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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uta Cuarenta/San Carlos de Bariloche

운전자가 팔을 내민 결정적 이유


-운전자가 팔을 내민 결정적 이유-



한 운전자가 팔을 내민 결정적 이유는 이랬다.


먼저 사진 한 장의 배경부터 설명해 놓는 게 예의인 것 같다. 이곳은 세계의 여행자들이 꼭~한 번 가 보고 싶어하는 곳. 그곳은 남미의 스위스라고 부르는 아르헨티나의 '산 까를로스 데 바릴로체(San Carlos de Bariloche,Argentina)'라는 곳이다. 구글어스를 펴 놓고 보면 안데스 산맥이 북부 빠따고니아 뿌에르또 몬뜨와 바릴로체를 가로 막고 있는 곳이다.

그곳에 한 번만 발을 디디면 꿈에도 그리울 나우엘 우아피 호수(Lago Nahuel Huapí)가 있는 아름다운 휴양지다. 얼마나 아름다우면 남미에 발을 디딜 때 마다 다시 찾겠는가. 우리는 8년 전 그곳에 발도장을 찍어둔 상태라 다시찾은 여행지가 꿈만 같았다. 그래서 다시 찾아간 빠따고니아 투어는 아내와 나의 추억이 고스란히 담긴 여행지를 다시금 돌아보며 행복했던 시간을 반추해 보고 있었던 것이다.

맨 처음 사진 한 장은 우리의 추억을 되새겨 보는 트레일 중에 만난 풍경이다. 우리 숙소가 위치한 바릴로체의 중심지에서  걸어서 30분 정도 떨어진 위치에 바릴로체 버스 터미널이 위치해 있는데, 그곳을 다녀오는 길에 낮선 풍경을 만나게 된 것이다. (그림의)자동차 왼쪽을 보면 과일 가게가 있는데 우리는 바릴로체 버스터미널을 다녀오는 길에 미리 봐 두었던 과일가게에 들러 과일을 사 가지고 숙소로 돌아갈 예정이었다.
 




그때 하늘색 자동차 한 대가 필자 앞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그런데 흘깃 본 자동차는 보통 자동차에서 보기 힘든 아니 생전 처음 보는 풍경이 연출되고 있었다. 카메라가 잔뜩 긴장하며 그 풍경을 향해 슈팅을 날렸다. 진귀한 풍경이었기 때문이다. 관련 포스트에서 미리 언급했지만 아르헨티나의 경제사정은 최악이다. 최악의 인플레 현상은 세상 사람들이 다 알 정도가 아닌가.

특히 작금의 세계적불황은 아르헨티나 시민들의 허리띠를 구멍이 있는 데까지 조이는 것은 물론, 구멍 한 두개를 더 파야 할 정도로 경제사정이 나쁘다. 그런 나라에서 자동차를 굴린다는 건 상상 밖. 그러나 아르헨티나는 그들 스스로 자랑스러워 하는 '검은 황금(Oro Negro,석유)'이 생산되는 산유국이다. 사정이 그러해도 제한된 석유생산량이 아르헨티나 사람들을 모두 행복하게 만들 수 없다는 건 인지상정이었던지.




이 나라 곳곳에는 폐차 시기 조차 놓친 고물자동차들이 쉽게 눈에 띈다. 우리처럼 함부로(?) 자동차를 바꾸는 일은 눈을 씻고 찾아볼 수 없을 정도. 따라서 이런 나라에서 자동차 연비 따져가며 자동차를 구매하거난 처분하는 등의 거래행위는 찾아보기 힘들다. 그 대신 거리 곳곳에서는 고물자동차를 애지중지 하는 시민들이 쉽게 눈에 띄는 것이다. 




과일 가게 앞에서 만난 하늘색 자동차도 그런 경우의 한 예다. 그렇다면 자동차 운전자가 운전중에 왜 한 팔을 창 밖으로 내민 상태에서 운전을 하고 있었던 것일까. 궁금했다. 따라서 자동차가 내 앞을 지나칠 때까지 기다렸다가 이유를 발견해야만 했다. 이유는 단박에 나타났다. 운전자가 팔을 내민 결정적 이유가 드러난 것이다. 

자동차를 너무 사랑한 나머지 악착같이, 마르고 닳도록 타야하는 사람들에게는 우리처럼 연비를 따져가며 차를 바꿀 겨를도 능력도 없어 보였다. 운전자의 몸뚱아리만 가려줘도 감지덕지...자동차가 인간에게 필요한 궁극적 목적을 그들만 알고 있는 것일까. 한 손을 창 밖으로 내밀어 냉방효과도 체험하며 언제 '덜커덕' 떨어질지 모를 문짝을 지탱해 가며 운전하고 있는 모습이 카메라를 자극했다. 우리에게 이런 희극...아니 희극같은 비극이 닥치지 않길 바랄 뿐이다.




베스트 블로거기자Boramir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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