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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나와 우리덜/나와 우리덜

경찰 도움 필요시 아래의 '버튼'을 눌러 주세요!

경찰 도움 필요시 아래의 '버튼'을 눌러 주세요!




 어제 가까운 산을 다녀 오면서 그림과 같은 '버튼'을 발견했습니다.
이 버튼은 서울 '강남구'에서 한 고등학교 담벼락 근처에 설치해 둔 '방범용장치'였습니다.
이곳을 여러번 지나쳤지만 눈에 띄지 않다가 처음으로 제 눈에 띈 것입니다.

그동안은 관심이 없었던지 제 눈에 처음띈 이 장치는 자세히 보니 2005년에 설치되었습니다.




 제가 이 글을 쓰게 된 이유는 다름이 아니라 이 장치가 실효성이 있는 것인가 하는 것이었고
또 하나는 'CCTV'가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하고 있지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세히 보기 전에는 이곳에 '버튼'만 설치된줄 알았지만 무심코 고개를 들어 본 순간 CCTV가 저를 내려다 보고 있었습니다.
이 폐쇄회로 티비는 제 모습을 기억하고 있을 터 입니다.




 이곳은 한 산기슭(위치를 밝히지 않는 게 좋을 것 같다)에 있는 주택가에 자리잡은 곳이고
그림과 같이 대낮에도 사람들의 통행이 빈번하지 않는 곳입니다.
다만, 학생들이 등하교하는 시간에는 이 골목이 붐빌 뿐입니다.

이곳에 방범용 버튼이 설치되어 '경찰 도움 필요시 아래의 '버튼'을 눌러 주세요!'라고 표시가 되어 있는데
제가 가상 피해자가 되어서 이 버튼을 누르려고 하니 여러 조건이 필요했습니다.
먼저, 저는 가상 가해자로 부터 도망을 치면서 이곳에 있는 버튼까지 도달해야 했습니다.

그리고 버튼을 누른다음 경찰이 출동할 때 까지 이곳에서 기다리던지
아니면 버튼을 눌러놓고 계속 도망을 가야할 상황이 생길수도 있었습니다.



이때 가해자가 지척에 있다면 설령 버튼을 눌러 놓은 상황이라 할지라도 안전하지 못하며
이 버튼의 존재를 모르는 시민이라면 그나마 자신의 존재를 알릴 수단을 잃게 됩니다.

 이 CCTV가 24시간 작동하고 있다고 한다면 가상의 범인 모습이 녹화되어 있을 것이고
범행장면이 고스란히 녹화된 상태이므로 범인검거에 도움을 줄 것입니다.
그러나 범인이 반드시 검거된다는 보장은 없고 가상피해자가 피해를 입은 후에 열어 본 녹화장면일 뿐입니다.

얼마전 우리사회는 아이들의 '유괴' 문제로 떠들썩 했습니다.
가까운 과거에도 대구에서는 한 아이가 실종되었음에도 경찰의 초동수사 미흡으로 사건이 미궁으로 빠졌습니다.
사건 사고가 터질 때 마다 우리 경찰이 비난의 도마위로 오르고 있습니다.

경찰의 입장에서 보면 참으로 답답할 일이며 억울한(?) 일일지도 모릅니다.



주택가 한적한 곳에 설치해 둔 CCTV는 설치를 하지 않은 것 보다는 더 낫다는 생각이 듭니다.
최소한 이곳에서 일어난 사건에 대해서 단초를 제공하는 장비이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위와 같은 상황설정이 되었을 때 가상 피해자에게 아무런 도움도 주지 못하는 장비일 뿐이며
무심코 올려다 본 곳에는 카메라가 저를 내려다 보고 있었습니다.

언제인가 외신을 통해서 본 영국의 'CCTV의 프라이버시 침해'에 관한 글은 시사하는 바가 컷습니다.

"만약 당신이 하루 한시간 센트럴 런던시티 주변을 돌아다닌다면 약150번 정도 카메라에 당신의 얼굴이 찍힙니다.
어디서 무엇을 먹었고. 누구를 만났으며 어디로 향하는지 다 알게 된다는것"입니다.

그러나 영국이나 우리나라나 전세계의 어느나라도 CCTV에 대한 '사생활 침범에 대한 법'은 제정되어있지 않습니다.

제가 사는 아파트만 해도 현관문을 열고 나서는 순간 카메라 앞에 노출되고 엘리베이터 속은 물론이며
주차장으로 갈 때 아파트정문을 드나 들 때 그리고 상가에 들리면 상가 앞에서 자동차를 운전하면 도로상에서
또 산으로 오가는 길에 마주치는 이런 장치들이 넘쳐 납니다.



이 카메라는 모습만 담을 수 있지만
 첨단장비로 사생활을 침범하는 도청장치는 언제 어디서 사생활을 침범하고 있는지 조차도 모릅니다.
'경찰 도움 필요시 아래의 '버튼'을 눌러 주세요'라는 문구만 보는 순간 안심이 되었지만
조금만 더 생각해 봐도 이 장치의 실효성에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무심코 올려다 본 곳에는 카메라가 장치되어 있어서
 죄 지은 게 없는데도 '움찔'하며 기분이 나빠졋습니다.

그림속의 장치는 없는 것 보다는 더 나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실효성이 없는 '전시행정'과 '프라이버시 침해'를 동시에 안고 있는 것이어서 기분이 나빠졌던 것입니다.
시민들을 위한다는 마음에 장치를 해 둔 '관할 청'에게는 다소 미안한 소리지만

"...이 장비를 설치한 후 범죄가 얼마나 줄었나요?"

  베스트 블로거기자Boramir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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