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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녀온 山들/늘 그리운 淸溪山

황홀한 순례길에 나선 '메타쉐콰이어'


황홀한 순례길에 나선

 ''
 



나는 그를 오래전 부터 알고 있었다.
그가 이른 새벽에 눈을 뜰 때 부터
 어둔 밤에 잠자리에 들기 위해서 알몸으로 샤워를 마칠 때 까지

그가 황금빛 고운 볕을 사랑하고
차디찬 바람을 향하여
온 몸으로 맞서던 모습을 잊지 못하고 있다.



 나는 그의 모습을 보기 위해서
한 주에 두어번 이상은 그가 알몸으로 드러누운 나즈막한 침상곁으로 나아갔고
그의 체취가 묻어나는 홑이불 곁에서 한참이나 그를 바라 보았다.



 그가 이른 봄에
 황금빛 가득한 세상의 窓을 바라볼 때
그 아름다운 모습을
나는 잊지 못한다.


발가벗은 그의 몸에 돌출된  상기된 乳頭는
이불홑청 틈 사이로 보이는 생명줄 이었건만
바람은 애무를 그칠줄 몰랐다.


 


 바람뿐 아니었다.
그가 혼신을 다하여 사랑하고자 몸을 뒤척일 때 마다
황금볕은 그를 간지럽히며
그의 몸에 남은 단 한방울의 수액조차 다 쏟아내게 했다.



 격렬한 사랑이 잠시 주춤이라도 할 것 같으면
그는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몸으로 동산을 거닐며 작은 꽃들과 노닐고
작은 천에 다다라 한모금 물로 목을 축이며 하늘을 바라 보았다.



 세월이 저만치 가고 있어도
바뀌는 건
그가 종일 걸치고 있던 겉거죽의 색깔 뿐

그는
 이 땅과 하늘과 이웃의 온갖 것들을 온 몸으로 사랑했다.



 원터골을 향하여 걸음을 옮기며 본
메타쉐콰이어는 바늘과 같은 잎을 다 떨군 채 빈가지로 바람을 피해 가고 있었다.

사철동안 그를 지켜 준 작은 개울에는
메타쉐콰이어의 잔 잎들이 川을 이루며 어디론가 떠나고 있었다.

한 해동안 청계산을 푸르게 만들며 숲을 이룬 그들이 겨울을 맞이하고 있었던 것이나
그들이 남기고 간 흔적은 작은 테두리 하나 뿐
그 아무것도 없었다.

작은 사명하나
혼신의 힘을 기울여 사랑하며 완성하고
그들은 또 어디로 가는 것일까?


12월의 나는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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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스트블로거기자Boramir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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