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과 가슴이 시린 황홀한 바다
-제주 강정마을의 구럼비 앞 바다에서-
여행자의 시선은 늘 좋은 곳만 바라보고 있는 것일까...
고개를 드는 순간 시린 눈의 통증은 단박에 가슴으로 전이된다. 필자가 서 있는 곳은 강정마을 구럼비 앞 바다의 방파제 위...
Boramirang
여행자의 시선은 늘 좋은 곳만 바라보고 있는 것일까...
강정마을 앞 바다의 방파제 위에서 내려다 본 바다는 영혼이 자유롭게 춤추며 깃들만한 곳.
탱글탱글한 젤리를 풀어놓은 듯...그야말로 눈이 시리도록 아름다운 바다였다.
그 바다 곁에서 사람들이 낚시대를 드리우고 있었다. 볕이 쨍쨍 내리쬐는 5월 중순의 오후 3시 무렵.
얼마나 여유롭고 넉넉하고 아름다운 풍경인지...
우리나라에 이런 바다가 있다는 사실 만으로 행복하다.
그러나 눈이 시리도록 황홀한 바다에서 고개를 차마 들지 못한다.
어렴풋한 꿈이 아닌 생생한 현실임에도 불구하고 황홀한 느낌을 붙들어 놓고 싶은 것.
고개를 드는 순간 시린 눈의 통증은 단박에 가슴으로 전이된다. 필자가 서 있는 곳은 강정마을 구럼비 앞 바다의 방파제 위...
눈이 시리도록 황홀한 바다에서 고개를 들면 바로 코 앞에 구럼비를 발파해 공사를 강행하고 있는 해군기지 공사현장이 보인다. 고개를 들고싶지 않은 이유. 단박에 여행자의 환상이 깨지기 때문이다. 여행자가 차마 고개 들기 부끄러운 제주 올레길(7코스)의 한 풍경이 눈 앞에 펼쳐지고 있었다. 구럼비야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꾸나.
Boramir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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