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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TAGONIA/Hornopiren

비현실적 풍경의 네그로 강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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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현실적 풍경의 네그로 강가에서
-늘 궁금했던 연두빛 갯벌 속으로-




꿈같은 풍경이란 이런 걸 말하는 것일까.
 


뿌에르또 몬뜨에서 7번 국도를 따라 맨 처음 방문한 여행지 오르노삐렌의 날씨는 변덕스러웠다. 우기가 끝나가는 북부 빠따고니아의 날씨는 가끔 여우비를 날리는가 하면 금방 땡볕을 내리쬐는 일을 반복하고 있었다. 그 때 마다 오르노삐렌 화산은 물론 오르노삐렌 국립공원을 끼고 있는 안데스산군에서는 안개와 구름을 피워 올리는 일을 덩달아 하고 있었다.




또 오르노삐렌 앞 바다로 흘러드는 네그로 강(Rio Negro)과 블랑꼬 강(Rio Blanco)이 맞닿은 하구 갯벌은 서태평양과 앙꾸드만에서 들락거리는 밀물과 썰물 때문에 연두빛 갯벌을 드러내고 숨기는 일을 반복하고 있었다. 그런 모습은 태고적으로부터 이곳 오르노삐렌의 피오르드에서는 평범한 일상이었는지 모르겠지만, 우기가 끝날 때 쯤 방문한 우리에게는 매우 특별한 장관을 선물해 주고 있었다. 

비현실적이자 환상적인 장면이 시시각각 우리 앞에 파노라마 처럼 펼쳐지고 있었던 것. 우리는 오르노삐렌의 앞 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작은 언덕 위에서 그 장면들을 지켜보면서 그 곳으로 들어가 보고 싶었다. 그리고 실행에 옮기고 있었던 것.
 

달님과 햇님이 만든 환상적인 오르노삐렌 갯벌  





뿌에르또 몬뜨에서 남부 빠따고니아 투어를 위해 두 번째 방문한 오르노삐렌은 첫 번째 답사 때와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그 땐 7번 국도변에서 내리쬐는 땡볕에 먼지가 연신 날리고 있었다. 어디로 피할 곳도 없이 먼지길을 따라 오르노삐렌 국립공원에서 발원한 블랑꼬 강까지 다녀왔다. 그러나 다시 방문한 오르노삐렌은 먼지길이 자취를 감추고 원시림이 빼곡히 들어서 있는 안데스산군에서는 구름이 나지막하게 띠를 두르고 있었다. 우기 끝에 내리는 봄비가 만든 보기드문 장관이었다.




오르노삐렌 앞 바다가 바라보이는 작은 언덕 위에 서면 하루종일 이같은 풍경이 반복되고 있었다.




또 밀물과 썰물은 두 강 하류 습지와 갯벌에 독특한 풍경을 연출해 내고 있었다. 썰물 때가 되면 광활한 갯벌 위에 연두빛 해조류가 환상적인 풍경을 자아내고 있었던 것. 우리나라 갯벌에서 본 적 없는 풍경이자 오르노삐렌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풍경이었다.

이런  풍경의 총연출자는 달님이었으며 또 햇님이었다. 햇님이 안데스를 솟구치게 만들고 갯벌을 만들었다면 바닷물을 들락날락 거리게 만든 건 달님. 우리는 해와 달이 만든 대자연의 거대한 품 속으로 들어가 보기로 한 것이다.




오르노삐렌의 작은 언덕 위에서 본 풍경은 주로 이런 모습이었으며...그 풍경들은 우리로 하여금 지남철 처럼 끌어들이는 마법같은 존재였다. 여우비가 그치고 볕이 좋으면 우리는 그 갯벌 속으로 들어가 보기로 한 것이다.




바닷가 언덕 위에서 바라본 오르노삐렌 앞 바다의 갯벌은 이런 모습. 이 갯벌은 우리나라의 갯벌과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었다. 우리나라의 서해에 주로 분포되어 있는 갯벌은 매우 고운 입자의 뻘밭인데 비해, 이곳은 매우 적은 면적에 분포한 뻘 외 대부분은 작은 입자의 모래와 자갈이었다. 굵은 자갈 위에 가는 모래가 켜켜이 쌓이고 그 위에 흙이나 고운 모래가 다시 층을 이루고 있는 것. 오래전 지각변동과 오르노삐렌 화산에서 분출되었을 부산물들이 오르노삐렌의 갯벌을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




네그로 강가에 도착하자 마자 맨 먼저 눈 앞에 펼쳐진 갯벌의 정체는 그랬다. 이곳은 조금 전까지 바닷물로 가득차 있었던 네그로 강 최하류의 모습이며 강 하구 나지막한 언덕 위에 습지가 눈에 띈다. 우리나라 강 하구와 많은 차이를 보이는 한편 최근에는 강 하구에서 이런 광경을 찾아보기 힘들게 됐다. 비현실적인 풍경이 눈 앞에 펼쳐지고 있었던 것.

우리는 네그로 강가에서 수정같이 맑은 물을 쉼 없이 흘러 보내는 안데스 골짜기와 물 속과 갯벌과 주변 풍광을 둘러보며 아예 죽치고 눌러 앉아버렸다. 그리고 모처럼 카메라 렌즈를 일광욕(?) 시키며 드 넓은 갯벌 풍경을 카메라에 한 점씩 담아봤다. 바람은 여전히 살랑거리고 볕은 따가웠다.


비현실적  풍경의 네그로 강가에서




네그로 강과 바다의 경계가 드러난 오르노삐렌 앞 바다. 썰물 때가 되면 네그로 강 최하류는 이런 모습. 수심이 얕아지고 물 흐름은 더욱 빨리진다.




물 속을 들여다 보니 담수와 해수에서 살아남는데 성공한 해조류가 물살에 일렁인다. 파래도 아니고 감태는 더더욱 아닌 해조류. 우리나라 겨울에 즐겨먹는 매생이 같은 해조류가 썰물 때만 되면 갯벌 위로 모습을 드러내며, 멀리서 보면 환상적인 모습을 연출하고 있었던 것이다.




썰물 때지만 아직 갯벌(갯벌이라 부르기에 민망한...ㅜ )은 촉촉히 젖어있었는데 그 중 작은 자갈이 널린 둔덕은 땡볕에 뽀송뽀송해졌다. 그곳에 자리를 펴고 카메라를 펴 든 것이다. 




자리는 이런 모습. 살랑거리는 바람 속은 여전히 찬 기운이 남아있어서 입고 있던 아웃도어를 벗어서 자리 대신 깔았다. 그곳은 장차 빠따고니아 투어를 마칠 때까지 동행할 카메라와 렌즈를 올려 두었다. 렌즈를 바꿔끼기 쉽게 펼쳐둔 것.




이곳은 먼지 한 톨 느낄 수 없는 곳이자 필자의 목숨 만큼 아낀 장비들이었다. 이 녀석들 덕분에 빠따고니아 여행기를 끄적일 수 있다는 거. 돌이켜 보니 이들 때문에 할 이야기도 많아졌다.(그건 다음으로 미루고...^^) 아무튼 네그로 강가에 자리를 펴 놓고 주변을 둘러보며 네그로 강 발원지 쪽을 살펴보고 있는 것이다. 렌즈를 여러번 마운트 하니 가뜩에나 넋을 빼 놓던 풍경들이 다시금 환상 속으로 몰아넣었다.





우리가 서 있던 이 곳은 밀물 때만 되면 대부분 바닷물에 잠기는 곳. 물웅덩이 근처에서 물새알을 발견하기도 한 곳이다.




렌즈를 다시 바꿔 '줌인'해 보니 오르노삐렌 마을이 눈 앞에 펼쳐진다. 오르노삐렌에 머무는 동안 우리는 저 바닷가 언덕을 제 집 드나들 듯 했다. 이곳은 주변에 오르노삐렌 화산과 국립공원을 끼고 있는 유명 관광휴양지였지만 우리들 관심 밖이었다. 장차 빠따고니아 투어를 할 동안 그런 장면들은 다시 만나볼 것이며, 8년 전 이미 느껴 봤던 장면들이었다.

대체로 두 번째 만나거나 보게 되는 장소는 친근감은 있었지만 감동을 덜했다. 그렇지만 남들이 다 그냥 지나치는 평범한 강 하구 언덕 위에 펼쳐지는 장관은 달랐다. 볼 때 마다 감동을 더했고, 시시각각 변하는 갯벌과 주변 풍광은 감동의 크기도 달랐다. 




우리는 네그로 강가에서 팔색조 또는 카멜레온 처럼 변하는 대자연 속에 몸과 마음 전부를 내 맡기고 있었던 것.




그런 느낌...알랑가 몰라...^^




구름이 되고 바람이 되고 또 볕이 되어...또 강으로 흘러 다시 바다로 나아가면 구름이 되고 바람이 되고 또 볕이 되기를 반복하게 되는...




그 근원지는 안데스로부터 발원되고 있었고 네그로 강을 흘러 우리 앞을 지나 바다 속으로 사라지는 곳.




우리는 그곳을 밀물과 썰물처럼 오락가락 했다.




달님이 바닷물을 거두어 가면 햇님은 볕으로 갯벌에 그림을 그려놓고...




햇님이 잠 들때 쯤이면 달님은 다시 그림을 지웠다.




그렇게 반복된 세월이 억만겁...




그 갯벌 위로 사람들이 지나다니고 있었다.




얼마나 오랜 세월 동안 달님과 햇님이 번갈아 다녀가셨는 지...갯벌 위로 우마차가 지나다녀도 끄덕 없었다. 




네그로 강가에 다가서자 이번에는 슬며시 강을 건너가 보고 싶은 욕망에 사로잡힌 것.




그때...썰물 때 바닷가에서 보면 늘 갯벌 위를 지나다니던 마차 한 대가 우리 곁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당장 강을 건널 기세. 그 땐 정말 몰랐다. 저 마차 한 대가 우리에게 또다른 추억을 만들어 주게 될 줄 꿈에도 몰랐던 것.
 



우리는 네그로 강가에서 블랑꼬 강까지 갯벌을 따라 탐사에 나설 꿈을 꾸고 있었다. 언덕 위에서 보면 마차는 늘 그쪽으로 사라지고 있었던 것. 바닷물이 저만치 멀어지자 네그로 강의 흐름은 점점 더 빨라졌다. 아직 오르노삐렌 갯벌 탐사는 끝나지않았다. 우리를 환상에 빠뜨린 연두빛 갯벌은 도대체 어떻게 생겼을까...그곳은 우마차가 낭만적으로 한가로이 오가던 곳이었다. <계속>

 


베스트 블로거기자Boramir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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