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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나와 우리덜/나와 우리덜

한국민속촌의 중대한 실수 한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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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민속촌의 중대한 실수 한가지


용인에 위치한 한국민속촌의 가을은 정말 아름다웠다. 민속촌을 한바퀴 돌아보는 동안 마치 과거의 시간 속을 여행하는 듯 착각할 정도로 한국민속촌의 모습은 약 150년 전 우리 선조님들이 살았던 과거의 모습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 초가집과 한옥의 절묘한 조화와 함께 그 속에 갖추어 놓은 소품들은 150년 전의 우리선조들의 숨결이 그대로 전해져 올 정도였다.

얼마나 그 장면들이 리얼했으면 민속촌은 인공적으로 재연된 마을이 아니라 원래 부터 이 자리를 지키고 있던 예전의 마을 같은 기분이 들 정도로 돌담 등지에는 이끼 까지 달라붙어 고색창연한 모습이 절로 풍겼다. 이런 정적인 풍경에 한바탕 농악패의 사물놀이와 함께 마상무예와 같은 동적 장면이 연출되는가 하면 한편에서는 물레방아가 느릿느릿 방아를 찧고 있는 곳이었다. 민속촌의 이런 풍경 때문에 사극 등 드라마 소재가 민속촌을 배경으로 만들어진 게 부지기수로 많다. 아마도 드라마 속에서 조차 민속촌의 모습을 보면 실제상황과 같이 여길 정도니 말이다.





#1.한국민속촌의 중대한 실수

그런데 처음 무심코 지났던 서낭당 앞의 풍경이 민속촌을 한바퀴 돌아나오면서 부터 '이건 아니다' 싶었다. 서낭당의 옛모습을 재현에 놓은 그곳은 온통 낙서로 뒤죽박죽이 되어 '이래서야 되겠나' 싶은 생각이 들었는가 하면 민속촌을 돌아 나와 남근석이나 돌무더기 위에 빼곡하게 널린 '쪽지'들을 보는 순간 민속촌이 중대한 실수를 저지르고 있구나 하는 걸 실감할 수 있었다. 그러고 보니 전에 없었던 풍경이었다. 그건 일본의 신사(神社,じんじゃ)에서나 볼 수 있을법한 풍경이지, 결코 우리나라 문화 속에서 발견할 수 없었던 문화이자 본 적도 없었던 장면이었다. 한국민속촌의 중대한 실수였다. 

영상에 나타난 장면이 그 사실이다. 맨 처음 등장하는 그림(영상에서 켑쳐)과 아래 그림은 서낭당 주변의 돌무더기 위에 수 많은 쪽지가 매달려 있는 모습이다. 우리가 언제 부터인가 무심코 우리 고유문화였던 것 처럼 착각하고 있던 풍경이 아닌가. 이런 왜색짙은 풍경이 한국민속촌에 버젓이 설치되어 있었고, 이곳을 방문하며 어느덧 일본의 향수를 느끼도록 만들어진 심각한 문화예속의 현장이었다. 스스로 자초한 것일까. 아니면 누군가에 의해 의도적으로 만들어진 것일까. 그래서 그런지 한국민속촌을 찾는 외국인들 중에는 일본에서 수학여행을 온 학생들이 북적이고 있었다. 입장수입 때문이었나. 그러나 이름 조차 <한국민속촌>인데 이곳에 <한.일민속촌>을 연상케 하는 문화가 존재해서야 되겠나.       

한국민속촌 관련 포스트 고래도 춤추게 만드는 '열두발상모' 놀이/한국민속촌의 '옥에 티' 때문에 빵~터지다/눈살 찌푸리게 한 민속촌 서낭당의 낙서들/민속촌 길냥이 분위기 부터 다르다/민속촌 물레방아간의 에로틱한 전설/브리테니커 사전에 등재된 서낭당 귀신놀이/민속촌 돌쇠 멍석 깔자 왜 뭉기적 거렸나?



그림을 보라. 우리의 기억 속에 이런 풍경이 있었던가. 돌무더기에 금줄을 친 것이라면 몰라도 새끼줄에 메모지를 끼워 넣고 소원 등을 비는 형태는 일본의 신사에서나 볼 수 있는 풍경이지, 결코 우리 문화속에 자리잡고 있는 서낭당 내지 성황당의 풍경은 아닌 것이다. 그래서 일본의 신사와 우리 고유의 문화유산인 서낭당이 어떻게 다른지 자료<辛 在卿의 日本 본대로 느낀대로> 등을 통해 잠시 살펴봤다.

 #2. 일본의 신사神社는 어떤 곳인가

신사는 한국에는 없는 종교로서, 일본에만 있다. 일본 고유의 종교가 신도(神道) 즉 신사이다. 신도란 그 종교의 이름이고, 신사란 그 신이 있는 장소 신을 모시는 곳, 건물을 말한다. 다른 종교는 종교이름에 '교(敎)'자를 쓴다. 즉 불교, 기독교 등이다. 그러나 이 신사 종교이름에 신교(神敎)라 하지 않고 '도(道)'자를 붙여, 신도라고 한다.

신사하면 우리 민족에게는 그리 달갑지 않은 종교이다. 일제시대 때 일본제국주의는 우리 민족에게 신사참배를 강요했다. 종교는 자유의사이다. 내가 어느 종교를 신봉하던 국가는 아무런 간섭을 할 수가 없다. 그러나 일본제국주의는 우리 민족에게 그들의 종교인 신도에 신사참배를 강제로 시켰고 그것을 거부하면 감옥에 가두었다. 서울 남산의 안중근 의사 기념관 자리가 일제시대의 조선신사가 있었던 자리다. 또 일제시대에는 우리 한반도에 약 1,100개의 신사시설이 있었다고 한다. 최근 거의 정기적으로 한일관계, 중일관계에 문제시되고 있는 일본 수상의 야스쿠니 신사(靖國神社) 참배도 바로 신도인 것이다.

자료사진: 일본의 신사에 내 걸린 소원이 적힌 쪽지와 명패

#3. 신도는 어떤 종교인가

그렇다면 신도는 어떤 종교인가. 일본에는 팔백만신(八百万神. 야오요로즈가미) 라는 말이 있다. 즉 신이 너무 많아서 수 백 만의 신이란 말이다. 일본사람들은 어느 곳 어느 것에도 영혼이 있어서 그것 그곳을 지배한다는 생각이다. 모든 것 모든 곳에 다 신이 있다는 것이다. 신도는 그 신들을 모시는 종교이다. 또 역대 천황들도 신이 되어 일본 민족을 지켜주는 사상으로 신사에서 모셔진다. 장사의 번창을 기원하는 신사, 술이 잘 빚어지기를 기원하는 신사, 병, 농업, 학문성취 등의 기원도 많고 신도 많다.

또 산 하나가 신체가 되는 신사도 있다. 어느 신사는장사번창의 신사라서 장사하는 사람들이 모이는 신사, 어느 신사는 학문성취의 신사라서 수험생들이 모이는 신사, 좋은 배필감을 만나게 해주는 신사라서 선남선녀가 모이는 신사 등,염원도 다양하다. 또 규모가 작은 신사는 한가지 염원이 아니라 몇 가지의 염원을 한 마당에 모시는 신사도 있지만, 이런 신사일수록 효험이 없는지 손님이 적어 보인다. 이처럼 신도는 고대시대부터 자연숭배사상에서 자연발생적으로 성립된 원시종교다. 그러나 우리 문화속의 서낭당과 차이가 있다.

한국민속촌에 있는 서낭당의 모습은 모습 부터 신사와 다르다. 바로 이 앞에 일본의 신사식 쪽지문화가 가로 막고 있었다.

#4. 일본의 신사와 우리나라 서낭당의 차이점

고대의 신앙 속에서 일본과 우리나라의 문화는 매우 비슷한 점을 많이 보이고 있다. 특히 영상과 그림에서 확인되는 것 처럼 일본의 신사에서도 새끼줄이 쳐져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일본의 신도를 상징하는 게 바위에 새끼줄을 쳐 놓는 모습이나 우리나라 서낭당에 쳐 놓은 새끼줄이 별로 달라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토속신앙인 샤머니즘과 비교가 되지 않는다. 

한국의 샤머니즘은 신이 하늘에 있다. 신이 우리가 있는 곳에 올 때는 샤먼 즉 무속인(무당)을 통해서 온다. 샤머니즘과 비교해서 일본의 신도는 애니미즘(Animism)이라 한다. '애니미즘'은 신은 하늘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살고 생활하는 우리의 곁에 있다는 것이다. 또 신의 생활은 우리 인간의 생활과도 같아 먹는 것, 입는 것, 사는 것이 인간과 같다는 사상이다. 신도는 불경이나 바이블 같은 경전이 없다. 경전이 없으므로 가르침도 없는 종교이다. 그래서 종교가 아니라고 해석하는 사람들도 있다.

서울 청계산 원터골에 설치한 정월대보름 소원 빌기도 이런 모습이다. 우리 고유 신앙의 모습이나 서낭당 풍습 아니다.

#5. 한국민속촌 왜 이러나

대충 여기까지만 하자. 밑도 끝도 없는 게 종교며 정치문제가 아닌가. 그러나 분명한 것은 우리나라 서낭당의 풍경 속에는 신사와 같이 애니미즘의 발로와 같은 이기적인 형태의 신앙 보다 이타적인 신앙이었다. 이웃이 잘 되면 나도 잘되고 국가가 잘 되면 사회도 잘 되어 종국에는 나도 잘 된다라는 것과 비슷한 신앙이 우리네 고유의 신앙모습이었다. 그러고 보니 서낭당에 따로 쪽지를 써서 매달아 둘 필요도 없었다. 그저 하늘을 우러러 소원을 빌면 하늘에서 그 소원을 이루게 해 줄 뿐이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우리나라 곳곳에서 설날 내지 정월대보름 축제 등을 통해 일본의 신사에서 등장할만한 '쪽지를 통한 소원빌기'가 등장하고 있었다. 이건 결코 우리 고유의 문화가 아니라 바다건너에서 상륙한 왜색짙은 일본의 신사문화가 아니었나. 그런데 그게 한국민속촌에 버젓이 시설되어 있고 그것도 우리 서낭당 앞을 가로막고 있다니, 한국민속촌이라는 이름이 무색하지 않은가.

G20 정상회의 현수막 앞에 낮선 동물 두마리가 보인다.

우리가 아무리 세계화를 부르짖고 있다고해도 <한국민속촌>은 가장 한국적이어야 하며 한국민속촌은 또 고증을 통해 거의 완벽하게 150년 전의 우리 선조님들의 삶의 모습을 재현해 둔 곳이다. 그런데 일본의 조선 침략이후 이 땅에 발을 디딘 신사문화의 잔재가 한국민속촌에 버젓이 시설되어야 하겠나. 한국민속촌을 돌아나서는 길에 무심코 지나친 이 장면 때문에 뒷맛이 참으로 씁쓸했다.

일각에서는 다문화사회가 된 오늘날 이 정도는 그런대로 봐 줄만하지 않겠나 하는 생각을 하고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이곳은 한국민속촌이지 세계문화를 전시하고 있는 엑스포가 아니다. 혹시라도 한국민속촌이 입장수입 등을 노려 대중의 인기에 영합하려 했다면 한국민속촌이라는 명패를 내리고 세계민속촌 내지 한일민속촌으로 개명창씨 해야하지 않겠나. 그 사이 우리 서낭당의 벽에는 이렇듯 쪽지문화를 닮은 낙서가 도배를 하고 있지 않았나 싶다.

#6. 신사는 개가 지키고 서낭당은 하늘이 지킨다
 
참고로 신사문화와 서낭당 문화의 차이점 하나만 더 추가하고 맺어야 겠다. 일본의 신사 경내에 들어서면 '개의 석상'이 있다. 이 개를 고마이누(こま犬)라 하여, 신의 호위병에 해당하며, 주로 그 신사의 신도들이 봉헌한 것이다. 경내의 중심에는 신전이 있다. 특이한 것은 신전 앞에는 사이센(賽錢)을 올리는 상자가 있는데, 신도에서는 불전을 사이센(賽錢)이라 하고, 그 상자가 사이센바꼬(賽錢箱)이다. 신앞에 불전을 올린다면 정중히 올려야만 될 것이나, 신사에서는 돈을 상자에 던진다.

우리는 서낭당 앞에서 돌을 던지거나 쌓는 반면에 신사에서는 돈을 던지다는 차이점이 보인다. 그 뿐 아니다. 우리는 중요한 제례가 행해질 경우 평소 함께 생활하던 개는 얼씬도 못하게 한다. 개가 호위병 노릇을 하는 곳은 일본의 신사 밖에 없는 모습이다. 개가 지켜주는 신사를 향해 뭐라 말하고 싶지않다. 우리 속담에 '개 같이 벌어서 정승같이 쓰라'는 말도 있는데 오늘날 일본이 경제대국이 된 이면의 신앙관을 살펴보니 우리와 달라도 한참 다르다.


우리 고유 문화를 버리고 세계화를 부르짖지 말자.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라는 말 들어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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