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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나와 우리덜/나와 우리덜

벼락맞은 '대추나무' 얼마나 많길래?

벼락맞은 '대추나무' 얼마나 많길래?


어제, 치과를 다녀 오면서 재미있는 현장을 보았습니다.요즘은 보기 드문 '벽조목 도장'을 새기는 곳이었습니다.
대기하는 시간동안 한 상가의 1층에 자리를 펴 놓고 도장을 판매하는 곳에는
한 아주머니가 자신의 남편 이름을 써 두고 '작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사주풀이'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도사(?)님의 사주풀이가 헛다리를 집고 있었습니다.
눈치껏 때려도(?) 대충은 맞출 법 한데 그 도사님은 우격다짐을 하고 있었습니다.

"나무목이라...그러니까 남편은 성격이 차분하면서도..."

"...아니라니까요. 얼마나 성격이 급한데요..."

"...허허...성격이 급하지만 매사를 합리적으로..."

"...얼마나 고집이 센데요...고집불통이라니까요...그래서..."



그 도사님은 목소리가 점점 더 커지고 있었습니다.
상가를 드나드는 사람들이 힐끔거리며 쳐다보며 싸우는 것으로 착각할 정도 였습니다.

"...아저씨!...이 도장...조각이 괜찮아 보이는데 벽조목 맞아요?..."

"...보시면 알잖아요. 벼락맞은 대추나무..."

도사님으로 부터 허락을 받고 사진을 얼른 한장 찍고는 혼자 궁시렁대며 치과로 올라갔습니다.

(...벼락이 대추나무만 골라서 내려치나?...)

벽조목으로 만들었다는 도장은 묵직하며 보기에도 단단해 보였습니다.
이 도장은 한번 만들어 놓으면 평생 사용할 수 있는 도장이 틀림없어 보였습니다.
매일 수천번씩 결재 도장을 찍는 것도 아닌 것이어서 인감도장으로 사용하면 그만일 것 같아 보였습니다만
요즘은 도장을 사용할 곳이 그리 흔치 않습니다.

잠시 도사님과 이야기를 나무면서 가격을 물어 봤더니 15만원/개당 이었습니다.
주문하면 이튼날 배송을 해 준다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알기로는 벽조목 진품도장은 수십만원을 홋가하는 것으로 알았지만
이 도장은 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도장을 새기고 판매하는 곳이 많을 텐데
왜 대추나무만 벼락을 맞는가?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수요가 많아 보였기 때문입니다.
아마도 전국적으로 벽조목으로 만든 도장이나 요즘 시중에서 판매되는 악세사리를 포함하면
벼락을 맞은 대추나무는 품귀현상을 보여서 금값보다 더 비쌀 텐데 그렇지 않았습니다.

아시다시피 '벼락'의 확률은 정확하지는 않지만 특정 물체에 맞을 확률이 1/50만 정도라 합니다.
이 확률조차도 정확치 않으니 벼락맞을 확률은 거의 '제로'에 가깝다고 보면 될 텐데...
집으로 돌아와서 '검색'을 해보니 의외로 '벽조목'에 대한 일반의 인식이 높았습니다.

'뉴스'속에서도 벽조목에 대한 이야기가 아무런 정제과정없이 올라와 있었을 정도였고
그 내용속에는 '부적'과 다름없는 '행운'을 가져다 준다고 믿는 사람들이 많아서 벽조목을 선호한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요즘에는 핸드폰 걸이와 같은 곳에도 이 벽조목이 사용되며
특히 수험생들에게 선물용으로 인기가 있다고 합니다.



그들은 십장생. 달마. 봉황 등 행운을 주는 모양을 새겨넣은 도장에 이름을 알려주면
'사주풀이'를 통해서 이름을 새겨넣는데 인터넷의 한 옥션에서는 하루에도 수백개가 팔려나가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사실 하나를 또 발견했습니다. 저처럼 불필요한(?) 호기심을 가진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그 호기심이 벽조목의 정체에 대해서 알게 해 주었습니다.
요즘 시중에 시판되는 '벽조목'은 '짝퉁 벽조목'이 많다는 것입니다.

벽조목도 짝퉁이라?...
대추나무에 고압의 전류를 흘려 보내서 인위적으로 벼락을 맞은 효과를 준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순간적으로 대추나무는 짧은 순간 수 천 도까지 올라가는 열기로 인해서
 나무가 가지고 있던 수분은 순식간에 증발되며 수축하게 된다고 합니다.
 이 때문에 나무는 속까지 검게 타며 아주 단단하게 변하게 되는 것이죠.



이렇게 하면 벽조목은 필요한 시기에 필요한 량만큼 벼락을 맞을 수 있는 시대가 도래한 것입니다.
벼락도 필요에 따라서(?) 맞을 수 있는 웃지못할 시대가 된 것입니다.

그런데도 적지않은 사람들이 벼락맞을 확률만큼이나 힘든 '행운'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런 사람들을 위해서 '벼락공장'이 존재한다고 하니
이제 더이상 벼락맞을 궁리를 하지 않는 게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세상의 '공급과 수요의 법칙'은 수요자에 의해서만 생기는 것은 아닌것 같습니다.
공급자들이 수단과 방법을 다 동원하여 공급을 야기 시키는 곳에
벼락공장이 '짝퉁 벽조목'을 생산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벼락을 맞지 않아도 속이 새까맣게 타고 주눅든 서민들의 살림살이 속에
날벼락을 때리는 공장(?)이 전국적으로 헤아릴 수 없이 많이 있으니 날벼락 맞지 않기를 당부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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