이 승천을 하고 있었고
나는 그 용상에 걸터 앉아 있었습니다.



아차산성이 있는 아차산 기슭에는 우리에게 잘 알려진 '워커힐 호텔'이 있는 곳입니다.
오늘 오후, 평소 미루었던 약속을 지키며 바보온달과 평강공주의 전설이 깃든 고구려 옛성터를 방문하며
아차산 꼭대기에 있는 오래된 한 사찰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창건과 중건을 거듭한 이곳 대성암에는 불자들이 모셔 둔 동자승 '케릭터'들이 빼곡히 차 있었는데
그들 모습을 하나하나 찬찬히 들여다 보니 제 모습이 그곳에 투영되었습니다.
변화무쌍한 세상의 사물에 대해서 서로다른 계산법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본 것입니다.

방식만 다를 뿐 어느누구도 '완전하지 못한' 모습이었습니다.누구를 탓하기에 앞서서
나를 돌아보게 한 동자승들의 모습에서 잠시 나를 돌아 봤습니다.

내 속에도 세얼굴이 깃들어 있었습니다.

첫번재 얼굴은 소유하고자 하는 소유욕이었습니다.
두번째 얼굴은 득실을 계산하는 이해타산이었습니다.
세번째 얼굴은 소유를 위한 이해타산의 얼굴이었습니다.

모두 욕심이 빚어 낸 얼굴이었습니다.


 베스트 블로거기자Boramir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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