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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나와 우리덜/나와 우리덜

요즘 보기힘든 '두레박과 우물' 황도서 만나!




요즘 보기힘든
 '두레박과 우물' 반갑다!

요즘 신세대들은 이런 모습을 만나도 별로 감동을 할 것 같지 않다. '나무꾼과 선녀'나 '바늘과 실' 처럼 늘 같이 따라 다니는 '두레박과 우물'은, 남도의 바닷가에서 보고 깔라파떼에 있는 뽀사다 호텔에서 만나 후 한동안 볼 기회가 없다가  그저께 안면도의 천수만 변에 있는 황도의 나문재자연농원에서, 우리네 우물의 모습과 조금은 달라 보이는 '두레박과 우물'을 만났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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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우물곁으로는 화원이 펼쳐져 있고 근사한 레스토랑이 있는데 우물의 용도는 식수로 사용한 흔적보다 농원에 물을 주기위한 시설이나 조형물 처럼 만들어져 있었는데 통나무를 깍아서 만든 두레박이 인상적이었다. 요즘은 어디를 가나 '상수도' 시설이 되어 있지만 우리가 자랄 때만 해도 우물은 흔했고, 우물은 여러사람들이 함께 사용하는 공동우물도 있었지만 뒷뜰이나 앞마당 등지에 파 놓고 집안사람들만 이용하는 우물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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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때, 우리집 뒷뜰에도 깊은 우물이 하나 있었는데 그 우물은 꽤 깊어서 어린 나는 가능하면 그 우물 곁으로 지나가고 싶지 않았다. 특히 한밤중이 되면 그 우물 속에서 알 수 없는 종류(?)의 괴물체가 불쑥 나타날 것만 같았고 기억에 의하면 국민학교(초딩)에 입학할 즈음까지는 우물을 두려워 한 것 같았다. 대낮에 어쩌다 우물속을 들여다 보면 깜깜한 저편에서 빛을 받은 우물이 작은 그림자 하나를 비추고 있었는데 우물을 들여다 보며 그 물체의 형상을 쫒다보면 어느새 온 몸으로 찬기운이 퍼지는 걸 느끼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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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물에 대한 호기심은 학교에 들어가자 마자 더 증폭되었다. 특히 학교에 있던 우물 근처에는 고학년이라 할지라도 아이들이 별로 얼씬 거리지 않았는데 우물에 대한 괴담이나 화장실 속 괴담은 어린 나나 우리들을 우물을 기피하게 만드는데 일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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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물속에 누가 빠져 죽었는데 그 혼령(귀신)이 밤마다 나타난다는 등 별의 별 소문들이 어린 마음에 공포를 더했고 마침내 그 공포는 호기심으로 작용하여 한낮에 형이나 어머님이 우물에 물을 긷거나 볼일 을 볼라치면 그 곁에서 치맛자락을 붙들고 슬그머니 귀신의 정체(?)를 더듬고 있었던 것이다. 이런 걸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라고나 할까? 그땐 우물이 정말 두려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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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만 되면 어머니는 우물을 이용하여 냉장고 처럼 사용하셨다. 두레박 대신 그물자루에 수박이며 과일 등속이나 사이다 같은 음료수 등을 우물속 물에 담궈 뒀다가 필요할 때 꺼내서 우리가족들에게 내 보이셨는데 얼마나 시원한지 모른다. 이를테면 천연냉장고인 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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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지혜들은 비단 우리집이나 어머니에 국한 되지않고 예전 우리네 살림살이 속 풍경인데, 나는 나문재자연농원 한켠에 있는 우물과 두레박을 만나면서 단박에 이런 생각이 떠 올랐던 것이다. 요즘 쉽게 만날 수 없고 볼 수 없는 것은 우물 뿐만 아니라 돌아가신 어른들이며 잊혀진 것들이었다. 오랜만에 우물과 두레박을 만나며 나는 수십년 전 과거로 돌아 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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