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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NTIAGO/Natural

혼자보기 아까운 안데스 실루엣

Daum 블로거뉴스
 


안데스가 드러낸 신비한 실루엣 장관  
-혼자보기 아까운 안데스 실루엣-



신선이 노니는 천상의 모습은 이런 것일까.

Daum view


아무런 말이 필요없었다. 그러나 무슨 말이든지 한마디 해야 로스 안데스에 대한 작은 보답을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안데스는 희미한 안개와 스모그가 뒤범벅이 된 채 묘한 실루엣을 연출하며 하늘에 둥실 떠올라 있었다. 발 아래 세상은 여전한데 힘겹게 고도를 올려보니 천하가 다 내 세상이었다. 아마도 신선이 안데스의 어느 골짜기에 머물고 있다면, 당신의 거처가 바로 이곳이 아닌가 싶을 정도였다.

어쩌면 티끌 보다 더 작은 육신과 쉼을 되찾은 맑은 영혼들이 장차 머물게 될 천상의 모습 또한 이런게 아닐까. 세로 뽀쵸코의 봉우리에 올라서니 상승기류가 목을 타고 흘러내리는 땀을 식히며 관자놀이를 훔치듯 스쳐 지나갔다. 여행자의 땀을 훔치는 실바람과 안데스의 실루엣이 한데 엉켜 신비한 모습을 연출한 안데스는 정말 혼자보기 아까운 장관이었다.


#1.고도를 높이고 또 높였다.




안데스 자락이 발 아래로 펼쳐지며 겹겹의 브라인드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산티아고 시내에서 바라볼 때 늘 안개에 쌓여있던 로스 안데스의 신비로운 모습이 베일을 벗기 시작했다. 고도를 좀 더 높여보니 안데스의 속살이 금방이라도 드러날 듯 하다.




경사가 만만치 않았다. 대략 봐도 45도 경사각을 이루고 있는 등산로는 자연상태 그대로였다. 발 아래 등산로는 푸석푸석한 먼지와 작은 자갈돌들이 이방인의 발을 헛돌게 만들었다. 집 떠나면 고생이라고 했던가. 좁은 등산길에 동행한 애완견 한마리 때문에 잠시 길을 비켜야 했다.




(그래...너를 보니 집 떠나면 고생이라는 말이 딱이다. 개고생이라는 말 말이다. ^^ )

녀석은 힘이들어 혀를 쑥 빼고 하악하악 거렸다. 




주인을 잘 만나야 고생을 덜하겠지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그러나 작은 발품을 팔고 안데스 자락에 우뚝서서 신선들이 노니는 천상의 나라를 볼 수만 있다면, 언제 어느때든지 발품을 팔아도 될만한 산이었다. 고도를 좀 더 높여보니 산 아래에서 보던 풍경과 전혀 딴판이다.




안개와 스모그에 둘러싸여 신비한 모습을 연출하고 있는 안데스가 서서히 그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 것이다. 




안데스자락의 세로 뽀쵸코의 중턱은 꽤나 날카로웠다. 정말 궁금했던 안데스의 속살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지만 발아래로 펼쳐진 풍경들을 보니 신선놀음이 새삼스럽게 부러워지기 시작했다. 신선들은 이 봉우리 저 봉우리 또는 이 구름 저 구름을 옮겨 다니며 세상을 굽어볼 텐데, 세로 쵸꼬뽀에 올라서 보니 신선들의 심정을 조금은 알 듯 하다. 비록 소나무와 옥수가 굽이쳐 흐르던 금수강산과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남미의 신선이나 뭐가 다르겠나.




사람들은 세로 뽀쵸코에 올라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었는데 언뜻 보면 이들이 신선인 것 같기도 하다. 요즘 신선들은 아웃도어에 운동화를 신고 티타늄 지팡이와 함께 모바일 휴대폰을 들고 있는 게 다를 뿐이었다. 뿐만 아니라 옛날 신선들은 순전히 시각에 의존하여 세상을 굽어봤겠지만, 요즘 신선들은 모바일 어플에 열중하는 게 다를 모습이었다. 좀 더 높은 봉우리에서 줌으로 당겨본 풍경이 그러했다.


#2. 안데스의 속살을 잠시 엿봤다.




우리는 보다 높은 자리로 옮겨 세상이 잘 조망되는 곳으로 이동하여 사방을 둘러보기로 했다. 세상은 발 아래에 펼쳐져 있었다.




그리고 멀리 안데스가 연출한 신비한 풍경이 펼쳐지고 있었다. 그리고 사방을 둘러보니 안데스의 속살 일부가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건기의 마지막 계절의 안데스는 황량한 모습이었다.




우리 동네 뒷산에서 본 그 흔한 소나무는 안데스에 없었다. 아니 산티아고 동쪽에 병풍처럼 버티고 서 있는  세로 뽀쵸코에는 없었다.




세로 뽀쵸코에는 그 대신  말뚝(기둥) 선인장이 그 자리를 메꾸고 있었는데, 말뚝 선인장은 그늘 조차 만들지 못해 안데스의 속살은 맨살 내지 민낮의 건조한 모습이었다. 비라도 한 차례 시원하게 내렸으면 싶은 생각이 절로들 정도였다. 그러나 산티아고 시내에서 바라보면 황량해 보이는 이 산은 늘 안개나 스모그 속에 갖혀 있어서 전혀 건조해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세로 뽀쵸코 뒤로 버티고 서 있는 거인의 어께에 걸쳐진 하얀 눈 때문에 이런 모습은 상상 조차 할 수 없었던 것이다.




우기를 앞둔 안데스자락 곳곳에는 작은 나무들이나 풀들이 바스락 거릴 정도로 매말랐다.




봉우리 한편에 서서 우리가 걸어왔던 길을 되돌아 보니, 어미의 부드러운 가슴을 닮은 세로 뽀쵸코 자락이 정겹게 펼쳐져 있다. 그러나 이런 풍경은 동네 뒷산에서 늘 마주치던 풍경하고는 너무 낮설었다. 



그러나 신선이 노닐법 한 신비한 풍경은 안데스의 이런 속살 때문에 가능하지 않았겠는가.




고도를 조금씩 더 높여가며 뷰파인더를 들여다 보는 느낌이 짜릿할 정도였다.




벼랑 한쪽 끝에 서서 뷰파인더 속에 나타난 안데스 자락을 굽어보다가 마침내 안데스의 신비스러운 실루엣을 만나고 말았다.




#3. 혼자보기 아까운 안데스 실루엣 


세상은 누구든지 혼자 살도록 내버려 두어서는 죄악이라는 생각이 단박에 들었다. 정말 맛있는 음식이나 풍경을 혼자만 즐긴다고 생각해 보시라. 그 게 안데스의 황량한 모습과 무엇이 다를 바 있겠나. 안데스는 당신을 궁금해 하고 그리워 한 한 여행자에게 커튼을 살짝 열어보였다.









...

그 장면들은 태초로 부터 영원으로 이어지는 안데스의 한 호흡이었다. 우리는 아무 말이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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