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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NTIAGO

카메라가 더 탐난 '코카콜라' CF 촬영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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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가 더 탐난 CF 촬영 현장
-주말,도시를 접수한 코카콜라 CF 촬영 현장-




가끔씩 그런 생각을 해 본다.
 


만약, 만약 다시 태어나게 된다면 어떤 일을 해 보고 싶을까...하는 생각. 어떤 사람들은 돈을 많이 벌고 싶거나 권력을 누리고 싶거나 큰 명예를 얻고 싶다는 사람들이 있다. 누구나 한 번 쯤은 꿈꿔 볼 수 있는 일이다. 또 그게 현실에서 가능하다면 그 분들은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막상 그런 사람들의 뒷담화를 (들어)보면 별로 행복해 보이지 않는다. 그들은 평생 동안 돈 관리,권력 관리,명예 관리 하느라 
그 귀한 시간을 다 보낸다. 그리고 다시 태어나도 그렇게 살고 싶은지, 여전히 세상에서 누릴 수 있는 있는 건 다 누리고 살고 싶어한다. 그러나 필자의 생각은 조금 다르다.




만약...만약 다시 태어나게 된다면 나는 탐험가가 되어 사람들이 미처 발견하지 못한 아름다운 세상을 카메라에 담아 보여주고 싶은 것. 참 소박한 꿈이자 그야말로 꿈같은 직업. 가끔씩 즐겨보는 <내셔널 지오그라픽>에 등장하는 화면들은 일반인들이 상상하지 못한 시공 속에서 카메라에 담은 것들이다. 보는 사람은 즐겁고 신기한 모습들이지만, 막상 최고의 풍광을 최고의 (디지털)화질로 구현해 내는 이들의 비하인드 스토리는 탐험가들이 겪는 힘든 여정이 반드시 포함돼 있는 것. 그런 직업을 갖고 싶은 것이다. 

이런 생각들은 카메라를 만지작이며 카메라에 심취했을 때 일어나는 현상 중 하나다. 좋은 장면을 카메라에 담으려면 좋은 카메라는 기본. 그런 장비들과 함께 오지 내지 극지에서 남들이 보지 못한 장면을 뷰파인더를 통해 먼저 만날 수 있다는 건, 느껴본 사람들만 아는 짜릿한 엑스터시이자 행복한 시간들이다. 이런 생각을 일깨워 준 게 여행 중에 만난 한 CF 촬영 현장. 주말 오후 산티아고의 도시 한 부분을 통째로 접수한 스팩타클한 CF 촬영 현장이었던 것. 그 현장에서 눈에 띈 건 오직 하나. CF 보다 카메라가 더 탐난 것이다. 그 현장으로 가 본다.



 
 

주말 오후,도시를 접수한 '코카콜라' CF 촬영 현장

 




주말 오후, 우리가 머물고 있던 숙소 바로 앞은 왁자지껄 했다. 그곳에는 눈에 익은 광고를 도배한 버스 한 대와 칠레 국기를 손에 든 사람들이 뒤엉켜 있는 심상치 않은 분위기. 도대체 무슨 이벤트가 있는 것일까. 
 



이곳은 칠레의 수도 산티아고의 중심지 '산타 루시아 언덕(Cerro santa lusia)' 앞 '호세 미구엘 데 라 바르라(Jose Miguel de la Barra)' 거리. 칠레 국립미술박물관(Museo de Bells artes) 앞이자 우리가 머물던 숙소 바로 앞. 멀리 산 끄리스또발(San cristobal) 언덕이 보인다.




주말 오후 자동차 왕래가 바빠야 할 곳에 빨간색 버스 한 대만 덩그러니 놓여져 있었다. 평소 못 본 이런 풍경은 버스와 함께 금방 정체를 드러냈다. 버스 바로 곁에서 '액션!' 싸인을 기다리는 카메라와 스텝들이 금방 눈에 띈 것. 그 순간 버스는 시야에서 잠시 사라지고 눈 앞의 카메라에 정신이 팔렸다.




꽤 오래 사용한 듯 보이지만 최신형 무비 카메라...이 때부터 CF 콘티(continuity)가 어떻게 전개될지 궁금해지며, 이들 스텝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카메라에 담아보기로 했다. 따라서 버스를 중심으로 평면과 입체적으로 배열된 카메라를 먼저 살펴야 했다. 




주말 오후 교통이 전면 통제된 텅빈 도로 위에는 CF 촬영 스텝들과 출연자들로 붐볐다. 이들 속에 우리의 역할(?)은 그냥 '지나가는 사람'...촬영은 콘티에 따라 한 장면씩 연출되는 것 같았다. 그렇다면 연출자는 어디에 있는 것일까.
 



연출자는 근처 빌딩 옥상에서 워키토키를 사용해 지휘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곁에서 싸인을 보내고 있는 한 스텝...그 장소에 카메라가 동시에 설치돼 있었다.




스텝들이 분주한 가운데 조금 전 한 컷을 위한 준비가 한창이다. 우리가 못 본 사이 이미 여러 컷을 촬영했지만 연출자의 마음에 들지 못했던지 다시 준비를 하고 있는 모습.




근처 빌딩 꼭대기에 설치된 카메라...




그리고 버스 앞에서 대기하고 있는 카메라...(흠...카메라 넘 탐난다. ㅜㅜ )




연출 상황 파악을 해 보니 출연자들은 커다란 칠레 국기를 펴 들고 펄럭이며 빨간 버스 뒤를 따라가며 환호성을 지르는 게 임무.




이 장면들을 평면과 입체적으로 카메라에 담고 있었던 것. 이 건물 뒤에 숙소(아파트)가 위치해 있었다.




필자의 눈길을 끄는 건 여전히 카메라...




이런 노력들이 없었다면 특정 브랜드가 사람들에게 오래토록 인식되기 힘들었을 텐데...




그게 사진(영상)과 카메라 덕분이었다.




특히 (요 넘의) 카메라는 왜 그토록 오랫동안 신경 쓰이게 만들었는지...ㅜㅜ 




나는 마지막 컷을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는 스텝들 틈에서 주로 카메라만 바라보고 있었다.




이런 카메라와 스텝들과 함께 빠따고니아 투어에 나선다면 얼마나 흥분되는 경험일까.




그러나 이런 장비와 스텝들과 동행하면 비용은 물론 시간과 노력이 필요 이상으로 들 것.




요 걸...보다 콤팩트하게 지참하면 좋겠지만 그렇게 된다면 화질은 별로...(암튼 탐난다. ㅜㅜ )  나의 인생에 이런 욕심을 부려본 건 처음있는 일이었다. 그게 빠따고니아가 보여준 황홀경 때문이었다는 걸 아시는 분들은 흔치않을 것.




마침내 레일이 깔리고 그 위로 카메라가 설치 됐다. 마지막 장면을 위한 준비...




텅빈 도로 위에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출연자와 스텝들. 간간히 우리와 같은 역할(?)의 '지나가는 사람'이 지나가기도 한다. ㅋ 




마지막 장면은 동시 다발적으로 이루어졌다. 빨간색 앙증맞은 짐차도 신호에 따라 곧 움직이게 될 것.




카메라의 시선이 빨간색 짐차로 쏠렸다.




그리고 아까부터 준비중이었던 대형버스도 곧 마지막 장면 연출을 위해 출발 준비.




그리고 마침내 마지막 장면 촬영이 시작 됐다. 칠레 국민들을 톡 쏘는 입맛 속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마지막 CF 촬영 장면. 
 



이들은 칠레 국기를 상하로 마구 흔들어 대며 이렇게 외쳤다.

"찌찌찌(치치치) 렐레레 비바 찔레!!...CHI CHI CHI LE LE LE VIVA CHILE!!..."

칠레 만세라는 뜻. 그게 '땡땡콜라'와 무슨 관계가 있을지 모르겠다. ㅋ 그러나 동원된 스텝들과 출연자는 물론 카메라가 기억하게 만든 마술 때문에 사람들은 여전히 땡땡콜라에 열광하게 될 것. 그리고 시간이 얼마 지난 후 이 CF가 무척 궁금해졌는데 어느날 이 장면이 칠레 전역에 방송되고 있었다. 그래서 15초짜리 CF 속에서 우리의 존재를 찾아보게 됐다.

그곳에는 그야말로 '지나가는 사람'으로 '페이드 아웃(
fadeout)' 처리된 도무지 형체를 알아볼 수 없는 그림자만 남아있었다.(아흑!...ㅠ) 15초 동안의 CF를 위해 도시 한곳을 통째로 접수하고 동원한 스텝들. 이 비용은 모두 땡땡콜라를 마시는 사람이 부담하겠지. 그러나 필자는 여전히 땡땡콜라의 맛 보다 주말 오후 도시의 거리를 통째로 접수한 카메라가 더 탐 난다는...세상의 지배자는 카메라다. ^^



베스트 블로거기자Boramirang
 


내가 꿈꾸는 그곳의 Photo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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