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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나와 우리덜/나와 우리덜

타이어표 '진짜' 고무신 아시나요?

타이어표 '진짜' 고무신 아시나요?


날씨가 너무도 좋은 날이어서 치과를 다녀 오는길에 율현동의 봄소식을 보고 싶었습니다.
이 동네는 나지막한 구릉에 참나무가 촘촘히 들어선 곳이고 크고 작은 밭들이 옛모습을 갖추고 있는 조용한 동네입니다.

이 동네를 돌아보다가 멀리 용마루가 하늘을 향해서 쭉 뻗어있는 한 사찰을 보게 되었습니다.
숭례문소실이후 숭례문과 조금이라도 닮은 건축물들을 보면 절로 눈길이 닿는 곳입니다.



봄볕이 드리워진 조용한 이 사찰의 힘찬 나무조각을 둘러 보다가 제 눈에 띈 것은 검정 고무신이었습니다.
이 사찰의 대웅전에 드나든 한 스님의 신발같았습니다.

요즘 너무도 보기 힘든 귀한(?) 검정 고무신이어서 혹시나 하고 고무신을 만든 회사가 어디인지 보았습니다.
이미 제 머리속에는 검정고무신의 대명사였던 '타이어표 진짜 고무신'의 추억이 떠 올랐습니다.



대웅전 앞에 가지런히 놓인 검정 고무신 속에는 진짜로 '진짜' 고무신 표시가 되어있었습니다.
넘 반가운 나머지 한켤레 고무신 중 한짝을 들고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지금은 고무로 만든 신발이 있었는지도 모를 세상이지만
저 타이어표 진짜 검정고무신은 한때 너무도 유명했던 우리들의 신발이었습니다.



진짜표 고무신은 다른 고무신에 비해서 신축성이 뛰어나고 잘 닳지도 않아서 정말 실용적인(?) 신발이었는데
학교에서 다녀오면 저 고무신을 신고 운동화는 벗어야만 했습니다.
운동화를 아껴 신으라는 부모님의 엄명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말안듣고 뺀질 거릴 나이의 제가 부모님 말씀을 잘 들었을리 없습니다.
저는 운동화가 더 좋았기 때문이었죠.
그래서 떠올린 묘책이 고무신을 빨리 닳게 만들어 운동화를 사달라는 구실을 만들 참이었습니다.



어떻게 했냐구요?

고무신을 신고 다니며 일부러 시멘트 바닥에 질질 끌면서 다니기도 했고
신발을 벗어서 담장의 까칠한 벽면에 대고 박박 문질렀습니다. ^^



그런데도 야속한(?) 진짜표 고무신은 떨어지지도 않았습니다.
그때 그 추억의 검정 고무신이 이곳에 있을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정말 묘한 인연입니다.




따뜻한 봄날 이 검정고무신 때문에 잠시 돌아가신 부모님을 떠 올렸습니다.
진짜 고마운 '타이어표 진짜 검정고무신'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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