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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TAGONIA/Hornopiren

영화 속 한 장면 같은 마차와 소년


-영화 속 한 장면 같은 마차와 미소짓는 소년-
 





갯벌 위의 마차와 아버지와 아들...
 


소년은 눈이 마주칠 때 마다 씨익 미소를 지었다. 오르노삐렌에서 만난 소년.소녀들의 표정들은 자연을 닮아 티 하나 없이 순수해 보였다. 근심과 걱정이 전혀없어 보이는 순진무구한 표정. 마차 위에서 아버지와 함께 늘 동행하고 있는 녀석은 오르노삐렌 앞 바다의 갯벌을 오락 가락하고 있었는데 이들 부자는 썰물 때만 되면 어김없이 연두빛 갯벌 위에 나타나곤 했다.

정중동의 풍경을 잔잔하게 흐트려 놓는 작은 움직임은 주로 이들 부자가 연출하고 있었는데 아마도 이 갯벌 위에 이런 움직임이 없었다면 그냥 한 폭의 그림으로 변했을지 모른다. 그러나 마차를 타고 어디론가 오가고 있는 부자 때문에 이들은 마치 거대한 스크린 속의 한 장면 처럼 아름답게 느껴지곤 했다. 오르노삐렌 앞 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언덕 위에서 보면 마차는 연두빛으로 변해버린 갯벌 위를 지나쳐 어디론가 사라지는 환상같은 풍경을 만들었던 것. 





그들이 누구인지 궁금했다. 그런데 네그로 강가에서 연두빛 해조류와 풍경을 카메라에 담고 있는데 저만치서 강을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마차는 강을 건널 참이었고 하필이면 카메라 가까이 다가오고 있었다. 녀석의 미소를 본 건 그 때가 처음이었다. 마치 영화속 한 장면이 연출된 것 같은 아름다운 풍경 속으로 들어가 본다.


영화 속 한 장면 같은 마차와 소년

 




오르노삐렌 앞 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언덕 위에 서면 늘 작은 움직임들이 있었다. 썰물 때 갯벌 위로 사람들이 뭔가 채집하는 장면 속에 우마차가 나타난 것. 처음엔 별 관심을 갖지 않았지만 언덕 위로 나가는 횟수가 거듭될수록 우마차의 모습이 낮익었다. 썰물 때만 되면 나타났기 때문이다.
 



언덕 너머 갯벌에 나타난 우마차. 저건 엄격히 우차(牛車)라고 불러야 옳다. 소가 수레를 끌기 때문. ^^




그러나 이건 다르다. 말이 수레를 끄는 마차. 덕구 한 마리가 마차가 나타나자 관심을 보이며 갯벌로 달려간다. 맨 처음에 본 사진 속의 소년은 아버지와 함께 늘 저 마차를 타고 다니며 갯벌을 오갔다. 썰물 때만 되면 영화 속의 한 풍경처럼 이들 부자가 연출하는 아름다운 풍경은 이랬다.
 



참 아름다운 풍경이었다. (부탁의 말씀. 포스트에 등장하는 사진 포함 빠따고니아 투어에 기록된 사진들은 책으로 엮어지고 전시될 예정이므로 저작권에 유의해 주셨으면 한다. 이 포스트는 현재 다음뷰에만 유일하게 발행되고 있다.)또 포스트에 등장하는 사진들은 시간차가 있다. 날씨가 좋은 날 또는 흐린 날. 언덕 위 아래 또는 갯벌 위에서 사흘 동안 기록된 장면들이다. 물론 나중에 다시 이들 부자를 만나게 될 것이며, 그때부터 빠따고니아 투어의 새로운 전기를 맞이하게 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아무튼 이들 부자가 갯벌 위로 사라지는 장면은 두고두고 잊지못할 풍경이었다. 




언덕 위에서 줌인해 보면 부자가 탄 마차 너머로 7번 국도변의 촌락이 보인다. 덩치큰 오르노삐렌 국립공원 아래에서 옹기종기 모여사는 사람들. 뒤로 보이는 숲은 원시림이며, 갯벌은 피오르드에 형성된 것이자 네그로 강과 블랑꼬 강 하류의 모습.




두 부자를 태운 마차가 네그로 강을 건너고 있는 풍경. 영화 관계자들이 이 풍경을 헌팅 장소로 삼아도 될 듯 하다. 아니 빠따고니아 전부가 헌팅 장소가 될 터인데 비용이 문제될 듯. 그러나 시나리오를 잘 쓰게 되면 초대형 블록버스터 한 편을 만들 법한 장소. 우리는 용케도 이 마차가 다니는 네그로 강가에 있었던 것. 행운이었다.
 

마차와 소년



저만치서 다가오는 마차 한 대...낮익은 마차였다. 강을 건널 기세...어떻게 건널까. (궁금궁금...!)




아무런 거리낌 없이 강으로 뛰어든 마차. 수심이 깊어 보이지 않았지만 강바닥은 굵고 큰 자갈들로 가득한 곳이었다. 그러나 마차는 큰 요동을 치지않고 가뿐히 강을 가로질러 우리 앞을 지나고 있었다.

"올라 세뇰 부에나스 따르데스...^^ "




마차 위의 두 부자도 인사를 하며 미소로 화답했다. 해맑은 소년의 미소와 흐뭇해 하는 소년의 아버지. 마차가 큰 요동없이 강을 건널 수 있었던 건 마차에 장착된 (자동차용)평판스프링 때문이었다. 참 특이한 구조의 마차였다. 또 소년의 미소를 처음 본 장소이자 얼굴을 익힌 장소. 네그로 강 위로 땡볕이 작렬하고 있었다. 




마차는 우리 앞을 지나치며 강을 거슬러 올라가고 있었다. 조금 전 우리가 지나쳐 온 곳이다. 녀석은 카메라를 보고 미소를 멈추지 않는다.




멀어진 마차...




이들은 곧 언덕 위로 올라갔다. 




방금 지나친 마차 너머로 보이는 오르노삐렌 화산은 눈을 머리에 이고 있고 구름띠를 두르고 있다.




그 아래 네그로 강 습지에서 두 필의 말이 있었는데 이들 두 말은 번갈아 가며 마차를 끌었다. 금슬좋은 부부 말.




소년의 아버지가 이들 두 말을 이끌고 강가로 나선다. 말을 손질하고 물을 먹이기 위한...참 평화로워 보이는 풍경이 눈 앞에서 펼쳐지고 있는 것. 말들의 수고가 기특해 보였다. 썰물 때가 되면 밀물로 바뀔 때까지 이들은 갯벌을 오가며 강을 넌너 다녔다. 그리고 블랑꼬 강 근처로 사라지곤 했던 것. 말들의 휴식시간은 이런 풍경.













그리고 본격적인 갯벌 풍경을 카메라에 담고 있는데 저만치서 마차가 다시 내게로 다가오고 있었다. 두 번째 행운. 마치 일부러 짜고치는(?) 듯 했다. 갯벌과 너무 잘 어울리는 풍경이라 생각했는데 시의적절하게 딱 맞춰 나타나고 있었던 것. 소년의 미소를 두 번째 본 건 이때였다. 녀석은 눈이 마주칠 때 마다 씨익 미소를 지었다. 이랬다.
















그리고 저만치 멀어져 가는 마차와 소년...




녀석은 우리나라 같으면 한참 공부할 나이지만 이들 부자의 모습을 보면 걱정이라곤 전혀 찾아볼 수 없는 표정. 조금 전 말을 매 둔 습지 둔덕 곁으로 샛노란 풀꽃이 흐드러지게 피어있고 뒤로 오르노삐렌 마을이 원시림을 배경으로 그림같이 펼쳐진 곳. 그러나 이들 부자가 주로 기거하는 곳은 바닷가 갯벌 옆이었다. 나중에 안 사실이다.

부자는 그곳에서(베이스켐프) 갯벌이 준 부산물 등으로 생계를 잇고 있었다. 전혀 욕심이 없어 보였던 부자의 모습에서 발견한 소년의 미소. 부러웠다. 저맘때가 되면 세상 호기심에 가득할 텐데 녀석의 표정에서 그런 모습을 발견하기 쉽지않았다. 밀물 때가 되면 바닷가에서 땔감을 줍고 썰물 때가 되면 어패류를 줏어 내다팔아 사는 가난해 보이는 가정이었지만 이들의 표정에 그늘이라곤 찾아볼 수 없었다.




돌아오는 길...맨 처음 언덕 아래 물웅덩이 곁에서 봤던 말 한 필. 녀석은 암컷이었다. 무엇이든 광활한 갯벌 근처에 존재하는 것 만으로 아름다운 풍경으로 변하곤 했다. 갯벌 삼매경에 빠져들고 기분좋게 만든 소년의 미소 때문이었을까. 고급 경마는 아니지만 소박한 부자와 함께 마차를 끌며 가족을 이루고 있는 말이 고맙고 또 아름다워 보인 것이다.













처음으로 가까이 가 본 말 부부...이들은 사랑을 나누고 있었다.(19금 사진은 블라인드 처리. ^^ )
 









세상은 늘 강을 건너는 삶의 연속일까...

북부 빠따고니아 오르노삐렌의 네그로 강을 건너는 두 부자...
정말 세상을 다 가진 것 보다 더 아름다운 부자의 모습이었다.
 
<계속>

 


베스트 블로거기자
Boramir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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