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안철수의 꿈은 '우리 모두의 꿈' 화답
-안철수 사퇴와 '촛불시위'가 남긴 뼈저린 교훈-
영웅이 되고자 하였으나 악당이 되더라니...
지난 주말 무소속 안철수 후보가 대통령 후보 사퇴 기자회견을 하기 전 '예술의 전당 한가람 갤러리'를 찾았다. 그곳에서 지인이 출품한 초대전의 작품을 둘러보고, 여유가 있어서 2층에 전시되고 있는 또다른 작품을 둘러보다가 한 작품 앞에서 걸음을 멈추었다. 낮익은 장면이었다. 그림은 시위 도중 한 시위자가 경찰차에 올라서서 망치로 앞유리를 박살내는 장면이었다. 그 모습을 카메라기자들이 놓칠세라 달려들고 있는 모습이다.
시위대 다수는 복면으로 얼굴을 가렸으나 경찰차를 부수고 있는 한 시위자는 얼굴이 노출됐다. 그의 표정을 잘 살펴보면 의기양양하고 전혀 폭력을 휘두를 것 같지않은 순진하고 착해보이는 모습이다.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장면 아닌가. 그래서 그림 옆에 조그맣게 붙어있는 작품의 제목을 보니 <영웅이 되고자 하였으나 악당이 되더라니-조영진 作>라고 쓰여져 있었다. 정말 시사하는 바 큰 작품이었다.
이 작품은 그림이지만 우리나라에서나 제3세계에서 외신을 타고 보도된 흔히 봐 오던 장면이자, 인류가 이 땅에 살아가는 동안 이어질 장면이었다. 특히 이 작품을 통해 불과 수 년 전 광화문 광장 등지에서 들불처럼 일어났던 '촛불시위' 장면이 그대로 오버랩 됐다. 당시 글쓴이도 그 현장에 있었다. 그냥 현장에 있었던 게 아니라 거의 매일 (취재를 위해)촛불시위 현장에서 살다시피 했다. 그 당시를 잠시 회상해 보면, 그림 속의 한 시위자는 경찰의 (몰래카메라에)의해 채증되어 곧바로 연행되거나, 시위가 끝난 이후 언제든지 연행될 수 있는 '폭도'가 된다. 그는 공권력으로 비유되는 경찰차를 부순 혐의로 중죄의 처벌을 받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는 경찰서에서 또는 검찰의 조사과정에서 억울함을 호소할 것이다.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시위대 틈에 끼었다가 누군가 건네준 망치를 들고 경찰차에 올라 우발적인 폭력행위를 했다고 항변할 것이다. 그러나 카메라가 촬영한 사진은 조중동 등 찌라시를 타고 이미 안방으로 전해진 후며 그는 어느새 폭도로 규정되었을 것이다. 따라서 이 시위대는 당초 좋은 목적으로 출발한 시위가 '폭력시위' 등으로 곡해되며 시위대 전부 또는 시위 목적이 반감되거나 왜곡되고 말았던 것이다.
그 때 누군가는 이렇게 말할 것이다. 폭력시위대를 조장하는 사람내지 세력이 반드시 있을 것이며, 그 당사자는 발본색원 해야 된다고 난리를 칠 것이다. 실제로 최근 새누리당 중앙선대위 총괄본부장 김무성은 촛불시위 당시 모습을 "대통령이 공권력으로 확 제압했어야죠."라고 말하기도 했다. 참으로 끔찍한 발언이자 망언이다. 그들은 주로 사회적 문제를 야기한 정치인과 정당은 물론, 불편부당한 공권력을 행사한 경찰이나 검찰 등 권력이 저지른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문제 전부를 시위대에게 거꾸로 뒤집어 씌울 것이다.
그리하여 경찰차를 향해 망치를 휘두른 당사자는 조사과정에서 혼쭐이 나고 훈방되면 두 번 다시 시위현장에 나타나지 않거나, 또는 아무리 생각해 봐도 억울하여 다음 번 시위에는 복면을 쓰고 동참할 수도 있다. 순진하게 얼굴을 노출한 걸 보완하여 불편부당한 공권력에 대항하려 들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의 경우의 수는 시위에 참여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정치와 관련된 모든 일에 환멸을 느끼게 될 것이다. 또 인터넷 등지에서 익명으로 다시금 공권력이나 부당한 정치놀음에 대해 악플을 달게 될 지도 모른다. 그는 자의든 타의든 '영웅이 되고자 했으나 악당이 되더라니'라는 작품의 제목과 같은 형편에 처한 꼴이다. 경찰차를 부술 당시의 마음은 영웅심에 불타 올랐을 수도 있는 것이다.
이 작품을 보면서 촛불시위 당시의 모습이 생생하게 되살아 났다. 글쓴이는 촛불시위가 끝난 다음부터 정치권에 극도의 불신감과 환멸을 느낀 경우다. 아마도 당시 촛불시위에 자발적으로 참여한 적지않은 분들은 글쓴이의 심정과 별로 다르지 않을 것이다. 전국민이 불편부당한 권력에 항의하여 촛불을 다 들어도 공권력 동원하여 군홧발로 짓밟아 버리면 그만이었다. 그 장면을 광화문 프레스센터 앞에서 동료들과 함께 지켜보고 있자니 살이 부르르 떨렸다. 할 수만 있다면 시민들을 짓밟는 전투경찰과 목숨을 걸고라도 싸우고 싶었다. 이런 무법천지 세상에 살아남아서 무슨 영화를 더 볼 것인가 싶은 생각이 굴뚝같은 것이다.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오는 게 아니라 상습적인 '거짓말쟁이 대통령'으로부터 나왔고 공권력으로부터 나왔다. 헌법 제1조?...제1항,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제2항,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누가 그래?!...) 대한민국은 공권력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대통령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대통령으로부터 나온다는 게, 촛불시위를 겪고난 다음 지난 4년 반 이상의 세월을 통해 느낀 국민 1인의 체험담이다.
참 이상하고 묘한 타이밍이었다. 전시회를 둘러보고 귀가한 직후 인터넷을 열어보니 안철수 후보의 기자회견 소식이 속보로 전해지고 있었다. 후보 단일화가 지연되면서 불거진 불협화음 등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는 것 쯤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연 기자회견 자리에서 안 후보는 울먹거리며 대통령 후보를 사퇴한다고 했다. 놀랬다. 전혀 예상밖의 결과가 나타난 것이다. 혼란스러웠다. 그러나 이틀이 지난 지금 그 혼란은 다 가라앉고 차분해지면서 냉정함을 되찾고 있는 것이다.
촛불시위에 참여한 사람들의 '꿈과 희망'이 안철수가 꿈꾸던 '새정치'와 전혀 다르지 않았다. 그리고 당시와 너무 쏙 빼 닮은 게 안철수 후보의 사퇴 모습이었다. 단지 차이가 있다면 안철수의 꿈과 희망이 공권력에 의해 꺽이지 않았다는 점이며 현실의 벽에 부딪쳐 잠시 유보되었다는 점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안철수가 대통령 후보가 안 된 것에 대해 절망을 하고 있었다. 절망의 이유는 '안철수라야 정권교체를 이룰 수 있다'는 주장사실이다. 그랬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러나 안철수가 대통령 후보를 사퇴했다고 해서 새정치의 희망이 다 꺽인 건 아니었다.
안철수를 통해 시민들이 꿈 꾼 새정치는 여전히 유효했다. 이틀전 문재인 후보는 "안철수 후보가 갈망한 새 정치의 꿈은 우리 모두의 꿈이 됐다"며 "그 힘으로 정권교체와 새 시대를 만들어내겠다"고 밝히고, 안철수측과 적극적인 연대방안을 모색하고 있었다. 안철수가 화답할 차례만 남겨두고 있는 것이다. 꽤 길게 촛불시위 당시의 모습을 회상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촛불시위에 참여한 시민과 정치인 안철수와 분명한 차이점이 있었다. 촛불시위에 참여한 시민들의 희망사항은 영웅이 되고자 한 게 아니었다. 시민들을 무시하고 있었던 불편부당한 정권에 항의코자 시민들의 의견을 모았을 뿐이다.
그런 점에 비추어 정치인 안철수는 영웅을 꿈꾼 거나 다름없었다.(오해없기 바란다.) 대통령 후보를 사퇴한다고 해서 눈물을 보일 이유가 없었던 것이다. 인류문화사에 의해 '난세의 영웅'이 되고자 한다면 수 많은 희생이 뒤따라야 했다. 근대 역사를 통해 우리가 잘 아는 '체 게바라(Ernesto Guevara, Che Guevara)'는 쿠바혁명을 통해 혁명에 성공했을 지 모르겠지만 엄청난 희생을 치루었다. 그리고 그 자신 조차 희생물이 되고 말았다. 이런 혁명적 역사를 참조하면 단지 무형적 지지세력 만으로 정권교체와 정치개혁을 통한 새정치를 하기엔 역부족이 아닌가.
안철수가 백의종군한 가장 큰 의미를 '자기희생'에 두면 스스로 위대해 질 것이며, 영웅이 되고자 했다면 오히려 초라해 질 수 있는 모습이 사퇴 기자회견에 나타난 것이다. 따라서 글쓴이는 비판적인 글을 통해 사퇴모습을 재조명해 봤지만, 안철수를 지지했던 시민들 일부가 여전히 절망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마치 그림에서 처럼 시위대가 안철수(후보)를 경찰차 위에 올려 놓고 망치를 건넨 것과 별로 다르지 않은 위험천만한 모습이다. (누굴 죽일 셈인가.)안철수의 어께를 가볍게 해 줘야 할 대목이다.
그런 방법으로 정치개혁 내지 새정치가 가능하다면 국민 모두에게 망치를 나눠주는 게 더 나을 지 모른다. (그게 옳은가?...)그러나 우리에게 망치 보다 더 무서운 무기가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그 게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국민참정권'이자 모든 권력이 국민으로부터 나오게 만드는 '투표권'을 행사하는 일이다. 그런 일이 '특정인을 통해야만 반드시 실현된다'라고 한다면 그렇게 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단지 특정 후보가 '자기 마음에 들지않는다'는 이유 만으로, 국민을 짓밟아 온 정당 내지 정치세력을 유리하게 만든다면, 그게 민주.애국시민으로 차마 할 짓인가.
정치인 안철수는 시민들에 의해 (순수한 마음에서)'등 떠밀려' 대통령 후보가 됐고(그렇게 됐다고 본다.)...,(현실의 벽에 부딪쳐)사퇴의 길을 걸었지만, 그를 다시금 '난세의 영웅'으로 만들 수 있는 길은, 안철수의 백의종군 선언처럼 문재인 후보와 힘을 합쳐 반드시 정권교체를 이루는 일만 남았다. 그것 마저 포기한다면 그를 지지한 시민들이나 안철수 등, 순수한 시민들의 꿈과 희망이 오히려 역공을 당하며 '악당(?)'으로 포장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촛불시위가 낳은 기형적 교훈이자, 예술의 전당에 걸린 한 작품의 매우 심오하고 시사적인 모습이다. 정치인 안철수와 그를 지지하는 민주.개혁세력의 구국적 결단을 기대한다.
시위대 다수는 복면으로 얼굴을 가렸으나 경찰차를 부수고 있는 한 시위자는 얼굴이 노출됐다. 그의 표정을 잘 살펴보면 의기양양하고 전혀 폭력을 휘두를 것 같지않은 순진하고 착해보이는 모습이다.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장면 아닌가. 그래서 그림 옆에 조그맣게 붙어있는 작품의 제목을 보니 <영웅이 되고자 하였으나 악당이 되더라니-조영진 作>라고 쓰여져 있었다. 정말 시사하는 바 큰 작품이었다.
이 작품은 그림이지만 우리나라에서나 제3세계에서 외신을 타고 보도된 흔히 봐 오던 장면이자, 인류가 이 땅에 살아가는 동안 이어질 장면이었다. 특히 이 작품을 통해 불과 수 년 전 광화문 광장 등지에서 들불처럼 일어났던 '촛불시위' 장면이 그대로 오버랩 됐다. 당시 글쓴이도 그 현장에 있었다. 그냥 현장에 있었던 게 아니라 거의 매일 (취재를 위해)촛불시위 현장에서 살다시피 했다. 그 당시를 잠시 회상해 보면, 그림 속의 한 시위자는 경찰의 (몰래카메라에)의해 채증되어 곧바로 연행되거나, 시위가 끝난 이후 언제든지 연행될 수 있는 '폭도'가 된다. 그는 공권력으로 비유되는 경찰차를 부순 혐의로 중죄의 처벌을 받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는 경찰서에서 또는 검찰의 조사과정에서 억울함을 호소할 것이다.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시위대 틈에 끼었다가 누군가 건네준 망치를 들고 경찰차에 올라 우발적인 폭력행위를 했다고 항변할 것이다. 그러나 카메라가 촬영한 사진은 조중동 등 찌라시를 타고 이미 안방으로 전해진 후며 그는 어느새 폭도로 규정되었을 것이다. 따라서 이 시위대는 당초 좋은 목적으로 출발한 시위가 '폭력시위' 등으로 곡해되며 시위대 전부 또는 시위 목적이 반감되거나 왜곡되고 말았던 것이다.
그 때 누군가는 이렇게 말할 것이다. 폭력시위대를 조장하는 사람내지 세력이 반드시 있을 것이며, 그 당사자는 발본색원 해야 된다고 난리를 칠 것이다. 실제로 최근 새누리당 중앙선대위 총괄본부장 김무성은 촛불시위 당시 모습을 "대통령이 공권력으로 확 제압했어야죠."라고 말하기도 했다. 참으로 끔찍한 발언이자 망언이다. 그들은 주로 사회적 문제를 야기한 정치인과 정당은 물론, 불편부당한 공권력을 행사한 경찰이나 검찰 등 권력이 저지른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문제 전부를 시위대에게 거꾸로 뒤집어 씌울 것이다.
그리하여 경찰차를 향해 망치를 휘두른 당사자는 조사과정에서 혼쭐이 나고 훈방되면 두 번 다시 시위현장에 나타나지 않거나, 또는 아무리 생각해 봐도 억울하여 다음 번 시위에는 복면을 쓰고 동참할 수도 있다. 순진하게 얼굴을 노출한 걸 보완하여 불편부당한 공권력에 대항하려 들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의 경우의 수는 시위에 참여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정치와 관련된 모든 일에 환멸을 느끼게 될 것이다. 또 인터넷 등지에서 익명으로 다시금 공권력이나 부당한 정치놀음에 대해 악플을 달게 될 지도 모른다. 그는 자의든 타의든 '영웅이 되고자 했으나 악당이 되더라니'라는 작품의 제목과 같은 형편에 처한 꼴이다. 경찰차를 부술 당시의 마음은 영웅심에 불타 올랐을 수도 있는 것이다.
이 작품을 보면서 촛불시위 당시의 모습이 생생하게 되살아 났다. 글쓴이는 촛불시위가 끝난 다음부터 정치권에 극도의 불신감과 환멸을 느낀 경우다. 아마도 당시 촛불시위에 자발적으로 참여한 적지않은 분들은 글쓴이의 심정과 별로 다르지 않을 것이다. 전국민이 불편부당한 권력에 항의하여 촛불을 다 들어도 공권력 동원하여 군홧발로 짓밟아 버리면 그만이었다. 그 장면을 광화문 프레스센터 앞에서 동료들과 함께 지켜보고 있자니 살이 부르르 떨렸다. 할 수만 있다면 시민들을 짓밟는 전투경찰과 목숨을 걸고라도 싸우고 싶었다. 이런 무법천지 세상에 살아남아서 무슨 영화를 더 볼 것인가 싶은 생각이 굴뚝같은 것이다.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오는 게 아니라 상습적인 '거짓말쟁이 대통령'으로부터 나왔고 공권력으로부터 나왔다. 헌법 제1조?...제1항,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제2항,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누가 그래?!...) 대한민국은 공권력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대통령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대통령으로부터 나온다는 게, 촛불시위를 겪고난 다음 지난 4년 반 이상의 세월을 통해 느낀 국민 1인의 체험담이다.
참 이상하고 묘한 타이밍이었다. 전시회를 둘러보고 귀가한 직후 인터넷을 열어보니 안철수 후보의 기자회견 소식이 속보로 전해지고 있었다. 후보 단일화가 지연되면서 불거진 불협화음 등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는 것 쯤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연 기자회견 자리에서 안 후보는 울먹거리며 대통령 후보를 사퇴한다고 했다. 놀랬다. 전혀 예상밖의 결과가 나타난 것이다. 혼란스러웠다. 그러나 이틀이 지난 지금 그 혼란은 다 가라앉고 차분해지면서 냉정함을 되찾고 있는 것이다.
촛불시위에 참여한 사람들의 '꿈과 희망'이 안철수가 꿈꾸던 '새정치'와 전혀 다르지 않았다. 그리고 당시와 너무 쏙 빼 닮은 게 안철수 후보의 사퇴 모습이었다. 단지 차이가 있다면 안철수의 꿈과 희망이 공권력에 의해 꺽이지 않았다는 점이며 현실의 벽에 부딪쳐 잠시 유보되었다는 점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안철수가 대통령 후보가 안 된 것에 대해 절망을 하고 있었다. 절망의 이유는 '안철수라야 정권교체를 이룰 수 있다'는 주장사실이다. 그랬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러나 안철수가 대통령 후보를 사퇴했다고 해서 새정치의 희망이 다 꺽인 건 아니었다.
안철수를 통해 시민들이 꿈 꾼 새정치는 여전히 유효했다. 이틀전 문재인 후보는 "안철수 후보가 갈망한 새 정치의 꿈은 우리 모두의 꿈이 됐다"며 "그 힘으로 정권교체와 새 시대를 만들어내겠다"고 밝히고, 안철수측과 적극적인 연대방안을 모색하고 있었다. 안철수가 화답할 차례만 남겨두고 있는 것이다. 꽤 길게 촛불시위 당시의 모습을 회상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촛불시위에 참여한 시민과 정치인 안철수와 분명한 차이점이 있었다. 촛불시위에 참여한 시민들의 희망사항은 영웅이 되고자 한 게 아니었다. 시민들을 무시하고 있었던 불편부당한 정권에 항의코자 시민들의 의견을 모았을 뿐이다.
그런 점에 비추어 정치인 안철수는 영웅을 꿈꾼 거나 다름없었다.(오해없기 바란다.) 대통령 후보를 사퇴한다고 해서 눈물을 보일 이유가 없었던 것이다. 인류문화사에 의해 '난세의 영웅'이 되고자 한다면 수 많은 희생이 뒤따라야 했다. 근대 역사를 통해 우리가 잘 아는 '체 게바라(Ernesto Guevara, Che Guevara)'는 쿠바혁명을 통해 혁명에 성공했을 지 모르겠지만 엄청난 희생을 치루었다. 그리고 그 자신 조차 희생물이 되고 말았다. 이런 혁명적 역사를 참조하면 단지 무형적 지지세력 만으로 정권교체와 정치개혁을 통한 새정치를 하기엔 역부족이 아닌가.
안철수가 백의종군한 가장 큰 의미를 '자기희생'에 두면 스스로 위대해 질 것이며, 영웅이 되고자 했다면 오히려 초라해 질 수 있는 모습이 사퇴 기자회견에 나타난 것이다. 따라서 글쓴이는 비판적인 글을 통해 사퇴모습을 재조명해 봤지만, 안철수를 지지했던 시민들 일부가 여전히 절망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마치 그림에서 처럼 시위대가 안철수(후보)를 경찰차 위에 올려 놓고 망치를 건넨 것과 별로 다르지 않은 위험천만한 모습이다. (누굴 죽일 셈인가.)안철수의 어께를 가볍게 해 줘야 할 대목이다.
그런 방법으로 정치개혁 내지 새정치가 가능하다면 국민 모두에게 망치를 나눠주는 게 더 나을 지 모른다. (그게 옳은가?...)그러나 우리에게 망치 보다 더 무서운 무기가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그 게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국민참정권'이자 모든 권력이 국민으로부터 나오게 만드는 '투표권'을 행사하는 일이다. 그런 일이 '특정인을 통해야만 반드시 실현된다'라고 한다면 그렇게 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단지 특정 후보가 '자기 마음에 들지않는다'는 이유 만으로, 국민을 짓밟아 온 정당 내지 정치세력을 유리하게 만든다면, 그게 민주.애국시민으로 차마 할 짓인가.
정치인 안철수는 시민들에 의해 (순수한 마음에서)'등 떠밀려' 대통령 후보가 됐고(그렇게 됐다고 본다.)...,(현실의 벽에 부딪쳐)사퇴의 길을 걸었지만, 그를 다시금 '난세의 영웅'으로 만들 수 있는 길은, 안철수의 백의종군 선언처럼 문재인 후보와 힘을 합쳐 반드시 정권교체를 이루는 일만 남았다. 그것 마저 포기한다면 그를 지지한 시민들이나 안철수 등, 순수한 시민들의 꿈과 희망이 오히려 역공을 당하며 '악당(?)'으로 포장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촛불시위가 낳은 기형적 교훈이자, 예술의 전당에 걸린 한 작품의 매우 심오하고 시사적인 모습이다. 정치인 안철수와 그를 지지하는 민주.개혁세력의 구국적 결단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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