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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길 떠나실 줄 알았다면-그해 가을이 화려했던 이유 그땐 몰랐어요. 알 필요도 없었습니다. 늘 곁에서 만날 수 있을 것만 같았지요. 그런 어느 날.. 당신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곧 다시 돌아올 것이라 믿었지요. 하루 이틀 사흘.. 다시 돌아올 날 계수하다 잎을 떨구었지요. 속이 발그레 타 들어갔어요. 그날, 하필이면 비까지 오셨습니다. 먼 길 떠나실 줄 알았다면.. 손이라도 흔들 걸 그랬어요. 목놓아 울어볼 걸 그랬어요. 작가노트 서기 2021년 11월 29일 새벽(현지시각), 우리가 살고 있는 이탈리아 남부 뿔리아 주 바를레타의 기온이 뚝 떨어졌다. 어제 아침(새벽) 기온은 섭씨 7℃였으나 오늘은 9℃이다. 이탈리아 남부 지역 겨울의 온도 분포는 주로 이러하다. 한국의 서울에 비할 바도 못 되지만 바람까지 불면 체감온도가 더 떨어진다. 요즘 이곳에 바람.. 더보기
길_저만치 앞서 가는 님 뒤로 길_저만치 앞서 가는 님 뒤로 -하니와 함께 다시 찾은 돌로미티 여행 그 산중에 발을 들여놓으면 지천에 널린 신의 그림자인 아름다움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탈리아 남부 뿔리아 주 바를레타에서 돌로미티까지 이동하는 거리와 시간 등에 대해서 관련 브런치에 기록해 놓고 있다. 이탈리아에서는 물론 한국에서 돌로미티로 여행을 떠나시는 분들에게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이런 바람들은 이곳을 다녀온 후로 점점 더 증폭되고 있다. 세상의 일은 저마다 적절한 통과의례를 요구하고 있다. 그건 사람 사는 자연계의 법칙과 다르지 않아서 돌로미티의 비경에 접근할 때까지 과정이 그러했다. 먼저 우리가 살고 있는 바를레타에서 돌로미티로 이어지는 여정을 ㄱ글 지도를 통해 다시 한번 더 살펴보기.. 더보기
춘향제(春香祭)에서 만난 살풀이춤 슬프도록 아름다운 살풀이춤에 빠져들다!! 서기 2021년 6월 4일 저녁나절(현지시각), 내가 살고 있는 이탈리아 남부 뿔리아 주 바를레타에서 사진첩을 열었다. 그곳에는 해마다 남원에서 열리는 춘향제의 모습이 오롯이 남아있었다. 한국에 살면서 춘향제를 다녀온 건 처음 있는 일이었는데.. 동참자는 나를 포함 K대학 출판부에 있는 아우님과 우리 문화재를 연구하는 모 신문사 편집국장이었던 형님이었다. 비가 오신 다음날이어서 광한루의 연지는 흙탕물로 변해 있었지만 방장정(方丈亭)을 둘러싼 숲은 짙은 녹음으로 변해 운치를 더해주고 있었다. 이탈리아에서 춘향제의 이모저모를 담은 사진첩을 열어 본 건 무슨 까닭인지 모르겠다. 하지만 그 까닭을 조금 더 생각해 보니 일종의 그리움이라고나 할까.. 코로나를 피해 한국에 .. 더보기
카메라가 행복한 여행지 카메라 혹은 사진을 좋아하세요..?!! 암봉은 묵묵히 제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그 세월이 얼마만큼 되는지 아는 사람은 흔치 않다. 알려고도 하지 않는다. 관련 연재 글에 돌로미티 산군이 형성된 시기는 대략 7천만 년 전으로 거슬로 올라간다고 말한 바 있다. 우리 인간이 계수할 수 없는 까마득히 먼 시간부터 지금까지 제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이다. 사람들이 세 암봉 아래서 감동에 빠져들거나 작아지는 것도 그 때문 아닌가.. 조석으로 변하는 사람들의 마음과 달리 변함없이 우뚝 솟아있는 당당함이 이곳을 찾은 사람들을 보듬고 있는 것이다. 비교우위에 빠져들며 불행과 절망을 말하기 전에 당신의 현주소를 돌아보면 조물주의 놀라운 계획을 다시 만나게 될 것이다. 우리는 세상을 품을 수 있는 드넓은 가슴을 지닌 것이다... 더보기
기록, 돌로미티 19박 20일-Documento di 19 notti nelle Dolomiti 제정신이 아니었어. 미쳐 돌아다녔던 거야..!! 하늘의 도우심과 보살핌이 힘께 했던 시간이었다. 이틀 전(29일, 현지시각) 오후 11시경, 자정을 코 앞에 두고 우리는 지구별 최고의 명소 이탈리아 돌로미티 국립공원을 출발해 우리가 살고 있는 바를레타에 도착했다. 19박 20일의 대장정이 막을 내리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이틀이 지난 시각 여독이 전혀 가시지 않은 상태에서 나의 브런치에 글을 끼적거리고 있다. 돌이켜 보니 마치 꿈을 꾼 듯한 시간이 우리와 함께 했다. 하니는 그 과정을 "제정신이 아니었어. 미쳐 돌아다녔던 거야..!!"라고 말했다. 나는 즉시 하니의 표현에 동의를 했다. 미치지 않으면 갈 수 없거나 미쳐야 갈 수 있는 곳.. 아니면 그곳에 가면 미칠 수밖에 없는 것이랄까.. 세상에 많은 형.. 더보기
아드리아해가 연출한 비현실적 풍경 청춘도 아닌 안청춘 이렇게 놀고 있다..!! 서기 2020년 7월 7일 이탈리아 남부 뿔리아 주 가르가노 국립공원(Parco Nazionale del Gargano)의 작은 도시 뷔에스떼에서 일어난 일. 우리에게 지경을 넓힐 수 있는 도구가 생긴 건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지난 5월 21일 이탈리아에서 꿈꾸어왔던 일이 현실로 다가왔다. 이탈리아에서 처음으로 자동차를 구입하게 된 것이다. 이 도구는 출퇴근을 할 이유가 없는 안청춘(이런 표현이 더 낫지 아마도..^^)에게 날개를 달아주었다. 이튿날 저녁, 가르가노 국립공원 뷔에스떼 해변(Spiaggia di Vieste_이탈리아 장화 뒤꿈치에 해당)이 내려다 보이는 언덕 위에 해가 저물고 있다. 그동안 오리처럼 뒤뚱거리던 행보에 갈매기나 독수리 같은 모양새.. 더보기
무념무상_無念無想 내 가슴에 안긴 아드리아해의 불덩이..!! 이탈리아 남부 뿔리아 주 바를레타 해변의 일출 서기 2020년 6월 30일 오전 5시 20분경, 이탈리아 남부 뿔리아 주 바를레타의 바닷가에 먼동이 터 오고 있었다. 하늘은 붉디붉은색으로 물들었다. 곧 일출이 시작된다는 아름다운 신호이다. 날씨만 맑다면 매일 볼 수 있는 태양의 긴 호흡이 막 시작되는 것이다. 이 빛은 태초이래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멈춘 적이 없다. 우리네 싦 속에서 이렇듯 시간을 잘 지키는 이가 또 있을까.. 그런데 우리의 하루를 일깨우는 장엄한 의식은 태양계의 한쪽 모퉁이 지구별에 사는 사람들을 가만히 놔두지 않는다. 일출이 시작되고 다시 일몰로 이어지는 과정은 우리네 삶을 지배하고 있다. 그가 스스로 우리를 구속하고 있는 건 아니었다. 하지.. 더보기
하늘나라로 떠난 사흘간의 나들이 작가노트 전혀 불필요해 보이는 사족을 끼적거린다. 잠시 동안이지만 우리가 처한 환경 속에서 하늘나라를 느끼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각박한 세상.. 살아가기 힘든 세상.. 어디를 둘러봐도 기댈만한 행복이 보이지 않을 때 찾아내야 하는 풍경이 있었다. 어머니께서는 작은 것에 만족하고 살아라고 늘 말씀하셨다. 처음에는 그게 무슨 말인 줄 몰랐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면 흐를수록 그 뜻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 당신의 처지에 맞는.. 눈높이에 맞는 세상을 통해 행복을 느끼란 것. 그게 쉬운 일인가.. 단테의 가슴에 감추어진 베아트리체는 평생 두 번 밖에 볼 수 없었던 여자 사람이었지만, 대작을 완성할 때까지 그의 가슴에 남아있었다. 그리고 그녀를 만나기 위해 신곡을 썼다면 작품과 다른 해석이 될까.. 단테의 실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