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묵담채화로 변한 한계령의 실루엣
-해외교포 마음 설레게 할 한계령 풍경-
주문진이나 동해쪽에서 상경 할 때 마음은
늘 수묵담채화 같은 추억 하나를 안고 간다.
참 정겨운 추억이자 알록달록한 기억들이었다.
하지만 가슴속에 담고 가는 추억이 수묵담채화가 될 수가 없었다. 늘 하얗게 색바랜 기억들만 기억 속에서 빼꼼히 고개를 내밀었다. 그러나 이번 만큼은 달랐다. 주문진에서 상경하면서 남대천 하류를 돌아 연어처럼 남대천을 거슬러 올라갔다. 남대천에서 한계령으로 발길을 돌려 한계령 입구에서 구룡령 송천 떡마을을 들렀다. 연어가 회귀하는 코스가 그랬을까.
서울에서 동해쪽이나 설악산 등에 들르면 늘 상경하는 게 아쉬웠다. 서울에서 볼 수 없는 풍경이나 느낌도 그렇지만 설악에서 흘러나온 맑은 옥수는 두고두고 그리운 존재였다. 아마도 각자의 사정으로 해외에 나가 살고있는 교포들이 고국을 그리워 할 일이 있다면 이런 풍경 때문이 아닐까 싶기도 했다. 낮설고 물 선 이국 땅에서 그리운 건 우리가 늘 애용하던 고추장이나 김치 또는 수려한 풍경을 간직한 금수강산이 아니겠는가.
요즘은 세상이 좋아져서 세계 어디를 가도 우리 음식이나 문화를 접할 수 있게 됐지만,사정이 아무리 좋아진다고 한들 몸이 고향땅에서 멀어지면 마음조차 멀어지게 될 텐데, 그때 어쩌다 마주친 고향땅 풍경들은 또 그들 마음을 얼마나 요동치게 만들며 설레게 할까. 그런 사정은 이 땅에서 잉태되고 부화한 연어들의 DNA 속에도 아름다운 우리 강산의 냄새와 이미지가 뼈 속 깊이 각인되어 고향땅을 다시 찾지않을까 싶기도 하다.
서울로 돌아가는 길은 뭉기적 거리며 시간을 지체하고 있었다. 날씨도 꾸무리 하고 간간히 빗방울이 흩날렸다. 5월 말 경의 동해바다와 남설악의 풍경은 본격적인 여름 채비로 온통 녹색 카펫을 깔아놓은 듯 푸르렀다. 송천리에서 돌아나와 한계령에 다다르자 맨 먼저 가 보고 싶은 곳이 주전골이었다. 그러나 그곳은 먼 발치에서 기암괴석 일부만 볼 수 밖에 없었다. 한계령에는 안개가 자욱하게 끼어있었다. 오색에서 대청봉으로 이동하는 등산로 입구에는 하산한 등산객들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 장면이 목격되었지만 44번 국도 한계령 구간은 차량 통행이 뜸했다. 그리고 한계령을 한 구비 돌아서자 마자 놀라운 광경이 펼쳐지기시작했다.
비에젖은 한계령은 수묵담채화를 둘러 놓은듯 신비로운 실루엣으로 변해 있었다. 그 장면들은 한계령 구비구비 마다 펼쳐져 있었고 한계령 정상을 넘어갈 때 까지 이어지고 있었다. 차량통행이 뜸해 구비구비 마다 자동차를 잠시 정차해 두거나 혹은 자동차에서 수묵담채화 같은 실루엣을 담았다. 아마도 이 장면들은 고국을 떠나 먼 이국땅을 여행할 때 다시금 고향땅을 그리워 하게 만들 너무도 귀하고 소중한 장면들이 아닌가 싶다. 죽어도 기억하고 있을 아름다운 우리 산하는 그렇게 6월을 맞이하고 있었던 것이다. 시름을 잠시 내려놓고 수묵담채화로 변한 한계령 삼매경에 빠져 보시기 바란다. ^^
수묵담채화로 변한 한계령의 실루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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