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1 나와 우리덜/나와 우리덜

입질 맛 톡톡히 보여준 백령도


Daum 블로거뉴스
 


입질 맛 톡톡히 보여준 백령도
-백령도에 나타난 블로거 입질의 추억-


세상에서 나를 기억해 주는 사람들이 많으면 얼마나 행복할까...오래전에 감명깊게 읽었던 '시몬느 드 보봐르'는 그의 저서 <인간은 모두 죽는다>에서 영원히 살고 싶어하는 인간의 헛된 욕망을 그려내고 있었다. 주인공 훠스카는 영원히 살 수 있는 인간이었지만 영원히 산다는 게 향복하지 않아 죽음을 택하게 되는데 인간은 궁극적으로 죽음을 통해 완성되는 존재가 아닌가 했다. 그래서 그럴까. 신의 아들이라는 예수 조차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며 불세출의 영웅이 되었다. 참 불합리한 모습이다. 

그가 스스로 선택한 운명인지 창조주의 계획된 프로그램 때문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인간은 죽음을 통해 완성된 인격체가 되는 것이며, 죽는 순간 까지 사랑을 하며 살아가야 하는 존재가 아닌가. 보롸르가 설정해 둔 훠스카는 영원히 살 수 있는 인간이었지만 가슴 속에 사랑이 매마른 사람이었고 그를 기억해 줄 수 없는 사람 때문에 죽기 위해 사랑을 한다. 우리 인간들은 제한된 시간과 공간 속에서 살아가다가 이름 몇자만 남기고 세상에서 자취를 감추는데 우리가 금수와 다른 점은 죽음을 통해 무형의 이름을 남기는 것과 금수 처럼 가죽을 남기는 차이라고나 할까.

입동을 맞이한 휴일 새벽에 나와 함께 여행에 동행한 한 사람의 모습을 블로그에 끄적이고 있다. 나는 그를 기억하는 세상 사람들 중 한사람이고, 그 또한 나를 기억할 테니 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그것도 서로의 추억 속에 아름다운 모습으로 기억된다면 그보다 더 행복한 일이 또 어디에 있을까. 그는 현재 인터넷 다음뷰에서 '입질의 추억'이라는 필명을 사용하고 있는 블로거며 갯바위 낚시를 통해 바다속에 살고 있는 물고기들의 자서전(?)을 주로 쓰고 있는 사람이다.

물고기도 자서전을 쓰나. 참 재밋는 일이다. 블로거란 자신의 오감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며 기록하는 다큐 작가다. 그들에게 붙여진 이름이 블로거라는 말이며 그들의 눈에 비친 세상을 그려내는 사람이자, 세상은 그들에게 스스로 살아온 삶 전부를 보여준다. 세상에서 성공했다고 자부하는 사람들은 스스로의 삶을 되돌아 보며 자서전을 쓰고 싶어하는데, 그들 스스로 또는 누군가의 요청에 따라 쓰여진 자서전의 성격은 여전히 영원히 살고싶은 욕망의 또다른 표현이라고나 할까. 보봐르가 훠스카를 통해 영원한 삶을 꿈꾼다는 게 얼마나 허망한지 보여준 한권의 책을 통해 나타난 '영원'이란, 한 블로거가 무딘 붓으로 기록한 다큐 보다 더 나을까. 


지난달 입질의 추억님과 함께 2박 3일 동안 백령도 '점박이 물범' 생태체험 투어를 다녀 오면서 나는 두가지 숙제(?)를 안게 됐다. 그 첫번째는 2박 3일간의 기록을 블로그에 남기는 일이며 또 하나는 예정에 없었던 일이었다. 입질의 추억님을 인천 연안여객터미널에서 만나고 부터였다.따라서 백령도에 나타난 블로거 입질의 추억이란 부재가 붙은 <입질 맛 톡톡히 보여준 백령도> 편은 두번째 숙제를 끄적이고 있는 셈이다. 그는 나와 여러분들과 함께 블로거의 삶을 통해 세상을 사랑하며 사람들을 사랑하며 스스로 여러분들로 부터 사랑받고 싶어하는 인간이다. 어쩌면 우리도 영원히 사람들의 기억 속에 머물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아닐까. 2박 3일간의 짧은 여행기간 동안 내 눈에 비친 한 블로거의 자취를 돌아본다.   

입질 맛 톡톡히 보여준 백령도


#1. 입질의 추억은 누구인가?

블로거 입질의 추억...나이 34세, 그래픽 전공,아내의 전공은 일러스트,갯바위 낚시 전문가,여행자...내 기억 속에 자리잡고 있는 입질의 추억님의 프로필 전부다. 나는 블로그 <입질의 추억> 열독자다. 그냥 독자가 아니라 열독자라는 말인데 내가 열독자가 된 이유는 다름이 아니라 '입질'이라는 한 단어 때문이었다. 손맛이라 불리우는 '입질의 맛'을 알기 때문이다. 입질이란 낚시질할 때 물고기가 낚싯밥을 건드리는 일을 가르키는 말이다. 입질이란, 아마도 갯바위 낚시나 바다낚시 내지 민물낚시 등 낚시를 해 본 사람들이라면 즐겨 사용하는 말이자 그들 기억속에서 늘 맴도는 환각제 같은 유혹을 만드는 말일 것이다. 

낚시대 끝에 연결된 가는 낚시줄 끝으로 전해져 오는 작은 토닥 거림은 다시금 낚시꾼들을 바다나 강으로 발길을 돌리게 할 텐데 입질 때문에 원하지 않는 과부가 탄생하기도 한다. 입질의 추억이 얼마나 강하면 세상에서 남에게 빌려줄 수 있는 수 많은 물건들 중에 유독 두가지 만큼은 빌려줄 수 없는데 낚시대와 카메라가 그렇다. 그들 꾼들의 말을 인용하면 "...차라리 마누라는 빌려줄 망정 이것만은 안된다"라는 표현만 들어도 입질의 유혹이나 매력이 얼마나 큰지 단박에 짐작이 갈 것이다.



입질의 추억이란 필명을 사용하고 있는 입질의 추억님은 그런 사람이었는데 그는 갯바위를 잠시 뒤로 하고 에코투어에 나선 일행들과 함께 우리나라 서해 최북단의 신비의 섬 백령도로 향하며 백령도가 그의 입질을 자극할지 꿈에도 모르고 있었던 것일까. 그는 나의 두번째 계획 속에서 블로거의 삶이란 이런 것이라는 걸 유감없이 보여주었다. 그 현장으로 여러분들을 안내 한다. ^^ 



#2. 인천 연안여객터미널에서 만난 입질의 추억

그는 마린브릿지호가 쾌속으로 질주하고 있는 동안 선실에서 고개를 떨구고 있었다. 내가 웨이브코스트의 짜릿함을 즐기고 있는 동안 그는 피곤에 떨어져 있었다. 그럴만한 이유가 충분했다. 그도 나와 함께 서울에 살면서 백령도행 쾌속선 시간을 맞추느라 잠을 설쳤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래서인지 그의 곁에서 무시로 들락거렸는데도 그는 여전히 단잠에 빠져있었다. 그를 처음 만난 건 인천 연안여객터미널인데 그가 먼저 아는체 했다. "보라미랑님 아니세효?...^^" 나는 단박에 그를 알아볼 수 있었다. "아...입질의 추억님...^^" 블로거들이 오프라인에서 만나면 이런 식이다.

우리는 처음 만났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오래전 부터 알고 지냈던 사람들 처럼 금방 친해졌다. 블로그란 이렇듯 매력이 넘치는 공간인데 그는 새까만 후배였지만 마치 친구처럼 여겨져 내게 작은 숙제를 만들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 그의 야생본능을 자극한 것은 약 4시간 정도의 긴 항해 끝에 도착한 소청도에서 였다. 갯바위 냄새가 낫던 것일까. 그는 단잠에서 깨어나 어느새 카메라를 들고 마린브릿지호 후미갑판에서 뷰파인더를 들여다 보고 있었다.


#3. 블로거의 기도와 신앙인의 기도

백령도 점박이 물범 생태체험 투어에 나선 일행들 전부가 카메라를 지참하고 있었지만 그분들의 카메라 기종이나 테크닉 따위는 별로 눈에 띄지 않는다. 여행이라는 게 작품사진을 남기는 출사가 아닌 다음에야 기록을 남기는 이유는 여행을 기념하고 추억하는 정도일 텐데 블로거들은 그들과 적지않은 차이점을 보여주고 있다. 스스로 취미 등에 따라 피사체의 쓰임새가 달라지고 있었던 것이다. 입질의 추억님은 갯바위 낚시 전문가 일 뿐만 아니라 맛집 내지 음식을 맛깔 스럽게 담아내고 있는 블로거였다.
 
따라서 블로그 입질의 추억 속에 담겨져 있는 콘텐츠들은 주로 그런 글이나 사진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다. 그리고 지금 처럼 여행을 떠나면 어느새 여행가가 되어 여행기를 끄적이는데 그의 블로그 속에 담겨져 있는 여행기를 보면 자연의 모습을 통해 얼마나 풍족한 여유를 느끼며 행복해 하고있는지 단박에 알 수 있다. 그러나 그는 블로거의 습성(?)에 빠져들며 세상 속에 널린 피사체를 향해 아무 때나 시도 때도 없이(?) 셔터음을 날리고 있었다. ^^ 


이런 모습이다. 신앙인들은 밥상 앞에 앉으면 감사기도 부터 먼저 올리지만 블로거는 밥상머리에서 셔터음을 먼저 날린다. 감사의 표시가 천지차이다. 신앙인들은 보이지 않는 경배 대상인 하늘을 향해 기도문을 날리지만 블로거는 늘 마주치는 이웃의 행복을 위해 셔터음을 날리는 것이다. 그 이웃이 나를 포함하여 다수 블로거들이며 네티즌들인데 입질의 추억님의 기도와 다름없는 셔터음은 어쩌면 기도문 보다 더 세밀하여 셔터음이 남긴 결과물을 들여다 보면서 신앙인들이 남긴 '아멘'처럼 공감의 표시로 '추천' 버튼을 마구마구 때리는 것이다.

그 정도가 얼마나 심한지(?) 신앙인들이 그들의 경배대상을 보면 껍벅 죽는 것 처럼, 입질의 추억만 떳다 하면 우선 추천 부터 때리는 광신도(?)들 때문에 곁에서 지켜보고 있노라면 얼마나 행복한지 모른다. 그는 '남이 잘 돼야 나도 잘 된다'라는 것을 잘 아는 성숙한 신앙인과 다름없는 블로거로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었다. 이른바 '잘나가는 블로거'인데 그가 이렇듯 파워블로거 대열에 합류할 수 있었던 이유는 다름이 아니다. 콘텐츠 하나를 생산하기 위해 열~쉬미 자료조사도 하고 실제 경험과 지식을 포스트에 담아내므로 그는 요즘 다음뷰 취미 카테고리에서 입질의 교주(?)로 변해가고 있었던 것이다.(...미잇~쓰미까?! ^^)


#4. 블로거의 탐구생활

백령도에 첫발을 내 디딘 후 우리는 세계서 두 곳 밖에 없다는 사곶 해수욕장에 도착했는데 이때 부터 영생을 위한 블로거의 탐구생활이 시작되고 있었다. 아마도 입질의 추억님은 이때 까지만 해도 그가 취재 대상이라는 것을 까마득히 몰랐을 것이다. 위의 영상은 백령도를 떠날때 촬영한 것이므로 내 카메라 메모리칩 속에 그의 모습이 담겨져 있을 것이란 사실은 알 수 없는 것이다. 그 사실을 털어놓은 것은 우리가 맨 처음 만났던 인천 연안여객터미널 근처에서 맛집으로 소문난 연백식당에서 밴댕이 무침으로 소주 한잔을 걸칠 때 였으니 말이다.


나는 2박 3일간 그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블로거들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는 모습은 특히 초보 블로거들이 배워야 할 점이 아닌가 싶었다. 뿐만 아니라 연식만 늘려 놓고 활동이 부진한 블로거들이 초심으로 돌아가 '블로거의 삶'을 재정립 해야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드는 것이다. 우리가 매일 또는 하루 건너 또는 일주일 만에 또는 월간(?)으로 발행하는 콘텐츠는 그래서 부단한 탐구생활을 통해서 탄탄한 구성이 돋보이는 포스트로 재생산되지 않아 싶다. 개인적으로도 2박 3일간의 여행을 통해 꽤 많은 자료를 챙기며 백령도를 보다 입체적으로 관조하고 싶었지만 백령도 현지의 모습은 상상 이상으로 매력이 있는 곳이었다.  

#5. 잘나가는 블로거 이유 있다

사곶 해수욕장에서 규암으로 만들어진 예쁘고 작은 자갈들이 널린 콩돌 해수욕장으로 이동하자 입질의 추억님의 발놀림이 빨라졌다. 무엇이 그의 발놀림을 재촉했을까. 콩돌 해변에서 그의 발놀림을 재촉한 건 보석 같은 콩돌이 그의 호기심을 자극 하기도 했겠지만, 해변 저만치서 갯바위가 썰물에 드러나 있기 때문이기도 했다. 그는 갯바위만 보면 입질의 추억이 떠올랐을까.


나는 멀리서 일행들 속에 포함된 그의 일거수 일투족을 살피고 있었다.


그는 콩돌 해변에서 옷고름 처럼 작고 가는 파도에 잘그락 거리는 콩돌을 카메라에 담고 있었는데   


일행들 중에 이런 포즈를 취하고 있는 사람은 입질의 추억 한사람 뿐이었다. 


ㅋ 아주 껍벅 넘어가고 있다. ^^* 이런 열정이 없다면 잘나가는 블로거 대열에 합류할 수 있을까. 그는 대충 사진 몇장으로 끄적이는 포스트는 성에 차지 않았는지, 그의 블로그를 보면 포스트에 등장하는 팩트 외에도 다른분들이 현장에 가 있는 것 처럼 착각할 정도로 꼼꼼하고 치밀한 콘텐츠를 만들고 있었는데 누가 보거나 말거나 이렇듯 껍벅 죽는 시늉을 하지 않았다면 어떤 감동이 있을까. 그러고 보니 잘나가는 블로거들은 반드시 이유가 있었던 셈이다. 그냥 장난삼아 끄적이는 블질이 아니라 사명감을 띈 블질이라고나 할까.


굴딱지가 다닥다닥 붙어있는 갯바위에 다가서자 그는 금새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다. 입질의 추억이 떠오른 것일까.


그의 앞에 호기심을 충족 시켜줄 피사체가 등장했나 보다.


그런데...(에이...이건 아니자나...ㅜ)


#6. 겉과 속 다른 블로거와 백령도

그는 갯바위를 벗어나 해식동굴 속을 살피고 있었다. 환경연합의 활동가가 그의 곁을 따른다. 그는 '물범'이라는 별명을 가진 덩치가 큰 사람이었지만 속을 들여다 보니 점박이 물범 보다 더 예쁜 마음 씀씀이가 도사리고 있었다. 그렇다면 내가 본 입질의 추억님은 어떤 모습일까. 이 포스트를 읽어 내려오는 동안 갯바위 낚시 전문가 하면 떠 올릴 모습을 그에게서 발견할 수 있었는가. (아닐 껄...^^) 보통 갯바위 낚시꾼이라고 하면 볕에 그을려 구리빛 얼굴을 한 모습을 상상할 수 있지만, 그의 모습은 부잣집 도련님 처럼 하얀 피부에 지렁이만 보면 몸서리 칠 사람 처럼 갯바위 낚시 전문가 하고는 거리가 멀어보인다.


속을 들여다 봐야 그 사람의 됨됨이를 알 수 있는데 우리는 온오프라인에서 만나는 사람들을 너무 쉽게 분류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블로깅을 통해 만나는 사람들은 저마다 독특한 개성을 통해 '나 만의 소리'를 내며 이웃과 소통을 하고 있는데 종종 블로그에 드러나 있는 글 등을 통해 상대의 전부를 아는 양 판단을 함부로 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다 보니 가끔씩 불협화음도 생기곤 하지만 시방 그가 들여다 보고 있는 백령도 규암 해식동굴 속 처럼 상대를 알아가기 위해서는 보다 많은 관심과 교류가 필요하지 않을까.


내가 만나 본 입질의 추억님에 대한 선입견은 인천 연안여객터미널에서 일찌감치 깨지고 말았다. 늘 열독을 하는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백령도도 그런 곳이었다. 자료조사 등 백령도에 대해 꽤 아는듯 했지만 백령도의 정체는 쉽게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고 아주 조금씩 서서히 우리 일행들에게 감칠나는 입질 맛을 더해주고 있었다. 

#7. 아름다운 백령도 겸손한 블로거

2박 3일간의 백령도 여행을 통해서 백령도는 내게 겸손을 가리쳐 주었다. 내 머리속에 든 짧은 지식들은 백령도의 품에 안기자 마자 모두 사라졌다. 그 대신 그 자리를 메꾼 건 작은 겸손이었다. 특히 두무진의 단애와 단애 끄트머리에서 꽃을 피우고 있는 풀꽃들의 삶을 통하여 서두에 끄적였던 '영원한 삶'이라는 화두가 나를 한 없이 행복하게 하는 동시에 인간의 욕망들이 한 없이 부질없고 부끄러운 것이라는 것을 새삼스럽게 깨닫게 되었다. 우리는 억만겁의 세월을 통해 빚어낸 두무진이라는 작품 속에서 잠시 스쳐 지나가는 해풍과도 같았던 것일까.  


블로거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동안에 내가 알고 있던 수 많은 블로거들이 풀꽃들 처럼 피고 지는 것을 목격해 오고 있다. 그 속에는 스스로 '최고'라고 여기던 사람들이 어둠 저편으로 사라지는 모습이 있었고, 초라한 모습으로 떡잎을 드러내 놓고 부끄러워 하는 듯한 블로거들이 포함되어 있었다. 꽃을 피우자 마자 고개를 떨군 블로거도 있고 시작도 하지 못한 채 지레 겁 부터 집어먹고 고개를 떨군 블로거들이 즐비 했다.


그러나 백령도 두무진 단애에 홀로 또는 무리를 지어 핀 풀꽃들을 보면, 각기 제자리를 지키며 세찬 해풍에 견디며 아름다운 꽃을 피운 풀꽃들이었다. 그들은 한순간에 그들을 날려버릴 것 같은 세파가 지나는 동안 고개를 숙여 바람을 피할 줄 아는 지혜를 가지고 있었고, 세상 그 어느 풀꽃들 보다 아름다웠음에도 불구하고 풀숲에 몸을 숨기며 조용히 살아가고 있었다. 백령도는 그런 섬이었는데 세상의 인파 속에서 세상을 관조하고 있는 블로거들의 삶도 그렇게 겸손해야 하지않을까.


블로거들은 그렇게 남의 눈에 잘 띄지는 않지만, 음지 속에서 양지를 지향하는 풀꽃과도 같은 것인지 태양이 뉘엿거리는 사항포 포구 한켠에서 입질의 추억님이 저만치서 사항포 포구를 겨냥하고 있는 모습이다. 그를 만나면서 겸손에 다시 눈을 뜬다. 


#8. 입질의 추억과 백령도의 추억

처음 우리가 인천 연안여객터미널을 출항할 때만 해도 백령도는 단지 '점박이 물범'만이 우리 일행들 에게 추억을 안겨줄 것 같았다. 백령도를 여행하는 주 목적이 그러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동행자를 만나 백령도를 돌아보는 동안 왠지모를 연대감이 형성되는가 하면 백령도의 추억과 함께 나와 같은 길을 걷고 있는 입질의 추억님에 대한 추억이 동시에 오버랩 되고 있었다. 블로거란 공동운명체라는 것일까.


우리가 지향하고 있는 블로깅은 출발점이 서로 다르고 종착점에서 다소 차이가 난다고 할지라도 늘 같은 길을 걷고 있는 사람들이다. 동일한 사물을 놓고도 블로거의 개성에 따라 서로 다른 모습으로 콘텐츠가 생산되는데 백령도는 우리에게 그런 사실을 일깨워주고 있었다. 백령도가 우리가 드리운 블로깅에 입질을 걸어 온 것인데 그 손 맛을 전해준 곳이 백령도의 심장부나 다름없는 두무진의 절경이었다. 인천을 출발 할 때 이런 입질을 가대한 적도 없는데 말이다. 같은 이유로 블로깅을 통해 뜻하지 않는 기쁨을 누릴 수 있다면 그건 인터넷 세상에 감추어진 또 다른 매력이며 입질이 아닐까.


두무진 전경을 카메라에 담고있는 입질의 추억님이 역광에 잡혔다.


우리는 이웃들에게 늘 이처럼 역광이나 뒷모습으로만 기억될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한들 우리 기억 속에 남아있는 세상의 모습들이 영원하지 말라는 법이 있을까.


원치 않았던 행운은 늘 이런 모습으로 다가온다. 나와 입질의 추억님...을 촬영한 분은 김영주님이라는 주부신데 황금빛으로 물들어 가는 두무진을 배경으로 우리도 모르는 사이 촬영을 했다. 또 한 분의 이웃이 우리를 기억해 주고 있는 모습이며 우리는 어디를 가나 세상에 기억되고 있는 바람같은 존재였다. 백령도와 두 블로거를 추억할 수 있는 유일한(?) 모습이다.


#9. 우리를 추천해 준 환경연합과 내가 때리는 추천

세상에는 공짜가 없다. 세상을 조금 살다보니 그 경험들 속에는 반드시 자신의 노력에 따른 댓가가 있었다. 입질의 추억님과 함께 동행하는 동안 우리는 일행들 보다 더 많은 발품을 팔아야 했다. 블로거라는 이유 하나 때문이다. 물론 블로거가 아니라 할지라도 여행지의 매력을 보다 세밀하게 둘러보려면 발품을 더 많이 팔아야 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백령도의 입질은 갯바위 낚시꾼이 연출하고 있는 밑밥 때문이라도 입질을 하지 않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자를 돕는다라고 했던가.


우리가 백령도 점박이 물범 생태체험 투어에 합류할 수 있었던 것도 그런 이유가 작동한 것일 텐데 우리를 이 투어에 추천해 준 곳은 환경연합이었다. 사람들의 기억 저편에 있는 백령도를 널리 알려달라는 취지와 함께 백령도 점박이 물범의 존재를 알리는 동시에 그들을 보호해야 할 사명을 띈 게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들의 공통된 숙제나 다름없었다. 추천은 그렇게 이루어졌다.


비슷한 이유로 인터넷 상에서 블로거들의 삶이란 점박이 물범 같은 존재일까.


버려진듯 보호받아야 할 이 시대의 다큐 작가들은 사람들로 부터 잊혀지는 존재가 되어서는 안된다.


언제 어디에 있던지 서로 돕고 격려하며 운명을 함께 나누어야 할 사람들이 블로거며 나와 동행한 입질의 추억님이 아니었던가.


내가 블로거 입질의 추억님에 대한 리뷰 글을 끄적이는 이유는 다 아셨겠지만, 현재 나와 같은 길을 가고 있는 한 블로거를 응원하고자 함이다. 무릇 고통은 나누면 작아지고 행복을 나누면 커진다고 했는데 우리가 블로깅을 통해 받는 작은 고통이 있다면 그건 사람들의 기억 저편으로 멀어진다는 것이다. 블로깅의 목적이 반드시 이웃과 대화를 나누어야만 소통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오프라인에서 바쁘게 살아가는 동안에 목례만 나누어도 소통이며 박수만 쳐도 소통이다. 타인을 향한 배려이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에서 이웃과 작은 행복을 나눌 수 있는 '비상버튼'이 추천 버튼인 셈인데 이 버튼의 생명은 유사시에 필요한 게 아니라 내가 이웃집을 노크하며 떡을 돌리듯 이웃의 초인종을 누르는 것과 다름없는 모습이다. 점잖지 못한 표현이지만 그 초인종은 지그시 누를 필요가 없다. 걍 때려라!! ^^ 


#10. 우리도 가끔은 외로울 때가 있다

서해 최북단에 위치한 백령도는 신비의 섬이자 외로운 고도다. 마치 블로거의 삶을 보는듯 하다. 대한민국의 영토지만 적지않은 국민들은 여전히 백령도의 실체에 대해 모를 뿐만 아니라 알려고도 하지 않는다. 속을 들여다 보면 보석같은 존재지만 그래서 더 외로운 섬이다. 비슷한 운명을 가진 게 또한 블로거가 아니었나. 이렇듯 입질의 추억님을 오프라인에서 만나지 못했다면 그는 여전히 열독자들로 부터 신비로운 교주(?) 처럼 홀로 버려져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열독자들의 열렬한 성원은 보다 나은 콘텐츠 생산에 박차를 가하는 힘이 될 것이며 청량제가 되어 다시금 힘을 내게 만들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우리도 가끔씩 외로울 때가 있는데 그건 보봐르가 간파한 인간의 욕망속에 내재된 헛된 꿈이 사라진 때문일까.


나도 사랑받고 싶고 우리들 또한 사랑에 목말라 있다.


그 사랑을 풍성하게 채워 줄 수 있는 자연이 백령도라면, 그 향기를 온라인에 실어나르는 바람같는 존재가 블로거다.


그가 어느날 내 앞에 나타난 갯바위 낚시 전문가이자 여행가인 <입질의 추억>님이다. ^^

백령도 '점박이 물범' 관련 포스트  나를 잠못이루게 한 백령도 점박이 물범/바다에서 바라 본 인천대교 어떤 모습일까?
/롤러코스트 보다 더 짜릿한 웨이브코스트?/소청도의 들국화 향기에 놀란 사람들/세상에 두 곳 밖에 없는 천연 활주로/콩돌 보석을 품은 보물섬 아시나요?/미주알고주알이 깃든 백령도 말미잘의 추억/천안함, 내 양심 뒤흔든 '통한의 바다'에 서다/서해의 해금강 '두무진'의 신비한 절경 두가지/백령도에 '황금빛'으로 변하는 절벽이 있다/백령도 사곶 해수욕장 '해돋이'가 특별한 이유


...우리는 영원을 꿈꾸는 사람이자 세상의 모습을 기록하는 다큐 작가다. ^^*

내가 꿈꾸는 그곳의 PhotОтправить сообщение для Марта с помощью ICQ 이야기

베스트 블로거기자Boramirang 


  SensitiveMedia 세상에서제일 작고강력하며너무 따뜻~한 Media 내가 꿈꾸는 그곳    
 www.tsori.net / Boramirang 내가 꿈꾸는 그곳.

Daum 검색창에 내가 꿈꾸는 그곳을 검색해 보세요. '꿈과 희망'이 쏟아집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