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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포동 이야기

감자부침게,새까만 떡에 숨겨진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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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까만 떡에 숨겨진 비밀
-주부들이 명심해야 할 주방 노하우-



흠...(새까만)떡 좋아하세요...? ^^ )


(뜬금없이 새까만떡이라...? )사진 한 장은 조금 전, 오늘(5일) 아침 필자가 살고있는 주방에서 만들어진(?) 희한한 떡이다. 어쩌면 주부들이 이같은 떡을 한 번쯤은 만들어 봤을 법했다. 그래서 주말 아침 모처럼 여유를 피우며 카메라를 들고 사진 몇 장과 영상을 남겼다. 이른바 '새까만 떡에 숨겨진 비밀'을 공유하기 위해서랄까.






영상에 담겨진 주요 내용은 감자부침게를 굽는 장면이며 아내가 언급한 한마디가 핵심이다. 주부들이 길거리표 혹은 시장표 음식을 좋아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물론 다 그런 건 아니지만 간혹 시골의 장터나 길거리 음식 중에는 착한 음식이 있게 마련이다. 식재료가 싱싱하고 음식의 간을 조미료나 감미료 등으로 맞추지 않은 것 등이다. 사람들은 그런 음식을 대할 때 '촌맛'이라며 좋아한다. 오래전 어머니로부터 전해진 맛이자 요즘 보기 드물어진 음식의 맛이랄까. 주말 아침 감자로 만들어진 촌떡(감자부침게)은 또다른 이야기를 남겼다. 이랬다.



감자부침게,새까만 떡에 숨겨진 비밀





이틀 전, 대관령 근처(옥계)에서 재배된 굵직한 감자 한 상자가 택배로 도착했다. 상자를 개봉해 보니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감자가 얼마나 큰지 어른 주먹 두 개정도를 합한 것만 했다. 아내가 투덜거렸다.


"무슨 감자가 이래?...맛은 있을까? "


아내는 즉시 감자 몇 개를 삶았다. 얼마후 감자를 건져내 맛을 보니 예전맛 보다 덜했던지 선입견 때문인 지 '이 맛이 아닌 것 같기도 하고'하며 말을 흐렸다. 그리고 이틀의 시간이 흘러 주말 아침에 새까만떡 사건이 벌어지고 말았다.





내 앞에 놓여진 감자는 엄청난 크기를 자랑했다. 작은 볼에 담겨오긴 했지만 숙제(?)를 받아 쥔 학생들 마냥 입이 딱 벌어질 정도. 녀석들을 모조리 강판에 갈아야 하는 임무를 떠 맡았다. 감자가 얼마나 큰지 강판에 대고 갈려니 손아귀가 얼얼해져 온다. 절반을 강판에 박박 갈고있었을 때였을까. 열어둔 문틈으로 부침게 굽는 냄새가 요란했다. 아랫집에서 무엇을 굽는지 냄새가 진동을 했다. 


식전이라 냄새는 식욕을 자극해 강판에 갈아부치는 속도가 점점 더 빨라지고 있었다. 감자부침게를 좀 더 빨리 먹고 싶었던 것.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아랫집에서 모락모락 피어오르던 냄새의 색깔이 변했다. 그렇다면 이번에는 삼겹살이나 우리가 알지 못하는 고기를 굽는 것일까. 궁금했다. 그런데 조금전보다 다른 점이 눈에 띄었다. 방안 가득하던 부침게 냄새와 함께 파릇해 보이는 연기가 자욱한 것 같아 보였다. 





(잘못 본 것일까) 감자를 박박 갈다가 흘깃 주방을 넘겨다 봤다. 혹시 렌지 위에 음식을 올려놓았을 지도 모를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거실바닥에서 본 렌지 위에 팬은 있어도 불길을 보이지 않았다. 혼자 중얼거렸다.


"(아랫집을 향해) 뭘 굽기에 태우는 냄새가 나지?"


그때였다. 곁에서 대화를 나누던 아내가 벌떡 일어나 주방으로 달려갔다.


"에구머니나!!...이를 어째! 떡이 새까매졌네...ㅜㅜ 나...왜 이러지...ㅠ "






아내가 팬의 뚜껑을 열자마자 주방안은 연기로 가득했다. 따로 긴 설명이 필요할까. 아내는 먹다만 굳은 떡을 프라이팬에 올려놓고 약한 불로 (말캉하게)데우려던 참이었다. 하지만 정신을 딴 데로 판 결과 떡 두 조각을 새까만떡으로 만든 것이다.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새까만떡에 숨겨진 비밀(?)은 슬픈 것. 


나이가 들어가면서 피할 수 없는 '건망증'은 자칫 매우 위험한 상황을 부를 수 있다는 거...주부들 뿐만 아니라 연로하신 부모님을 모시는 분들은 명심해야 한다. 주방으로부터 시작되는 살림을 잘 하는 것 중에 '안전사고'가 깃들 수 있는 것. 요즘 우리 사회 곳곳에는 안전불감증세가 도를 넘은 것 같아 몇 자 끼적거린다. 가족과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험으로부터 멀리하는 게 맛있는 음식을 나누는 것 보다 더 나을지도 모르겠다. 참, 감자가 쌀 때 촌맛이 덕지덕지 달라붙은 감자부침게 해 먹는 거 잊지마시기 바란다. ^^*



내가 꿈꾸는 그곳의Photo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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