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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나와 우리덜/나와 우리덜

봉하마을의 마지막 '석양' 촬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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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봉하마을의 마지막 '석양' 촬영하다!
-추모 다큐 제5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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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23일 오전, 노무현 전 대통령의 투신 서거 소식을 듣자 마자 곧바로 짐을 챙겨 양산으로 향했다. 그곳에서 노 전대통령의 서거가 공식으로 확인되었고 서울에서 출발하면 당신이 외롭게 누웠을 병원 곁에 작은 그림자 하나 더 추가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가 있었다. 그러한 기대는 우리 현대사에서 노 전대통령의 죽음이 갖는 역사적인 의미를 되새기는 한편, 최선을 다하여 기록을 해 두어야 겠다는 마음을 아울러 다지며 자동차 속 라디오 뉴스에 귀를 기울이며 거리를 좁혀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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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오후 5시가 넘어서 양산을 출발한다는 소식으로 당신의 싸늘한 주검이 안치된 양산을 코 앞에 두고 김해 봉하마을로 곧장 달리기 시작했다. 서울에서 김해로 이동하는 동안 수도없이 반복해서 당신의 서거 소식을 전해들었지만 믿기지 않았고 열심히 달렸지만 자동차는 더디기만 했다. 남양산 톨게이트를 빠져나간 후 김해 진례 나들목 까지 당도할 즈음 차갑게 식은 당신의 주검이 막 봉하마을에 도착했다는 소식이 들렸다. 톨게이트에서 10분전에 통과했다고 일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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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전대통령이 퇴임후 봉하마을에서 지내시는 동안 봉하마을 소식을 통해 이곳의 생활상은 늘 접하고 있었지만 처음 방문해 보는 봉하마을은 늘 봐 오던 우리 농촌의 풍경과 다름없었다. 그러나 나와 안사람이 동행한 봉하마을 들녘은 알 수 없는 침묵이 흐르는 가운데 멀리서 조곡이 들판에 나지막하게 흐르고 있었다. 서울을 떠나기 전 노 전대통령의 사저 뒷편 부엉이 바위를 봐 둔 터라 제일먼저 부엉이 바위가 눈에 들어왔다. 긴 한숨을 몰아쉬었다. 당신의 삶 전부를 지켜봤을 부엉이 바위는 그대로 있는데, 격동기의 우리 시대를 거슬러 온 몸을 던진 당신의 체온은 서서히 식어가고 있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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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안사람은 평소 당신이 즐겨 다니던 논 길에 서서 봉하마을을 뉘엿 거리는 붉은 태양을 바라보고 있었다. 지난 23일 하루동안, 오전에는 서거 소식에 놀라고 봉하마을에 발을 디뎌놓는 순간, 당신이 마지막 숨을 거두기 전 바라봤을 봉하마을 들녘 서쪽으로 태양이 기울고 있는 모습을 보며 안타까워 어쩔줄 모르며 발걸음을 옮기고 있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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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게 물든 석양은 마치 희망이 기울어져 가는 것 처럼 절망같이 보였으나 나중에 알고보니 이미 당신이 예견한 생사일여의 한 부분일 뿐이었다. 하지만 왜 그렇게 가슴 한편이 아려오고 헛헛한지 당신의 생가가 있는 부엉이 바위와 유성처럼 꼬리를 감추는 붉은 태양을 번갈아 보며 아쉬워 했다. 2009년 5월 23일 오후 6시 59분 경의 태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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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뜨고 지는 태양이자 1년 365일 내내 뜨고 지는 태양이었지만, 저 태양은 이른 아침 여명을 만들었고 여명속에서 사라져간 당신 때문에 당신이 보이지 않아 하루종일 외로웠고, 당신이 보이지 않아 얼마나 가슴앓이를 했는지 붉게 피멍이 든 채 서산 저편으로 지고 있는 모습이었다. 농사나 지으며 고향에서 살고자 했던 당신의 그 소박한 소원하나 들어주지 못한 태양이자, 당신이 부엉이 바위 위에 올라서지 못하도록 밝게 비추지 못한 아픔으로 땅을 치며 애통의 눈물을 삼키며 사라지는 태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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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부지런히 달려간 보람은 있었는지 나는 우리를 행복하게 했던 '바보 노무현'의 운명은 지켜보지 못했지만 당신이 그토록 사랑했던 봉하마을 들녘에 사라지는 태양을 당신 대신 바라 볼 수 있었던 것이다. 당신이 이른 아침 부엉이 바위로 향하지 않았다면 저 태양은 당신의 통찰력 처럼 생사일여의 한자락일 뿐이었겠지만, 당신의 평소 소원대로 이곳 봉하마을에 살면서 가난하고 소박한 이웃들이 늘 마주치는 저 태양을 보며 감사하며 잠자리에 들었을 텐데...우리가 당신을 미쳐 지켜주지 못했고 나 또한 그랬으며 저 태양은 또 오죽했을까? 나는 돌이킬 수 없는 운명의 수레바퀴를 붙들고 멍하니 서쪽만 바라 보았다.

베스트 블로거기자
Boramirang 


** 본 포스팅 속 사진은 원본 사이즈가 담긴 다음블로그 http://v.daum.net/link/3299173/http://blog.daum.net/jjainari/15712291 사진 보다 현장감이 떨어져셔 부득이 다음뷰 '사진' 카테고리에 동일한 내용이 포스팅 되었습니다. 양해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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