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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갤러리/도시락-都市樂

살구나무 아래서 생긴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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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 좋은 살구가 지천에 널렸어요
-살구나무 아래서 생긴 일-



(헉...이럴수가...!! ^^ )


지난 1일 오후 서울 강남의 한 아파트단지 뒷뜰에 살구가 지천에 널렸다. 샛노랗게 익은 빛 좋은 살구가 우수수 떨어지진 풍경이 눈 앞에 펼져진 곳이다. 이곳은 필자가 사는 곳에서 가까운 곳이자 가끔씩 마실출사를 다녔던 곳이다. 사람들의 통행이 뜸한 이곳은 아파트단지의 외딴곳으로 조릿대와 살구나무 자목련 등의 조경수가 잘 어우러진 곳이자, 1층에 사는 사람들은 화분을 내놓거나 장단지 등 살림살이 일부를 내 놓는 곳이기도 했다. 






살구나무 아래서 생긴 일


그러니까 살구가 지천에 널린 이곳은 몇 안되는 사람들만 출입이 가능한 곳이자, 사람들이 출입을 기피하는 곳이다. 금년 봄부터 바쁘게 살아가면서 잠시 잊고 지내던 이 장소가 어느날 문득 생각난 게 지난 1일이었던 것. 지금쯤 살구가 샛노랗게 익었을 거라는 추측으로 방문했던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지난해 초여름에 실컷 줏어 먹거나 따 먹었던 살구가 기억나 다시 찾아가 본 결과 실망을 시키지 않았다. 





살구나무 아래에 도착하자마자 잘 익은 살구 하나를 깨물자 약간은 새콤 하고 달짝지근한 육즙이 입안 가득해져 오는 것. 기막힌 맛이다. (도시 한가운데서 이런 맛을 보게 되다니...아흑 ㅜ...넘 좋당. ^^*) 살구나무 위를 올려다 보니 살구 대부분이 최근에 낙과되면서 살구나무는 휑해보였다. 그리고 바닥은 조릿대 아래로 '살구천지'로 변한 것. 살구 하나를 줏어 살짝 힘을 가하자, 짙은 갈색의 살구씨가 쏙 삐져나오면서 노오란 육질의 살구살이 탱글탱글...(입 안에 넣자마자 그냥 녹아내린다. ㅜ) 그리고 살구채집이 끝나갈 무렵 등 뒤에서 누군가 나타났다.


"아저씨 거기서 뭘해요?"

"보면 몰라요. 살구줍고 있지요.(씨익~^^)"


그런데 경비아저씨의 표정이 못마땅해 보인다. 그래서 되물었다.




영상은 2010년 6월 20일에 촬영된 아파트단지 내 살구나무 유실수




"아저씨 표정이 왜 그래요?"

"아파트 주민 한 분이 수상한 사람이 나타났다고 경비실로 신고해서 출동했어요. 아저씬줄 몰랐지요.ㅜ"


그러니까 살구 그만 줍고 (수상한 짓을 끝내고) 살구나무 아래에서 멀어지라는 주문이었다. (수상한 사람...?) 참 희한한 신고라는 생각이 들며 경비아저씨의 표정을 살폈다. (대략 난감해진 건 내가 아니라 경비아저씨...)한 동네 살면서 수상한 사람 취급하거나 취급 당하는 세상이 된 건 살구나무가 위치한 장소 때문이리라. (작은 비닐봉지 하나 가득한 살구들...ㅋ)개의치 않았지만 경비아저씨 입장을 생각해 수상한 짓(?)을 끝냈다. ^^


가끔씩 오며가며 산행을 하는동안 눈여겨 봐 왔던 이곳은 유실수에 약을 치지않은 유일(?)한 곳. 도시인들이 외면한 살구의 효능 등에 따르면 기침과 가래를 없애주고 변비예방에 좋단다. 또 기미와 주근깨를 없애는데 도움이 될 뿐 아니라 야맹증을 치료하고, 노화방지에도 효과가 있다는 것. 아울러 살구씨는 각질제거 효과가 있어서 잔주름을 없애주고 피부를 촉촉하게 해준다고 알려졌다. 어쩌면 사람들은 조릿대 사이에 지천으로 널부러진 살구가 빛좋은 개살구 정도로 여겼을 지 모르겠다. 그러나 빛 좋고 맛 좋은 살구라는 걸 알 때 쯤이면 살구가 남아나지 않을 걸...(캬오~^^*)




내가 꿈꾸는 그곳의Photo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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