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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나와 우리덜

[르뽀]실향민의 가슴 휑한 설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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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향민의 가슴 휑한 설날
-[르뽀]제6편,잃어버린 내 고향 누가 훔쳐갔나-



누가 내 고향을 훔쳐간 것일까...

부산타워가 개장된 이래 두번 째로 올라가 본 그곳. 용두산 부산타워에서 내려다 본 그곳에는 유년기의 추억이 알록달록 묻어있는 곳이었다. 도선사를 실은 파이럿보트가 흰 물결을 만들며 급히 돌아오고 있는 풍경 저 너머로 북항대교의 거대한 두 개의 다리가 부산항을 압도하고 있다. 다시 그 너머로 거대한 기중기들이 무리지어 서 있는 곳. 그곳 매립지에는 부산항 7,8부두와 신선대컨테이너터미널과 용당의 동명부두 등이 줄지어 늘어서있다.

그곳은 필자의 유년기의 추억이 알록달록 묻어있는 곳인데 지금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만 것이다. 부산항의 물동량이 늘어나고 인구가 늘어나면서 부산이 바다를 매립하며 면적을 늘리고 있었던 곳. 1960~70년대의 부산의 모습을 기억하고 있는 사람들은 쉽게 부산의 바다를 기억할 텐데, 60년대의 부산 감만동이나 용당이나 신선대 쪽 해변은 남태평양의 한 바다를 그대로 옮겨둔 듯한 모습이었다. 




아이들이 자맥질을 하지 않아도 바닷가에서 쉽게 소라와 멍게를 채취할 수 있었을 정도로, 바다 속은 투명해 물고기들을 담아 둔 수족관 처럼 맑고 고왔다. 부산 지역의 국민학교(초등학교) 아이들이 소풍을 가던 그곳은 고운 백사장과 함께 오늘날 제주의 우도에서 볼 수 있는 풍광이 그대로 남아있었던 곳. 

나는 그 모습을 늘 가슴에 담아두고 서울로 유학을 떠났을 때는 물론, 지구반대편 카리브해에서도 늘 고향의 바다를 그리워 하거나 비교하곤 했다. 그곳에서 부모님과 형제자매 친인척들이 살고 있는 것. 명절 때만 되면 맨 먼저 그리워하게 되는 곳이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그 고향은 내 가슴 속에서 지워지고 말았다. 60년대의 맑고 푸른 바다가 여적 남아있을 리가 없다는 건 인지상정. 또 부모님께서 돌아가시면 고향땅이 예전 만큼 그리워 할 곳도 못 되는 것 또한 인지상정. 

고향 땅 부산은 유년기와 사춘기의 추억 뿐만 아니라 고향의 흔적을 전부 지워버리는 매립지와 빌딩들이 수북해, 부산타워에서 내려다 보는 부산항은 웬지 낮설기만 한 것. 그 장면들을 카메라에 담아놓고 설 연휴에 들여다 보고 있자니 실향민이 따로 없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그렇다면 누가 내 고향을 훔쳐간 것일까. 




지난 18~19일 양일간 부산지하철노동조합(위원장 이의용) 주최로 필자 포함 시사블로거 11명이 시사팸투어를 다녀오게 됐다. 이미 관련 포스트를 통해 '부산의 난개발'을 주제로 한 포스팅을 해 왔는 데 필자의 고향인 부산에 대한 애정과 애착심 때문에 어느덧 6편 째다. 어쩌면 향후에도 부산지역과 관련된 포스팅을 이어나갈지 모르겠다. 

이유는 딱 하나. 서울지역에 살면서 내 고향 부산을 등한시 한 결과, 정치인들(정확히 말하면 새누리당 소속 부산시장 등)과 토건족들이 보다 더 설쳐대며 부산을 마구잡이로 파헤쳐 둔 것이라는 자책감도 들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포스팅에서는 그동안 살펴봤던 포스트에서 누락된 난개발 현장은 물론 부산의 난개발 현장 전부를 입체적으로 살펴보는 시간을 가졌다.

그래서 '다음지도'에 번호표를 1번부터 6번까지 써 넣고 난개발 현장을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해 둔 것이다. 시사팸투어에 나선 일행들이 이동한 순서도 번호표와 같으며 6번 이후의 투어는 따로 포스팅하고자 한다. 맨 먼저 사진으로 만나보는 부산의 난개발 현장이다. 중복된 이미지파일이 있지만 다시 한 번 더 번호표와 대조해 가며 봐 주시면 고맙겠다.


 

영도 고가도로 붕괴현장

부산 남항에서 영도를 가로질러 북항대교로 이어지는 영도 고가도로의 문제점은 공법상의 문제였다. 이른바 듣보잡 공법으로 알려진 PTC공법으로 시공되어 지난해 12월 19일 4명의 사망사고가 난 것이다. 이 사고는 다리 위에서 하부 콘크리트와 트러스트로만 만들어진 상태에서 하부 콘크리트에만 전적으로 지지되어 상부 콘크리트를 타설하는 구조인데, 하부 콘크리트는 자신의 무게와 상부의 콘크리트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과도한 힘을 받게 되어 아래로 쳐져 붕괴될 위험이 높은 구조라는 것.

여기에 영도고가도로 대부분은 주택과 상가가 밀집된 구간(2.4km)으로 방음벽과 방음터널이 시공될 예정이고 PTC공법은 근본적으로 그 구조가 취약해 방음벽이나 방음터널의 무게를 이기지 못할 것으로 예상돼(2012년 파주 장남교 붕괴사고로 2명 사망) 2차 붕괴가 예고되는 있는 난개발 현장. 그러나 영도 고가도로의 보다 큰 문제점은 
PTC공법 외 부산시(시장 허남식)가 한 몫 더 거들고 있었다. 부산시가 당초의 지하차도 건설 약속을 마다하고 시공사와 유착하는 등 PTC공법을 이용한 고가도로를 시공하면서 문제가 불거진 것.


 

부산 제2롯데 건설 현장 


부산 난개발 현장에서 맨 먼저 마주친  맘모스급 난개발 현장이자, 정경유착이 보여준 대표적 사례로 평가할 수 있는 곳. 공유수면 매립을 사유지로만들 음모가 진행됐던 곳이다. 롯데는 부산의 옛 시청자리 뒷쪽 바다를 매립하면서 제2롯데월드에 초고층의 숙박시설을 짓겠다고 허가를 받았다. 하지만 롯데는 사업성이 낮다는 이유로 아파트를 짓겠다는 것. 문제는 부산시(새누리당 소속 허남식 시장)가 덩달아 주거시설을 허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 다행인 지 더 두고 봐야 할 일인 지...부산 해양항만청이 매립목적변경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보류된 것. 그러나 최근 관련 기사(연합뉴스)에 따르면 여전히 음모가 진행중인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이랬다.

"107층의 초고층으로 건립되는 부산 중앙동 부산롯데타운의 준공시기를 6년 연장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부산시는 최근 롯데쇼핑[023530]이 신청한 부산롯데타운 도시계획시설사업 실시계획 변경인가를 열람 공고했다고 5일 밝혔다. 이 공고안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부산롯데타운의 준공 예정일을 이달 31일에서 2019년 말로 72개월 연장할 계획이다. 지난 1995년 공사를 시작한 부산롯데타운은 현재 롯데백화점 광복점과 아쿠아동만 완공된 상태다. 핵심시설인 초고층 건물은 지하 골조공사와 가시설 해체공사를 진행 중으로 본격 공사는 시작도 못하고 있다. 롯데쇼핑은 또 초고층 건물에 대해 주거시설을 지을 수 있도록 공유수면 매립목적 변경 신청을 재추진할 방침으로 알려졌다...(하략)" 

롯데가 관광시설로 인가받은 장소에서 본래의 취지와 달리 노른자위 땅에서 영업을 계속하며 준공기일을 넘기고 있는 것이다. 롯데는 공유수면매립지를 사유지로 변경하겠다는 음모와 자사의 이익 등을 내세워 준공을 늦추고, 롯데백회점 광복점과 아쿠아동의 영업기간을 무한(?)연장하고 있는 횡포를 부리고 있는 것. 이에따라 부산시 경실련은 '주거시설 도입을 위한 매립목적 변경 시도 즉각 중당하라'며 공익과 법을 무시하는 부산시와 중구청에 대해 각성을 촉구하고 있는 것. 그렇지만 현재까지 진행 상태대로라면 각성이 안 될 것 같은 토건족과 새누리당 정치인 등의 유착 모습이므로, 철저한 감시와 고발이 필요한 것으로 여겨진다.


 

부산 북항(제3부두)재개발(매립) 현장


용두산공원의 부산타워에서 부산항을 내려다 볼 때 눈에 도드라진 게 '부산 북항(제3부두)재개발(매립) 현장'이었다. 필자는 북항재개발 현장을 보는 순간 부산의 난개발 현주소가 단지 부산의 위상을 높히려는 개발이 아니라, 부끄러운 역사를 매립하고 있는 '역사의 현장'이라는 생각이 퍼뜩 들기도 했다. 부산지역에서 정치적 역량이 있는 새누리당 김무성 의원 등 새누리당 소속 정치인들 다수는 친일파들이며, 우리 역사를 왜곡 호도하고 있었던 사람들이었다. 그들이 재벌 토건족과 정치적 공생관계를 이루면서 유신독재 시절의 돈벌이 수단이었던 파병의 역사를 매립하고 있었던 던.

주지하다시피 입만 열면 '한강의 기적'을 외친 그들이 외화를 벌어들인 건 미국과 함께 베트남전에 참전한 일이자 젊은이들의 피로 바꾼 외화벌이였다. 당시 독일로 외화벌이에 나섰던 파독 간호사와 광부들에 비하면 제3부두를 통해 베트남으로 파병된 우리 젊은이들은 목숨과 달러를 바꾼 것. 그 현장이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매립되고 있었던 것. 그러나 그 개발 조차 부산시(새누리당 소속 허남식 시장)가 토건족의 이익을 보장해 준 것으로 드러나 북항 재개발의 목적을 크게 벗어나 있는 것. 윤일성 부산대학교 사회학 교수는 이같은 문제점 등에 대해서 몇가지 제안을 하고 있었다.





첫째, 사업방식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것. 북항재개발이 (밀실에서 이루어져)공공성을 저해하고 있었기 때문에 공공개발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시행주체와 사업방식에 대한 고민을 진지하게 해야 된다는 것. 따라서 민자유치 도시개발 방식은 북항재개발에 공공성을 해친다는 것.

둘째, 부산시민사회의 역량이 결집돼야 한다는 것. 부산시민들이 가진 생태/환경,문화/예술.역사,건축,인문학 등의 분야에서 부산시민이 쌓아온 역량을 투입할 필요가 있다는 것. 바꾸어 말하면 부산시민이 배제된 사업이 북항재개발 사업이라는 것. 셋째, 북항재개발에 문화와 예술을 넣어야 된다는 것. 너무 급조된 것일까. 문화와 예술이 중심기능으로 자리잡을 수 있는 지구는 해양문화지구라는 것인데. IT.영상.전시지구 등을 통해 북항재개발의 마스터플렌에 보다 장기적인 전망을 담아야 한다는 것.

윤 교수는 "부산 북항재개발의 쟁점들:토건사업인가,시민을 위한 사업인가"에서 이같이 밝히며 ''부산항만공사는 건설업계의 이익을 보장해주는 기관이 되어서는 안 된다'라고 말하고 있다. 그런 한편 '북항재개발 사업에서 끊임없이 수익을 늘려나가는 민간건설업체의 요구를 통제하고 견제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이게 무슨 말인가. 부산시가 특정 사업장에서 끊임없이 민간업체와 유착비리를 저지르고 있었다는 불편부당한 표현이 아닌가. 다행인지 뒤늦게라도 부산시민사회의 역량을 한데 모은 '북항재개발 라운드테이블'이 만들어진 것. 이런 과정은 결코 순탄치 않았을 것이므로 이 운동에 참여한 부산시민사회단체에 고마움을 표한다. 아울러 끝까지 이들을 잘 감시하고 고발해 부산항이 부산시민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기를 기대하는 것이다.


 

공유지의 비극,부산 '용호만' 매립지
 


김현욱 부산녹색연합 국장은 자료를 통해서 용호만 매립지를 '공유지의 비극'이라 불렀다. 왜 그랬을까...이 사업의 목적은 이른바 '49호 광장'의 극심한 교통체증을 완화하고 도시 기반시설을 확충하는 등 녹지공간을 확보하고 친수.친환경적 워터프론트를 조성한다는 계획이었다. 따라서 용호만 일대에 1천97억원의 비용을 들여13만 4천㎡(약 4만 1천여평)의 매립지를 조성하고, 접안시설과 호안시설,도로,교량 등을 시설하기로 한 것. 시공은(주)쌍용건설과 (주)삼미건설,(주)반도가 맡게 됐다.

그런데 문제가 슬슬 불거지기 시작했다. 감사원 감사에서 부산시(이곳도 새누리당 소속 허남식 시장...)와 남구청이 공유수면매립지용도 변경을 통해 공공용지를 주거용지로 변경한 게 드러난 것. 아울러 지구단위계획까지 변경한 것으로 나타났다. 용호만 매립지는 특정 토건족과 부산시와 행정관료 등이 유착한 모습이 통째로 드러난 것이다. 따라서 '지구단위계획변경무효확인' 소송이 진행 중인 데 용호만 매립지는 용호만 매립지의 문제점은 크게 몇가지로 지적되고 있었다.





용호만 매립지의 문제점

1.공유수면매립용도변경: 그 자체 만으로도 자연경관훼손 및 안충지대 상실 등으로 이어진 것.
2.시민의 권리침해: 공공의 자산을 사기업매각을 통해 기업의 이윤추구로 이어진 겁 없는 부산시의 행정권남용과 횡포라는 것.
3.특정기업(IS동서)의 특혜논란과 상이군경회의 수의계약 논란 등
4.국제공모(토건족들의 요식절차)라는 이름 하에 저질러진 예산낭비이자 부산시의 면죄부라는 주장.
5.지구단위계획변경은 원래 목적과 상충된 변경으로 부산시의 행정에 대한 신뢰도가 무너진 것. 교통체증완화 목적이 대단위 아파트입주로 오히려 고통대란이 가중된 것.
6.용호만 매립으로 난개발이 가속화 되고 있고 광안리와 남천동 등의 형평성 논란으로 난개발을 부를 우려가 있는 것.
7.부산의 해안 스카이라인과 해안경관 훼손을 가속화 함으로써 공유지가 상실될 우려가 큼.





윤일성 부산대학교 사회학 교수가 용호만 매립지의 부당성을 일행들에게 설명하고 있는 모습이다. 가운데는 부산해양대학교 학보 편집부장 최지수 양, 오른쪽은 김주환 경남도민일보 편집국장이 취재에 열중하고 있는 모습.


용호만 매립지에는 부산시의 횡포로 공유수면매립용도가 변경되고, 당초 목적과 달리 교통체증이 심화될 수 밖에 없는 초고층 건물이 들어설 예정인 것. 용호만이 매립된 것 만으로도 비극인데 그 비극을 만든 당사자들이 비민주.반민족적 개발을 일삼고 있는 새누리당 소속이라는 점 잊지마시기 바란다. 그들이 갑오년 설날에 만났던 형제자매이자 친척들일지도 모르겠다. 만일 그러하다면 그들에게 알아듣게 타이르시기 바란다.

지금은 돈 몇 푼 때문에 눈이 허옇게 뒤집어졌는지 모르겠다. 또 
인간이 고향을 떠나 살 수 있을 지 모르겠지만, 언제인가 실향민들처럼 휑한 가슴으로 살아갈지도 모른다는 것. (그래도 괜찮다면 그들 선조의 고향이 왜놈들이거나 일본땅이거나...)진심으로 부산을 사랑하는 부산시민들이라면, 이들을 다시 정치 일선에 나서지 않도록 무조건 막아야 하며 관련 법 등에 따라 엄중하게 처벌할 수 있어야 할 것.

이 바닷가는 필자가 한 때 신선대와 용당 등 부산 앞 바다를 오갈 때 가장 눈여겨 봤던 아름다운 바다였건만 지금은 흔적도 없이 사라진 곳이다. 시민들의 가슴에 애향심을 고취시켰던 그 바다를 매립하고 민간사업자에게 팔아넘겼다면 매국노와 다름 없는 것. 예전 같으면 참수형의 형벌을 받아 마땅한 사건이 용호만 매립지에서 벌어지고 있었던 것. 정말 비극이었다.


 

수영만 요트경기장 재개발 논란
 


가끔씩 그런 생각이 들기도 한다. 재벌들의 눈에는 돈 밖에 보이는 게 없을까...필자는 관련 포스트에서 수영만 요트경기장 재개발 논란에 대해서 해운대 백사장과 연관해 살펴본 적 있다. 해운대는 수영만이 개발된 직후인 80년대 초부터 백사장의 폭이 급격히 줄어들기 시작하면서, 현재는 서해의 갯벌이 섞인 모래를 긴급 수혈하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모래유실이 컷다.

부산시는 그 모습을 '백사장 복원사업'이라고 이름을 붙였다. 상식적으로 생각해 봐도 백사장이 복원될 수 없는 사업이자 수영만 매립 등 도시재개발이 불러온 자연재앙이 해운대 백사장의 모래유실 문재였던 것. 자연적으로 해운대로 유입되는 토사가 없다면 향후 해운대는 이름만 덩그러니 남은 갯바위 해변으로 될 날이 머지않다. 아니면 죽기살기고 동남아 등지의 모래를 무한 퍼날라야 할 것.

그 책임을 굳이 누구라고 꼬집는다면 선량한 시민이 아니라 재벌 토건족과 정치인들과 행정관료들이라는 건 누구나 다 알 정도. 부산의 난개발이 한창인 가운데 이번에는 수영만 요트경기장 재개발 논란이 한창이었다. 난개발 현장에서 윤일성 부산대학교 사회학 교수는 요트장 재개발을 통해 사업자인 현대산업개발이 무엇을 얻을 것인지 고발하고 있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마리나 안에 320개의 객실이 있는 큰 호텔을 짓고, 고급 쇼핑몰을 만들어 돈을 벌고자 한다.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받고 난 다음 민간사업자는 호텔의 규모를 늘리고 공원녹지로 계획된 부지 위에 고급쇼핑몰을 짓는 계획변경을 부산시에 요청했고, 부산시 도시계획위원회는 이를 승인했다. 부산의 도시개발의 경우 사업자로 지정되고 난 이후 민간사업자가 개발계획을 변경하여 수익성을 늘리려는 시도를 하는 것은 이미 관행이 되었다. 계획이 바뀔 때마다 민간사업자의 수익이 늘어난다는 것은 풍문이 아니다. 참담한 현실이다."




윤 교수는 일행을 대동해 난개발 현장을 설명할 때마다 입술에서 침이 튀길 정도였다. 겉으로 애써 담담한 표정을 지었지만 기막힌 현장을 고발할 때마다 흥분한 모습이 역력했다. 그는 시민이자 시민의 눈으로 부산시와 토건족과 행정관료들의 부조리와 불합리를 고발하고 있었던 것. 그가 말한 참담한 현실 뒤에는 부산시(또 허남식...)와 토건족의 '실시협약'이 있었다. 윤 교수는 실시협약 체결과정을 이렇게 고발했다.

"부산시가 민간사업자와 맺은 실시협약의 체결과정을 보면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다. 민간사업자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한 실시협약이었다. 그나마 시민단체가 항의하고 지역언론이 비판하자 부산시는 KDI에 실시협약 검토를 의뢰했다. KDI는 무려 14가지 중요한 사항들에 대해서 삭제나 수정을 권고했다. 부산시가 민간사업자와 체결한 실시협약은 특혜로 가득찬 불공정 협약이라는 것. 부산시는 KDI의 권고를 일부 받아들여 수정된 실시협약을 부산시의회에 보고했고, 부산시의회는 이를 조건부로 통과시켰다. 시민단체와 지역언론이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더라면 그냥 넘어갔을 것이다."

부산시민이 아니라 할지라도 이같은 토건족과 정치인과 행정관료들의 유착관계를 보면 답답함을 넘어 분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런 현상이 만연된 곳이 대한민국의 정치 현장이자 행정관료들이 토건족과 유착 비리를 일삼는 참으로 안타까운 현장. 서울지역은 물론 전국을 돌아 부산지역까지 온통 재개발 속에는 특혜가 판을 치는 것. 따라서 이런 정치 현실과 난개발 현장을 외면한 채 '새정치'를 외치는 안철수 의원 등 정치인들이 옳바로 보일 리 없는 것이다.

특히 안철수 의원 같은 경우 고향이 부산지역임에도 불구하고 부산의 난개발 문제는 물론, 정치판에 산적한 문제 대다수를 외면하고 있어서 일찌감치 '낡아빠진 새정치'에 대해 환멸감이 드는 것이다. 정치를 하는 목적이 토건족 등과 유착하여 돈벌이에 나서는 것이라면, 그건 정치가 아니라 장사꾼의 또다른 이름인 장똘뱅이나 다름 없는 것. 사정이 이러하자 부산참여자치연대는 수영만 요트경기장 재개발을 백지화 하고 부산시장과 관련자들에게 재발방지를 위한 사과와 문책을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해운대 관광리조트(초고층 빌딩 공사)논란
 

지금까지 돌아본 부산의 난개발 현장의 공통점은 재벌 토건족이 부산시와 유착해 특혜를 준 사실이다. 특혜 과정에서 공유수면을 매립해 사유지로 넘기려는 음모와 함께 사유지로 팔아넘긴 거나 다름없는 결과가 뻔히 드러나는 것. 이 과정에서 도드라져 보이는 건 용도변경을 통한 특혜 과정. 그 과정에는 부산시와 부산시의회는 물론 부산시의 행정관료들이 전적으로 유착된 모습이 적나라 하게 드러나고 있는 모습이다. 나라가 더 이상 썩을 곳도 없이 곪아터진 모습들.

말썽많은 해운대리조트의 특혜도 그동안 돌아본 난개발 현장의 모습과 별로 다를 바 없었다. 그럴 듯한 마스터플랜을 짜 놓고 부지를 선정한 다음, 요식절차에 따라 (공모를 통해)민간사업자를 선정하고 부지를 헐값에 팔아넘긴 후 용도변경 절차를 통해 차익을 남기는 등의 수법이다. 해운대 리조트의 경우 '중심지 미관지구'로 선정되어 있었기 때문에 아파트를 지을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용도변경 전에 부지를 헐값에 팔아넘긴 다음 용도변경 절차를 밟은 것. 차익은 민간사업자가 고스란히 챙기는 데 이 과정에서 부조리는 없었을까.

따라서 부산참여자치시민연대 등이 감사원에 관련 내용 등을 고발했지만 감감 무소식이란다. 마치 고양이 앞에 생선을 맡긴 듯한 불편부당한 현실. 내 고향 부산은 동서로 이어진 난개발 밸트에 묶여 신음은 커녕 고향 본래의 자취를 감춘지 오래였다. 부산이 이렇게 본 모습을 잃은 데는 '부산국제건축문화제'라는 관변 단체의 역할이 컷다. 이들이 부동산개발업자와 건설업체들의 개발이익에 동참하고 나섰던 것.몇몇의 소수 건축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모여 건축문화제의 이름으로 부산의 해안경관을 야금야금 잠식하고 있었던 것이다.




동해남부선 옛 기찻길(해운대 -송정역 구간)을 시민의 품으로 돌려주세요
 

부산은 참 많이 달라져있었다. 이날 해운대 난개발 현장에서는 이색 1인 시위가 등장했다. 피켓을 든 주인공은 김광모(정의당,해운대구 의원) 씨. 김 의원의 고발을 인터뷰에 담아봤더니 부산시와 재벌 토건족들의 행위는 조폭 사회에서나 볼 수 있는 우격다짐이 담겨져 있었다. 시민들의 의견은 아예 뒷전이었던 것.
 이랬다.




"...그러니까 동해남부선 폐선 부지같은 경우는 12.9km가 우2동에서 그 다음에 해운대역으로(손을 가리키며) 둘러 가가지고 저쪽 미포지역입니다. 미포. 미포를 (통)해가지고 지금 달맞이 고개, 지금 언덕이 보이죠. 저기 파랗게 있는 저기...이쪽으로 해가지고 철로가 돌아가지고 송정으로 빠집니다. 송정역까진데 지금 철도공단에서 지금 어떻게 생각을 하고 있느냐면, 우2동에서 해운대역사까지는 어떻게 하던지 간에 시민공원이던지 산책로로 놔 두겠다고 이야기 하는 데...

미포구간부터 송정역구간까지는 전혀 지금 시민들 하고 의견을 듣지도 않고 바로 사업자들 불러가지고 기습적으로 사업에 대한 설명회를 가졌습니다. 저희도 의아해서 기습적으로 알게 돼 가지고 찾아갔는 데 이미 그때는 철도를 다 걷어내고 그리고 나서 레일바이크가 아니 철로가 깔려있는 데서는 레일바이크 시범 운행을 해보고 있는 거죠...

실제로 대다수의 주민들은 80년동안 동해남부선 철도가 다니면서 굉장히, 송정도 그렇고 해운대 쪽에도 그렇고 철도로 인해 가지고, 동네가 두 개로 나뉘어져 있었던 거죠. 따라서 철도가 없어지면 당연히 인제 소음도 없어지지만 또 '동네가 다시 좀 쾌적하게 발전할 수 있지않을까' 이런 생각이 있고요. 부산시민 같은 경우는 천혜의 환경이 있는 조건 속에서 정말로 아름다운 어떤 아름다운 길을 만들 수 있다라는 거죠.

그 다음에 광주의 경우도 폐선 부지 문제가 터졌을 때, 많은 시민들이 참여를 해 가지고 시민들의 요구대로 철도공단이 시민의 요구에 따라가지고 푸른길을 조성했습니다. 푸른길에서는 기존의 근대 문화유산이라는 거죠. 철도도. 철로 일부도 그대로 보존하고 어떻게 참여를 해가지고 이 길을 아름답게 꾸밀 것인가를 이야기 했는 데...

지금 제일 문제가 뭐냐면 부산시도 마찬가지고 철도공사도 마찬가지고, 단지 사업자들과 계속 이야기를 해가지고, 아시다시피 요번에 철도파업이라든지 여러가지 사회적 문제가 있지만, 자기들의 부채를 감축하기 위해서 어떻게 민간에게 매각을 할까. 민간인에게 팔아가지고 어떤 수익을 남길까 이것을 중심으로 사업을 하는 거죠. 그러니까 실제로 전혀 길도 안 나오는 레일바이크를 운행하겠다는 이런 식의 어떤 발상이 나오고 있는 거죠.

그런데 더욱더 저희가 굉장히 분노를 하겠끔 만드는 게 무엇인가 하면, 동해남부선 폐선 부지 공원화를 위한 시민 모임이 있습니다. 시민모임에서 '시민들에게 의견을 물어보고 거기에 따라 가지고 폐선 부지의 활용을 이야기 해야 되지않느냐'고 관계자에게 이야기 했을 때, 관계자들이 하는 말은 시민의 의견 시민사회단체의 의견은 절대 안 듣겠다. 들을 이유가 없다라고 바로 그자리에서 이야기 했습니다. 말이 안 되는 거죠.

무조건 밀어부치고 그리고 어떤 민간 사업을 할려고 하는 사람과 무조건 이야기 하고 일방적으로 밀어부치는 거죠. 왜냐면 시민 의견 수렴하며는 시간이 걸린다는 이유로 무작정으로 일단 밀어부치고 있는 겁니다. 그렇게 이제 근대문화유산과 아름다운 자연을 갖고 있고, 역사와 그다음에 어떤 근대의 어떤 문화를 보존하고 있는 해운대 역사 송정역사, 그리고 동해남부선 폐선을 8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이것을 단순하게 어떤 자본의 논리에 의해 가지고 마음대로 자기 마음대로 하겠다는 것이 지금 문젭니다."



* 참고로 <뉴스타파>에서 제작한 '4대강 살리기 현황도'를 잘 살펴봐 주시기 바란다. 국민 대다수의 반대에도 이명박 정권의 한나라당(새누리당)이 밀어부친, 국고 22조원을 퍼부은 사업의 결과다. 그림을 클릭하면 4대강 살리기 현황도를 자세히 살펴볼 수 있고,각 공사구역별 관련 회사들의 정보를 알 수 있다.



꽤 길게 이어진 인터뷰를 정리해 보면 손 피켓에 축약된 내용과 대동소이하다. 김광모 구의원의 주장은 해운대(미포지역)-송정역(부지) 구간까지 공원으로(녹지) 조성해 시민들에게 돌려달라는 것. 그 예로 광주의 폐선부지 활용을 들었다. 그러나 고향이 부산이 아닌 타지역 사람들은 부산시와 철도공사의 조치를 쉽게 납득할 수 없을 것이다. 김 의원과 시민들이 주장하고 있는 해운대-송정역 구간은 해운대의 자연 경관을 잘 조망할 수 있는 달맞이 언덕길에 위치한 지역이어서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했을 것.

부산시와 철도공사가 
우2동-해운대역사 구간을 쉽게 포기한 것도 빌딩에 가려져 해안을 조망할 수 없는 위치였던 것이다. 문제는 부산시의 난개발 현장에서 목격했던 것처럼 부산시와 철도공사가 시민의 의견을 철저히 무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 의원에 따르면 동해남부선 옛 기찻길(해운대-송정역 구간)은 시민의 의견 시민사회단체의 의견은 절대 안 듣겠다. 들을 이유가 없다라고 대놓고 말할 정도라면, 이들은 대체 어느 나라 사람들이며 어떤 배짱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일까.

설 연휴에 짬을 내 부산의 난개발 이슈를 끼적거리다 보니 가슴이 휑해옴을 느낀다. 내 고향 부산을 훔쳐간 사람들의 모습이 눈에 아른 거리는 것. 그들은 날이면 날마다 옷깃을 스치는 사람들이겠지만, 머리만 달려있고 가슴은 텅 비어있었던 지.
 알록달록한 내고향 추억 전부를 돈으로 바꾸는 일에 열중하고 있었다.

그들이 새누리당 소속 정치인이라는 이름으로, 또 재벌 토건족이라는 이름 등으로 이 땅에서 얼굴을 맞대고 살고 있다는 게 몸서리쳐 질 정도인데, 내고향 사람들은 어떤 마음으로 하루 하루를 살아갈까. 실향민이란 게 남북 이산가족만 있는 게 아니라 '고향땅을 빼앗긴 사람들'도 해당되는 말이다. 설 연휴를 마치고 귀경하신 수도권 사람들 한테 여쭙니다. 당신은 실향민이 아니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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