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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녀온 山들

명품의 진가를 보여준 설악산의 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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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의 진가를 보여준 설악산의 비경
-설악산 단풍놀이, 무엇을 건져올까-



사람들의 가슴에 품은 '명품의 조건'은 무엇일까.

Daum view


설악산 중청에서 내설악을 굽어보면 매 시각 단풍들이 산그림자 처럼 야금야금 하산하고 있는 듯 느껴진다. 금방이라도 설악산 전부를 오색으로 물들일 기세다. 사람들은 그 장면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환상' 그 자체라고 말한다. 가을의 설악은 그런 모습으로 사람들의 발길을 하나 둘씩 끌어모으며 등산로 곳곳을 사람숲으로 만들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설악산의 무슨 마력이 사람들을 이렇듯 지남철 처럼 끌어당기는 것일까. 




지난 추석 연휴 때 끝청에 올라 내설악을 바라보며 설악산을 오를 때 마다 떠 올렸던 생각을 다시금 회상하고 있었다. 설악산은 아니 내설악은 명품중에 명품이었다. 끝청의 뾰죽한 암봉에 두 발을 딛고 내설악을 응시하면 그곳에는 푸른 지붕의 봉정암이 용아장성 아래에 다소곳한 모습으로 자리잡고 있는 게 한 눈에 보인다. 설악산에 첫 발을 들여놓을 때 봉정암에 얽힌 전설을 듣게 됐는 데 그 전설은 설악산의 마력 이상으로 사람들의 가슴을 설레게 만드는 것이었다.

"여보시게..봉정암에 세 번만 가면 소원을 이룰 수 있다는 데..."





한국에서 '5대 적멸보궁(寂滅寶宮, 석가모니불의 진신사리를 봉안한 사찰 당우 가운데 하나)'이라 하면, 신라 선덕여왕 13년 승려였던 자장이 당나라에서 가져왔다는 사리를 봉안한 양산 통도사,오대산 정암사,상원사,영월 법흥사 그리고 적멸보궁 중에서 가장 높은 곳(해발 1244m) 내설악에 위치한 봉정암을 말한다. 전하는 바에 따르면 자장은 당나라에서 석가모니불의 진신사리를 가지고 온 뒤, 먼저 통도사에 봉안했다. 




이어 금강산에 봉안하려고 자리 를 찾던중 오색찬연한 봉황새 한마리가 나타났다. 그 새를 쫓아가니 어느 큰바위 앞에서 홀연히 사라졌다.그 곳의 바위들을 보니 부처의 모습과 흡사했고, 봉황이 사라진 곳은 부처의 이마에 해당하는 부위였다. 또 그바위를 중심으로 7개 바위가 병풍처럼 둘러쳐져 있었고 '봉황이 알을 품은 형상'이었다. 자장은 그곳에 불사리중 뇌사리를 봉안한 5층사리탑과 암자를 짓고 '봉정암(鳳頂庵)'이라 이름지었다. 




그곳은 오늘날 대한민국의 불자들이 가장 가고싶어 하는 적멸보궁이자, 세 번만 가면 '소원을 이룰 수 있다'고 소문난 암자였다. 그 소문은 사람들부터 입으로 입으로 다시 입으로 전해지며, 소원풀이에 나선 사람들의 발길이 연중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설악산에 맨 처음 발을 들여놓을 당시 글쓴이의 귀에도 그 소문은 여지없이 들려와, 한 때 백담사에서 수렴동계곡으로 다시 봉정암으로 이어지는 산행길에서 직접 체험해 보기로 한 적도 있다. 그 결과 자장의 의도가 무엇인 지 불국토가 무엇을 의미하는 지 뼈저리게 뼈저리게 너무도 뼈저리게 느낀 바 있다.



명품의 진가를 보여준 설악산의 비경




우선 추석 연휴 때(1일) 운 좋게도 등반 중에 만난 설악산의 비경부터 감상해 볼까. 명품의 진가를 보여준 설악산의 비경 중 하나는 이런 모습이다. 끝청의 능선 아래 펼쳐진 돌서렁 끄트머리에 발을 곧추 세우고, 카메라와 우리가 온 몸으로 운해를 맞이하며 선계로 돌입한 시츄에이션이라고나 할까. 이런 비경은 오래 지나지 않아 하늘로 모두 증발되고 마는 데, 설악은 한가위 날 당신의 품에 안기고자 한 우리를 이렇게 품어주었던 지. 양희은 선생이 노래한 <한계령>의 원작시자 '한사 정덕수 선생'은 이 모습을 보며 설악의 비경을 이렇게 노래했다. 

 
저 산은 내게 우지마라
우지마라 하고
 발 아래 젖은 계곡 첩첩 산중
 저 산은 내게 잊으라
 잊어버리라 하고
 빈 가슴을 쓸어내리네
아 그러나  
한 줄기 바람처럼 살다가고파
이 산 저 산 눈물
구름 몰고 다니는
 떠도는 바람처럼


수묵담채화를 닮은 컬러풀한 설악의 운해 속으로...

우리는 한 순간 불어닥친 운해를 바라보며 한동안 바위서렁 끄트머리에 서서 바람에 쓸려다니는 구름을 응시하고 있었다. 설악은 정 선생의 가슴에 맺힌 눈물을 거두며 대신 운해를 피웠던 것일까. 욕심 없이 평생을 살고있는 한 시인의 가슴에 바람과 함께 구름을 안겨준 설악은 그저 아무 말없이 우리를 다독거리고 있었다. 진정한 명품이란 이런 장면이 아니겠나. 세상에 흔하지 않고 아무에게나 함부로 보여주지 않으며 사람들이 단 한번만 봐도 평생을 통해 가슴 속에 묻어둘 그런 장면. 그게 진정한 명품의 조건이 아닌가 싶다. 그 황홀한 장면이 설악산의 끝청 아래 골짜기로 펼쳐지고 있었던 것이다.
 











가까이...




좀 더 가까이...







한 폭의 수묵담채화...!





발 아래 펼쳐진 풍경...




...!!

(흠...설악의 비경을 보시니 기분이 어떠신지요?...신선이 된 기분이시라고요? ^^ )

봉정암에 세 번만 가면 소원을 이룰 수 있다는 소문 때문에, 백담사가 위치한 수렴동계곡에서 다시 봉정암으로 이어지는 산행길에서 글쓴이가 직접 체험해 보기로 한 적도 있다고 말했으며, 그 결과 자장의 의도가 무엇인 지 불국토가 무엇을 의미하는 지 뼈저리게 뼈저리게 너무도 뼈저리게 느낀 바 있다고 말했다. 그 때 그 체험을 몇 자 끄적여 보면 이렇다. 




가끔 티비의 다큐나 드라마를 통해서 본 네팔은 세계 4대 종교 가운데 힌두교와 불교의 발상지를 자부하는 종교의 나라이자, 인구 65% 이상이 하루 1달러 미만으로 연명하고 있는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로 잘 알려져 있다. 네팔은 '신의 나라'로 알려진 히말라야의 품에 안겨있는 데, 신의 나라를 찾는 사람들이 오체투지(五體投地)를 통해 힘겹게 힘겹게 신과 더 가까워 지고 싶어하는 장면이 눈에 띄었다.




 처음엔 오체투지가 무엇을 의미하는 지 관심도 없었지만 잘 알지도 못했다. 그러나 어느 순간 그 의미를 깨닫게 될 때 오체투지에 나선 사람들이 존경스럽게 보이기 시작했다. 오체투지란, 모든 것을 버리고 자기 자신을 낮춤으로써 모든 생명을 사랑하고 공경하는 마음을 몸으로 나타낸 것이라고 한다. 오체투지는, 이마를 비롯한 두 팔꿈치와 두 무릎 등 몸의 다섯 부분을 바닥에 닿도록 하는 절(拜)을 하게 된다.

이런 행위를 한 두번도 아니고 하루 이틀도 아니고 두 팔꿈치와 무릎 등에 댄 보호대가 너덜너덜 다 닳을 때 까지, 또 그 렇게 닳은 보호대를 바꾸어 가며 신의 나라로 향하는 것이다. 그렇게 상상하기 조차 힘든 과정을 통해 도착한 곳은 히말라야의 한 사원인 데 그곳에 가면 어떤 생각이들까. 
 
 



물론 신심(神心)이 대단하신 분들은 추구하는 대상이나 목적이 보통사람들과 다를 것이다. 하지만 보통 사람들이 신앙의 대상을 찾아 경배를 드리는 행위에는 반드시(?) 이유가 있다. 이를 테면 무병장수를 기원한다든지, 승진을 기원한다든지, 사업이 잘 되기를 기원한다든지, 고3 수험생이 좋은 대학에 합격되기를 기원한다든지, 그것도 아니면 좋은 배필을 만나게 해 주십사 기원한다는 등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소원의 대상이 특정 사원이나 사찰 등지로 향할 것이다. 내설악에 위치한 봉정암도 이와 유사하거나 히말라야의 한 사원과 별로 다르지 않았다. 일반에 널리 퍼져있는 '소원'을 이룰 수 있는 곳이 내설악에 위치한 봉정암이었기 때문이다. 




글쓴이가 꽤 오래전 봉정암으로 이어지는 산행길에서 직접 체험한 바에 따르면 히말라야의 오체투지와 별로 다를 바 없었다. 그게 얼마나 힘들었으면 뼈저리게 뼈저리게 너무도 뼈저리게 느낀 바 있다고 말하겠는가. 용대리에서 백담사 까지 이어지는 편평한(?) 길은 자동차로 쉽게 이동할 수 있고, 다시 백담사에서 수렴동 골짜기를 통해 서서히 고도를 높히며 이동하는 동안 큰 힘은 들지않을 것이다.

그러나 심신의 피로가 몰려오고 수렴동 골짜기가 끝날 즈음, 가파르게 이어지는 '봉정암 가는 길'은 초행길에 나선 사람들의 입에서 '억!~'하는 소리가 
저절로 나올 정도이다. 이 때 부터 사람들은 두 발이 아니라 네 발로 기어오르게 된다. 오체투지는 아니지만 사체투지(?)로 변하게 되는 것이다.




 그곳은 이른바 '깔딱고개'가 벌떡 버티고 서 있는 곳이자 봉정암으로 들어가는 신고식(?)을 호되게 치르는 곳이다. 그곳은 누가 말하지 않아도 절로 자세를 낮추게 될 뿐만 아니라 봉정암에서 이루고 싶은 소원의 제목 조차 새까맣게 잊게된다. 그런 한편 '에고...내가 왜 이런 고생 사서하나' 싶은 생각이 굴뚝같이 들 것이다. 그러나 그 마저도 호사로운 생각이다. 가파른 깔딱고개를 좀 더 오르게 되면 돌아갈 일이 오히려 걱정될 것이다. 그래서 '살아서 돌아가는 것만 해도 축복'이라는 데 자신도 모르게 동의하고 있을 것이다.

그리하여 봉정암에 세 번만 가면 소원을 이루게 된다는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란 걸 느끼며, 자기가 숨 쉬는 것 조차 얼마나 큰 축복인 지 깨닫게 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설악산에 가면 꼭 챙겨올 게 있다. 설악의 비경을 가슴에만 품어오지 말고 카메라에 담아두면 자기는 물론 이웃까지 행복해진다. 자장이 시공을 초월하여 미래를 내다보며 불사리를 내설악 골짜기 봉정암에 모셔둔 이유이자, 장차 이 땅에 이룰 불국토의 모습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모든 생명을 사랑하고 공경하는 마음을 몸소 실천하는 행위는 인터넷에도 적용돼야 하지않겠나...^^ 참, 이번 주말 설악산 단풍이 절정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는 거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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