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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렁이' 만나서 반갑긴 처음!!

'구렁이' 만나서 반갑긴 처음!!


우리나라의 각종 기념일 중에서 잊혀져 가는 기념일이 식목일植木日인 것 같습니다.
식목일은 말 그대로 나무를 심는 날로 정하여 기념하는 날인데
산림청 주관으로 산지의 자원화를 위해 해마다 4월 5일을 기념일로 정해놓았던 것입니다.

식목일은 다른 명칭으로 사방砂防의 날'이라 하여 3월 15일을 나무 심는 날로 정했다가
 이후 명칭을 식목일로 개칭하고 날짜를 4월 5일로 바꾸었다고 전해져 오고 있습니다.
그 시기는 1961년경이었으므로 벌써 50년이 다 되어 갑니다.

요즘은 식목하는 행사를 자주 볼 수 없지만 예전에는 이맘때만 되면 온 산에 사람들이 붐볐습니다.
학생들이나 관공서 직원들을 중심으로 '산림녹화'를 위한 대대적인 식수植樹사업이 진행되었던 것입니다.




구렁이는 길옆 좌측 숲에서 발견되었습니다. 혹시라도 뱀을 먹잇감(?)으로 찾지 마시길 당부드리면서...


당시만 해도 우리나라 도시근처 대부분의 산은 헐벗은 모습으로 겨울만되면 누렇게 변모되었는데
당시 심었던 나무가 숲이되고 그 숲의 나이는 50년이 다 되었습니다.
따라서 전국 어디를 가나 푸른숲을 볼 수 있어서 여간 다행스러운 일이 아닙니다.

우리나라가 전쟁의 상흔을 벗어던지고 마침내 산림자원을 뽐낼 수 있는 나라가 된 것입니다.
반세기 만에 이룬 쾌거 이기도 합니다.

지금의 숲속은 정글로 변하여 사람들이 들어갈래야 들어갈 수도 없는 울창한 숲으로 변했고
사라진 동물들도 많지만 다시 숲으로 돌아오는 동물들도 많아졌습니다.
동물들이 살만한 세상은 사람들도 살만한 세상이란 것을 보여주는 '바로미터'인 셈이죠.

아차산서 만난 '구렁이'...
살아있는 생태계 만나 너무 반가워! 

어제 아차산을 댕기러 가는길에 광진구에 있는 워커힐 호텔앞을 지나다가
우연찮게 제 눈에 띈 게 '뱀'이었습니다.
이 뱀의 자세한 명칭은 모르지만 구렁이 같았고 길이는 약 1.5m에 이르렀습니다.

경칩이 지난 후 봄볕에 몸을 데우며 어슬렁 거리다가 제게 발견 된 것인데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릅니다.
솔직히 예전에 저는 뱀들을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특히 몸을 꼬불꼬불 휘어가며 나아가는 모습은 정말 징그러웠습니다.

그뿐만 아닙니다.
뱀이 날름 거리는 혀는 마침내 뱀을 증오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그래서 어릴 때 뱀을 발견하면 대게는 돌에 맞아 죽는 일이 다반사였습니다.

나중에 커서야 뱀이 혀를 날름 거리는 이유를 알았고 생태계를 이루는 한 동물이란 것을 알게 되었지요.
자연의 먹이사슬은 그 어느것도 함부로 다뤄서는 안된다는 것도 나중에 안 일입니다.



뱀에 대한 끔찍한  추억도 있습니다.
뒷산의 도랑에 멱 감으러 가면 늘 마주치는 게 '물뱀'이었고
그 물뱀은 물위를 지그재그로 너무도 빠르게 헤엄치며 다가오는지라 혼비백산하여
그 다음부터는 멱을 감을 때 명주잠자리가 팔랑거리며 날고 있는 도랑근처에는 가지 않았습니다.

그뿐만 아닙니다.
도랑에서 멱을 감고 해질녁에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발밑에 뭔가 밟혔다는 느낌을 받는 순간
저는 소스라치며 놀랐습니다. 뱀이었지요.
늘 다니는 길에 물컹한 느낌의 감촉이 산길에 없었던 것입니다.
그 순간 뱀과 저는 둘다 놀래서 자빠질 정도였습니다.

지금 뱀에 대한 이런 추억들이 생생히 되살아나는 것은
당시의 오염되지 않은 자연이 아차산에서 회상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때는 발을 옮기는 곳마다 뱀천지 였습니다.

우리나라가 산업화나 도시화로 많이도 잃어버린 생태계 저변에는
 뱀 조차도 만날 수 없는 희귀동물이 되었고
전국 곳곳이 개발로 인한 환경생태계가 파괴되고 있는 것입니다.

50년동안 겨우 이루어 놓은 푸른숲을 함부로 잘라내거나 해치고 있고
그 자리에는 콘크리트나 시멘트가 발라져 회색도시로 변모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것도 모자라서 이제는 한강과 낙동강을 개발하여
한반도대운하를 만들겠다는 음모를 꾸미다가 국민들의 저항에 부닥치고 있습니다.
50년동안 이루어 놓은 환경생태계를 다시 까 뭉게자는 발상입니다.

나무가 그늘을 만드는 숲이 조성될 때 까지 최소한 50년이 걸렸습니다.
그러나 한반도대운하를 건설하는 과정에서 파괴되는 환경생태계는
5000년이상 한반도에 선조들이 사는동안 만들어져 내려온 것이며
대대손손 우리 후손들이 누려야 할 환경입니다.



아차산에서 만난 구렁이는
사람들이 출입할 수 없는 '입산금지구역'속에서 봄볕을 쬐러(?) 나왔다가 제게 발견되었습니다.
바로 길 옆으로 까지 이동했던 것이었죠.

아차산의 저 구렁이는 아주 짧은 시간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며
생태계가 복원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었습니다.

나무를 심고나서 50년이 지난 지금 한편에서는 자연을 파괴하는 개발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또 이렇게 살아있는 생태계를 만나서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릅니다.

뱀에 대한 나쁜 추억도 아차산의 구렁이를 보는 순간 모두 달아나고
저는 너무도 기뻐서 구렁이에게로 다가갔던 것입니다.
그는 짧은 순간 제게 모습을 보였을 뿐 금새 나뭇잎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베스트 블로거기자Boramir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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