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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나와 우리덜

구겨버린 '졸업장' 이유는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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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겨버린 '졸업장' 이유는 뭘까



그 아이가 원했던 건 이게 아닐 것.

...그게 아닐 것이라는 생각이 든 것은 누구인가 구겨 버린 한 졸업장 때문이었다. 평소 다니던 산행 길 초입에 위치한 'N'교회 못미쳐 낮익은 종이쪽지 한 장이 눈에 띄었다. 얼른 봐도 졸업장 양식의 종이 한 장이 눈 위에 버려져 있는 것. 당시는 졸업 시즌을 앞 둔 1월 5일이었다. 그래서 이 졸업장은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 궁금했다. 가던 길을 잠시 멈추고 구겨 버린 졸업장의 내용을 살펴보자 마자 사진 두 컷을 남겼다. 그래야 할 것만 같았다.

졸업장의 주인은 모 교회의 소년부에 소속된 한 학생이었다. 따라서 기껏해 봤자 나이는 열 두 서넛 정도 아니면 비슷한 또래의 학생이다. 그렇다면 이 학생은 왜 교회를 나서자마자 교회 근처에 이 졸업장을 버리게 됐을까 하는 궁금증과 함께 우리사회의 해묵은 병폐가 단박에 오버랩 됐다. 아마도 졸업장을 구겨서 버린 이 학생은 마음 둘 곳을 찾아 또래의 친구들 권유 등에 따라 교회에 출석하기 시작했을 것.

자기가 아는 교회는 예수님이 자기 '마음의 상처'를 깨끗이 치유해 주는 구세주였을 것이다. 그리고 교회에 출석하는 꽤 오랜기간 동안 이제나 저제나 구세주의 기적같은 구원을 바라며 기도에 열심이었을 것. 그러나 기적은 없었던 것일까. 모 교회가 발행한 졸업장을 구겨 버린 졸업장 속에는 '고린도 전서 1장 18절'의 말씀이 기록돼 있다.

"십자가의 도가 멸망하는 자들에게는 미련한 것이요. 구원을 받는 우리에게는 하나님의 능력이라...2012.12.30...00교회 예수마당 소년부"

눈 위에 버려진 졸업장을 들여다보고 있으니 참 답답하고 미련한 것들이 누구인지 단박에 오버랩 됐다. 모 교회는 이 졸업장을 수여하는 동시에 구원(하느님의 능력)을 빌미로 '십자가의 도'를 통해 한 학생을 구속하고 있는 모습. 이 학생은 오히려 구원에 이르는 것 보다 '멸망의 길'이자 미련한 짓을 택했다. 자기가 다니던 교회 내지 예수님께 실망한 게 행위로 나타난 것.




언제부터인가 한국의 교회는 물론 사찰에서 이런 일은 일상이 되다시피 했다. 교회만 나가면 구원에 이르고, 교회만 나가면 능력을 받고, 교회만 나가면 대통령이 될 수도 있고, 교회만 나가면 세상에서 지은 죄까지 모두 다 사함받는, 도깨비 방망이 같은 게 교회의 모습이자, 예수의 능력이며, 하느님의 파워였다. 그 일에 목회자로 불리우는 목사들이 앞장섰다. 

그렇다면 사찰은 또 어떻고...세상이 엉망진창임에도 불구하고 꽃방석 위에 앉아 사부대중을 향해 언어유희에 놀아난다. 살이 피둥피둥 찐 어떤 스님이라는 사람은, 사부대중의 물음에 대해 남의 일 처럼 마음수련을 처방전으로 내 놓는다. 현문우답인 것. 세상과 천국과 불국토는 세상 사람들과 참 먼 데 있었다. 세상에 마음만 위로 받으면 해결될 사람들이나 조직 내지 집단은 종교단체 외 또 있나. 

오늘날 모든 사회적 집단들은 각기 산업화 된지 오래다. 정치계는 정치산업으로 교육계는 교육산업으로 종교계는 종교산업으로 공무원은 공무원산업, 심지어 경찰은 경찰산업 검찰은 검찰산업 등등으로 자리 잡은 지 꽤 오래. 국민들이나 사람들을 위해 봉사하고 희생하는 조직이나 단체들이 모조리 산업화 된지 오래된 것. 어느곳이 이익 단체이며 어느곳이 봉사단체인지 조차 구별이 쉽지않은 것이다. 

사정이 이러하므로 한 학생이 위로를 받고자 찾아간 교회가 그를 따뜻하게 맞이할 수 있는 토양이 되지 못한 건 당연한 일 아닌가. 세상에 수 많은 종교와 교리가 있고, 수도 헤아릴 수 없는 정치인이 있어도 이들이나 조직이 사람들을 행복하게 못 한다면 존재의미를 되새겨 봐야 할 때 아닌가. 

예수를 믿는 대통령이 입만 열면 거짓말을 해 대고 그를 비호하는 게 목사며 교회라면, 교회의 존재 가치는 허황된 것. 또 동족을 이간질 하는 게 목사며 교회라면, 그런 존재는 교회에 출석하는 새신자의 족수를 헤아리는 능력이자 교회를 사고 팔 때 저울질 되는 가치일 뿐. 그래서 어느날 발행된 졸업장은 그저 행동은 없고 말장난에 불과한 '사탄의 술수'라는 걸 깨닫는 건 시간 문제. 따뜻한 사람의 품이 그리워 찾아갔을 교회는 한 학생에게 경고장 같은 졸업장을 발행했다.

"너...졸업장 받았지...낼부터 안 나오면(출석 안 하면) 미련한 인간..."

요즘은 유치원부터 대학원 졸업할 때까지 무수한 졸업장을 받는다. 심지어 각종 동아리에서 조차 졸업장을 주고 받는다. 인생 대부분을 졸업장을 주고 받는 나라. 그 지겨운 시스템 속에서 혹시나 하고 갔을 교회에서 조차 졸업장을 발행한다. 마치 졸업장을 받아야 천국으로 갈 것 처럼 힘들게 하고 있는 것. 그런 사람이나 조직이 차곡차곡 쌓여 불통의 사회를 만들고 있다는 거. 미련한 짓을 한 자 만이 모를 것.

 


베스트 블로거기자Boramir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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