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인들이 찾은 '일자리' 만만치 않네
한 노숙인이 이색적인 '노숙인 취업박람회'가 열리는 서울시립영등포장애인종합복지관에서 자신의 적성에 맞는 일자리를 찾기 위해 안내서를 받아들고 고민을 하고 있는 모습이 제일먼저 눈에 띄었습니다. 어제 오전 10시경 영등포에서 열리고 있는 노숙인들의 장애인 재활시설 취업박람회장의 한 모습입니다. 금번 취업박람회는 서울시에서 지원하는 장애인 직업재활작업장에 '노숙인'을 지원인력으로 취직시키는 것인데요. 이번 박람회를 통해서 노숙인에게는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하고, 직업재활시설에 근무하는 장애인에게는 소득증대를 도모하기 위해 마련한 박람회라고 합니다. 이름도 낮선 노숙인 취업박람회를 둘러봤습니다.
노숙인 취업박람회가 열리는 '서울시립영등포장애인종합복지관' 4층에서는 어제(8일) 오전 9시 30분 부터 노숙인들이 줄을 서 기다리는 모습이 눈에 띄었는데요. 옷차림에서 보면 이분들이 노숙인이 아니라 평범해 보이는 우리이웃과 별달라 보이지 않습니다. 보통의 취업박람회장에서 볼 수 있는 풍경입니다. 하지만 이곳에서도 여전히 '취업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노숙인들의 취업에는 이력서가 필요하지 않을 것 같지만 소정의 절차가 기다리고 있었고, 각 지자체 별로 필요한 소수의 인력을 적재적소에 배치하기 위한 서류심사와 면접이 병행되고 있었습니다. 서울시에서는 2006년부터 '노숙인일자리갖기사업'등 다양한 자활근로사업을 통해 노숙인의 사회복귀를 도모하고 있는데요. 초창기에는 주로 건설현장 위주의 일자리를 제공했지만 최근에는 심리치료에 도움이 되는 근로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그 범주를 복지.환경 분야로 넓혀가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노숙인 취업박람회가 그런 사업의 일환이었던 것이지요.
저는 노숙인 취업박람회를 둘러 보면서 제한된 인원밖에 선발하지 못하는 게 안타까웠지만 사실을 알고보니 노숙인들에게 지급되는 임금은 전액 서울시에서 지원함으로써 장애인 재활시설에는 무료 인력을 확보하는 효과를 얻고 있었는데요. 몸이 불편한 장애인들과 노동능력이 있는 노숙인을 한데묶어 서로의 손과 발이 되어주고 있는 그런 시스템이었습니다.
그림에서 보시는 바와 같이 지자체 별로 할당되고 필요로 하는 제한된 구인인원이 말해주듯 시설에 계신 노숙인들의 취업문도 제한될 수 밖에 없고 이번 박람회를 통해 취업되는 18개 시설의 노숙인 취업 숫자는 75명 정도에 이르며 이분들이 받을 수 있는 임금 또한 최저 임금을 겨우 벗어난 수준이지만, 이분들이 노력한 댓가는 소외된 노숙인의 사회참여활동은 물론 장애인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였습니다
그림은 노숙인의 작은 취업박람회장에서 서울의 각 지역 재활시설에서 필요로 하는 구직내용들입니다. 의외로 장애인들의 생산활동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세히 보시면 재활시설의 이름밑에 장애인들이 하고있는 직종이 보이는데 취업박람회장에서 취업된 분들은 이분들의 보조역할을 맡게되는 것이었습니다.
오전 11시가 가까워지자 이력서를 제출하고 면담을 끝낸 취업자들의 서류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었으나 솔직한 심정은 100여분이 넘어 보이는 노숙인 전부가 금번 박람회에서 취업할 수 있었으면 했습니다. 한 노숙인 B씨는 서울시 자활지원과 '기재일'씨에게 "여태껏 기다렸는데 또 취업하지 못했다"고 불평을 늘어놓는 것과 동시에 왕성한 취업의지를 보이고 있어서 시설에 기거하는 노숙인들의 사회에 대한 비관적 생각들이 많이 순화되어 되돌아온 듯 저를 뿌듯하게 만들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금번 노숙인 취업박람회를 기획한 서울시 자활지원과 기재일씨와 서울시장애인직업재활시설협회장 김성태씨를 차례로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는데요. 기재일씨에게는 노숙인 취업박람회의 목적과 의의, 그리고 현재 진행상황.효과 등을 알아봤구요. 열심히 이력서를 쓰며 면담과정까지 거치는 노숙인들의 취업과정에 자격이 따로 있나 싶어서 장애인직업재활시설협회장의 이야기를 영상과 같이 인터뷰를 해 봤습니다.
서울시 자활지원과 기재일씨(좌)와 서울시장애인직업재활시설협회장 김성태씨(우)
세계적인 경기침체 속에서 미국은 실업자 수가 500만명에 이르고 있고 우리나라의 실업자 수는 100만명에 달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있습니다. 일을 하고 싶어도 일할 자리가 없고 설령 일자리가 있다고 해도 열악한 환경이나 최저임금에 육박하는 저임금 때문에 적지않은 분들이 선뜻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실업자 수를 증가 시키고 있는데요.
이런 경제적위기 속에서 일자리를 찾아나선 노숙인들이나 서울시의 노숙인들이나 장애인들에 대한 배려는 시사하는 바 적지않아서, 우리사회 곳곳에서 터져나오는 경제적 불만들은 정부나 기업들과 지자체 등이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지만, 여전히 정부의 사업들은 소외계층이 참여하기에는 벽이 높아보이는 일자리창출이 아닌가 여겨졌습니다.
그럼에도 금번에 노숙인들을 위한 작은 취업박람회는 장애인의 특성상 무거운 물건을 옮기거나 정리하고 배달하는 데는 한계가 있어 노숙인들을 무료인력(서울시 지원)으로 참여시킨 방법은 우리사회가 나누어야 할 '상생모델'로 이와같은 방법은 마음먹기에 따라서 우리 기업들이 벤치마킹 해봄직한 사회복지제도가 아닌가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서울시는 장애인 직업재활작업장 지원인력으로 노숙인 채용하는 한편, 금년 11월까지는 '희망근로 프로젝트'로 지원하고, 12월부터는 '노숙인일자리갖기사업'으로 지속적인 지원을 하기로 계획하고 있는데요. 이에따라 오는 6월 11일(목) 부터~6월 12일(금)까지, 코엑스 인도양홀에서 60세 이상의 어르신들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어르신 일자리 박람회'를 개최합니다.
지난 2003년 전국 최초로 개최된 이후 9번째로 개최되는 이번 박람회는 "자립과 나눔의 복지 실현" 이념에 걸맞게 노인 일자리 제공을 위한 통합의 장으로 운영된다고 하니 서울시민 여러분들이 관심을 가지고 이웃에 일자리를 나누는 기회가 되었으면 싶습니다.이번 개최되는 어르신 일자리 박람회에 더 궁금하신 사항이 있으시면, 어르신 일자리 박람회 사무국(3285-8621~2)이나 서울시고령자취업알선센터(1588-1877, www.noinjob.or.kr), 서울시 다산콜센터(120)로 연락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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