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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녀온 山들

마야의 '진달래'에 대한 소고

마야의 '진달래'에 대한 소고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오리다 /   영변에 약산 진달래꽃
 아름따다 가실 길에 뿌리오리다/    가시는 걸음걸음 놓인 그꽃을/   사뿐히 즈려 밟고 가시옵소서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오리다.

아마 우리 국민들 중에 김소월님의 '진달래'라는 詩를 모르시는 분들은 거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시를 좋아하지 않는 분들이라 해도 소월님의 진달래 정도는 달달 외고 있을 터인데
소월님의 시가 감성200%인 점도 있겠지만
이 시를 받쳐줄 수 있는 우리의 산하가 소월님의 시를 더욱더 돋보이게 했을 거라는 생각도 듭니다.



요즘 전국 어디를 가나 온 산은 진달래꽃으로 활활 타오르고
소월님의 고향 뒷산이나 개울가에서는 지천에 널려 있었을 법 합니다.
'영변의 약산'이 아니라해도 산이란 산은 모두 진달래꽃으로 불이난듯 합니다.

이렇듯 우리들의 정서 가득 채운 진달래꽃은 남북분단이후 북한에서는 '국화'로 사용하고 있는데
우리의 '무궁화'는 진달래에 비해서 민족적인 정서가 뒤쳐진듯 보이는 이유도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꽃이 아니란 점이 그것일 겁니다.
억지로 만든 '국화' 같은 생각이 든 것도 철이 좀 들어서 입니다.



그건 그렇다 치지만 진달래의 연분홍빛과 붉은 빛이 상징하는 색깔또한 이름하고 비슷한 '불'을 연상케해서
하필이면 영변에 '핵시설'이 있는 것도 아이러니 합니다.
마치 '광양'에 제철소가 들어선 것 처럼 말입니다.

뭐...이런거 이야기하고 싶었던 게 아니라
가수 '마야'가 부른 '진달래'에 대한 이야기를 짧게 해 보고 싶었는데 옆길로 샛군요.
제가 소월님의 시 '진달래'를 처음 접했을 초딩(국민학교)때는 잘 몰랐지만
두고 두고 이 시를 지은 사람의 性別에 대해서 궁금했습니다.

저 뿐만 아니라 다른분들도 저와 같은 생각을해 보았을 터인데
몇 되지 않는 단어가 조합된 詩는 요즘 말하는 진달래'엑기스'만 추출된 너무도 아름다운 노래였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 보내는 아픔을 어떻게 저런식으로 표현할 수 있는지 지금 생각해도 기가 막힙니다.
그래서 이 시를 지은이는 여성일것 이라는 생각을 했었던 것이지요.



아마 소월님은 진달래가 봉우리를 맺고 또 피었다가 계절에 밀려 떠나는것을 못내 아쉬워했던것 같습니다.
제가 소월님의 진달래를 두고 국문학 교수님과 싸웠던(?) 대상이
사랑하는 사람이냐 아니면 진달래를 두고 한 표현이냐 하는 것이었습니다.

어쩌면 뻔할것 같은 정답(?)을 두고 저는 후자에 대해서 열변을 토했는데
그 일로 점수가 'F'로 나올 줄 알았지만 '에이 뿔'을 주시는 바람에 그 맘부터는 교수님께 순종했다는...^^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오리다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오리다

날 떠나 행복한지
이젠 그대 아닌지
그댈 바라보며 살아온 내가
그녀 뒤에 가렸는지

사랑 그 아픔이 너무 커
숨을 쉴 수가 없어
그대 행복하게 빌어줄께요
내 영혼으로 빌어줄께요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오리다
영변에 약산 진달래꽃
아름 따다 가실 길에 뿌리오리다

가시는 걸음 놓인 그 꽃을
사뿐히 즈려 밟고 가시옵소서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오리다

내가 떠나 바람되어 그대를 맴돌아도
그댄 그녈 사랑하겠지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오리다
영변에 약산 진달래꽃
아름 따다 가실 길에 뿌리오리다

가시는 걸음 놓인 그 꽃을
사뿐히 즈려 밟고 가시옵소서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오리다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오리다

<마야의 진달래 꽃 가사내용>



저는 가수 마야의 노래를 처음 듣고 '뭐 이런 노래가 다 있나?'하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더군다나 소월님의 '진달래'를 이렇게 망가뜨릴 수 있나 했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다시 마야가 부른 '진달래'를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소월의 진달래가 발라드풍이었다면 마야의 진달래는 '헤비메탈'즘 된다고 할까요?

어느 누가 자신이 그토록 사랑한 대상을 떠나보내면서 '사뿐히 즈려밟고 가시게' 하겠는가 하는 생각이 든 것이죠.
요즘 드라마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광경이지만 '싸대기'를 올려 붙인다거나
'욕지껄이'를 해대며 '그' 또는 '그녀'를 떠나보내는 것이지요.
그러다가 우연찮게 다시만나면 또 사랑을 하는 그런 구성입니다.

마야의 진달래 속에서도 사실은 소월의 진달래와 별 달라 보이는 게 없는데
다만 마야는 그를 떠나보내고 난 후 혼자서 이불을 뒤집어 쓰고 발악을 하며 울어댄다는 점이 다르고
아니면 나이트 같은데서 한바탕 춤을 추며 소리를 바락바락 지르면서 '이별'의 아픔을 달래는 차인데
둘의 공통점은 상대에게 '상처'를 입히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쉽게 만나고 쉽게 헤어지는 요즘의 세태속에서도
진달래의 모습과 같은 분홍빛 사랑의 힘은 서로를 용서하는 아름다움이 배어 있었던 것입니다.
아차산에서 만난 그림속의 진달래를 보며 문득 마야의 진달래가 떠 올랐고
봄이 오자말자 진달래와 함께 떠나는 시간들이 너무도 야속했습니다.



인터넷을 뒤져 보니까 소월님의 '진달래'를 경상도버전과 전라도 버전으로 바꾸어 둔 것도 재미있었습니다.
아마도 소월님이 영변에서 살지 않고 전라도 남원이나 경상도 어느지방에서 태어났다면
아름다운 소월님의 시가 이렇게 되었을 수도 있다는 이야긴데
아무렴 시어를 이렇게 남발 하겠습니까?... ^^



 


내 꼬라지 비기 실타꼬 갈라 카모
내 더러버서 암 말도 안코 보내 줄꾸마.
약산 강가 참꽃 항거석 따다
니 가는 길에 뿌리주꾸마.

니 갈라카는 데마다 나뚠 그 꼬슬
사부자기 삐대밟고 가뿌라
내 꼬라지 비기시러 간다 카몬
내 때리 직이 삔다 캐도 안 울끼다.

괴안타 고마 가라.
참말로 개안타 안카나.
참 말로 괴안테이...
내 꼬라지 비기 실타꼬 갈라 카모
내 더러버서 암 말도 안코 보내 줄꾸마.

약산 강가 참꽃 항거석 따다
니 가는 길에 뿌리주꾸마.
니 갈라카는 데마다 나뚠 그 꼬슬
사부자기 삐대밟고 가뿌라

내 꼬라지 비기시러 간다 카몬
내 때리 직이 삔다 캐도 안 울끼다.
괴안타 고마 가라.
참말로 개안타 안카나.
참 말로 괴안테이...


 


나 싫다고야
다들 가부러랑께
워메~나가 속상한거
주디 딱 다물고 있을랑께

거시기 약산에 참꽃
허벌나게 따다가 마리시롱
가는 질가시에 뿌려줄라니까
가불라고 흘대마다 꼼치는 그 꽃을
살살 밟고 가시랑께요.

나가 꼴베기 시러서 간다흠담서
주디 꽉 물고 밥 못쳐묵을때까지
안올랑께
신경 쓰덜 말고 가부러랑께

겁나게 괜찮응께로
워메~참으로 괜찮아부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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