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마르고 닳도록 타는 나라
-운전자가 팔을 내민 이유-
"운전자가 팔을
왜 내밀고 있을까?...
더워서?..."
이곳은 얼마전 디폴트를 선언한 '에비타의 나라' 아르헨티나의 휴양도시 산 까를로스 데 바릴로체. 살인적인 인플레 때문에 세계인의 입방아에 자주 오르내리는 나라다. 그러나 드넓은 땅 곳곳에는 아름다운 관광 휴양도시를 품고 있어 세계인들로부터 '(배낭)여행자들의 천국'으로 불릴 정도. 바릴로체는 그런 도시 중 하나인 데 이곳에 가면 딴 데서 쉽게 볼 수 없는 오래된 자동차들이 즐비하다.
지금 보고계신 하늘색 자동차는 2차대전 쯤에 당시에 생산된 자동차랄까. 자동차의 도색은 며추 번씩이나 했는 지 그냥 페인트칠을 한 정도이며 브랜드는 온데 간데 없다. 아무튼 잘 굴러가는 자동차만 보면 시간을 최소한 수 십년이상 뒤로 후퇴시킨 듯한 모습이다. 파타고니아 투어를 마치고 돌아오던 중 바릴로체에 들러 우리나라에서는결코 흔히 볼 수 없는 자동차문화를 접하며 카메라에 담았다.
운전자가 팔을 내밀고 있는 풍경은 그 중 하나. 그렇다면 운전자는 왜 운전중에 팔을 내민 것일까. 속사정을 알고나면 조금은 우스광스럽기도 하지만 경제가 어렵고 클래식한 분위기를 즐기는 이들의 실용적인 면을 만날 수 있기도 하다. 운전자가 팔을 내민 이유는 운전석 문짝 때문이었다. 자동차를 고치고 또 고치고 마르고 닳게 타고 다니는동안 해결하지 못한 게 문짝이었던 것. 이런 풍경이 이곳에선 시쳇말로 '쪽팔리는 일'이 아닌 일상이다.
속담에 '외상이라면 소도 잡아먹는다'는 말이 생길 정도지만,
이곳은 다르다. 아니 다를 수 밖에 없다.
아르헨티나는 한 때 세계최고의 경제대국이었지만,
대공황 이후 쪽박을 차기 시작한 것.
그게 남의 일 같은가...남미의 자동차문화를 타산지석으로 삼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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