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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uta Cuarenta/San Carlos de Bariloche

여보! 우리 차 바꾸면 안 돼?


Daum 블로거뉴스
 


우리 차 바꾸면 안 돼?
-한 가족의 동상이몽-



여보!(아빠!)...우리 차 바꾸면 안 돼?
아직은...한 십 년만 더 타고 바꾸자. 



아내와 아들 녀석이 (지루하게)지켜보는 가운데 아빠는 열심히 자동차 수리를 하고 있는 풍경. 이곳은 아르헨티나의 안데스 자락에 위치한 유명한 휴양도시 산 까를 로스 바릴로체. 세상의 영혼들이 모두 잠든 듯한 나우엘 우아피 호수는 그저 바라보기만 해도 행복할 정도로 아름다운 곳이다. 이 도시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건 호텔과 호스텔 그리고 민박집. 년중 관광객과 여행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천국같은 휴양도시다. 그런데 이 도시 한편에 살고있는 사람들의 삶은 녹록지않다. 경제사정이 힘들다는 것. 그래서일까. 

관광버스와 몇몇의 자동차를 제외한 다수의 자동차들은 고물자동차. 그냥 고물자동차가 아니라 닳고 낡아빠진 골동품 같은 외관에 덜덜거리며 굉음을 내고 달리는 자동차를 보면 '무슨 유행인지' 싶은 생각이 들 정도. 그런 자동차들 중 한 대가 숙소 앞 공원 곁에서 치료(?)중이다. 수리중인 자동차는 언제인가 다시 도로 위를 달릴 게 분명해 보였다. 한 눈에 봐도 이런 풍경은 일상인 듯 자연스럽다. 그 곁을 지나치면서 언뜻 머리를 스친 추억 하나.

여보!(아빠!) 우리 차 바꾸면 안 돼?...

자동차를 타 본 사람들이 한 번 정도는 들어봤을 한 마디. 자동차는 한 번 구입하는 순간부터 마약 보다 더 심각한 중독에 빠져든다. 운송수단이나 '탈 것' 이상의 애물단지가 자동차의 속성일까. 자동차는 빛의 스펙트럼 이상의 종류와 성능으로 구매욕구를 부추긴다. 김여사가 타고 다니는 차가 나 보다 나아보이는 순간, 욕구는 욕망을 부채질 하고 충동질 한다. 그게 하루 이틀도 아니다. 결국 비교 열등감 속으로 빠져든 당신. 어느날 아침, 날이면 날마다 테레비에서 보던 '삐까번쩍'한 할부자동차가 주차장에서 대기하고 있다.으쓱...우쭐...





그때부터 문제가 생긴다. 열심히 일한 당신 주말마다 달렸더니 월말 때만 되면 돌려막는 카드.
여보!(아빠!) 우리 차 바꾸면 안 돼?...여보!(아빠!) 우리 차 바꾸면 안 돼?...안 돼!!...안 돼!!) 이런 거 일찌감치 경험해 본 'dont cry for me argentina!!...' 뮤지컬 '에비타(에바페론,María Eva Duarte de Perón)'의 노랫말이면 괜찮기라도 하지. 그런데 글쎄 '돈(money)' 때문에 돌아버릴 지경으로 만든 자동차...

차 바꿔 탄 '순간의 선택이 경제를 좌우'할 줄이야. 1~2천 만원 대 중 소형차라면 문제 없다고? 중고차 시장에서 돌고 돈 자동차들이 해외로 수출되는 동안 카드론으로 멍든 사람들. 공원 곁 인도 위에서 자동차 수리 중인 한 가족의 모습을 보니 자동차 선진국과 후진국의 모습이 단박에 연상된다. 자동차가 고장나면 즉각 '에니콜'을 부르거나 즉각 수리에 나선 운전자. 과연 누가 자동차 선진국의 운전자일까.

한 때 세계 제일의 경제를 자랑하던 아르헨티나. 영국의 지하철 역사가 150년이 됐다면 아르헨티나의 지하철 역사는 100년도 넘었다. 오늘날 대한민국과 비교조차 할 수 없다. 그런 나라들이 서서히 저물고 있고 아르헨티나는 만성적인 경제불황을 겪고 있는 나라. 우리 말에 '외상이면 소도 잡아 먹는다'는 속담이 있을 정도로 경제에 대해 개념이 없다면, 결국 외상 때문에 '십리도 못 가 발병 난다'는 거. 지난 5년간 대한민국의
 국가부채 총액은 3,600조 원. 그 중 (전.월세 보증금 등을 합한)가계빚이 1,600조원에 달한다고 한다. 타산지석...길거리에서 자동차 수리에 나선 한 가족의 모습. 그냥 봐 널길 일이 아니다. 자동차?...분수를 모르면 애물단지로 돌변한다.




베스트 블로거기자Boramirang
 


내가 꿈꾸는 그곳의 Photo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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