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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녀온 山들

구룡령 폐가옥에서 인기척이 느껴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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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채화로 변한 구룡령 폐가옥
-구룡령 폐가옥에서 인기척이 느껴지다-



九龍嶺 아래 사람이 살지않는 폐가옥
우리는 종종 사람이 살지않는 장소에서 시선을 빼앗기곤 한다.
아직도 이곳을 떠나지 못한 영혼이 있는 것일까?




위 글은 구룡령의 한 폐가옥 앞에서 서성이며 스케치한 그림에 몇자 끄적여 넣은 글이다. 지난 여름 나는 강원도 양양으로 발길을 옮길 때 마다 습관적으로 찾아나서는 구룡령에 잠시 머물고 있었다. 그곳에는 노부부가 손자 한 녀석을 거느리고 텃밭을 일구며 살고 있는 곳이었다. 아이들이 도회지로 나가면서 손자를 맡겨두었는데 어느새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정이 붙어 떨어질줄 모르고 세사람이 구룡령 자락에서 함께 살고 있는 곳이다. 그곳에서 우리는 쑥환을 구해 소화제 등으로 사용하고 있다. 벌써 3년의 세월이 흘렀다. 할아버지가 인진쑥을 큰 가마솥에 넣고 엿으로 고아 작은 환으로 빚어 놓으면 우리는 양양 등 동해를 방문할 때 짬을 내어 가지러 가곤 했다.

 
지금은 강원도 동해로 떠나는 사람들이 고속도로를 이용하며 손쉽게 이동하지만 한때 구룡령은 한계령이나 미시령이 막히면 구룡령을 통해 창촌 운두령 속사로 빠져나가는 우회도로로 사용되기도 했다. 그 길은 뻔질나게도 다녔던 길인데 우리나라에서는 가장 아름다운 드라이브 길이 아닌가 싶다. 양양군에서 한계령으로 이동하다가 한계령 초입에서 좌측으로 이동하면 구룡령 길이 시작되고 초입에는 송천 떡마을이 길손들에게 먹거리를 제공하고 있는 곳인데 그 길을 따라 20여분 달리면 구룡령 입구인 '양양군 서면 갈천리'에 도달하게 된다. 자동차 왕래가 뜸하면서 구룡령휴게소도 문을 닫고 말았지만 56번 국도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여전히 한적한 이 길을 따라 드라이브를 즐기곤 한다. 
 

지난 여름, 정확히 말하면 지난 8월 3일 나는 56번 국도를 따라 노부부가 살고 계시는 구룡령을 향하고 있었다. 쑥환도 다 떨어졌지만 노부부의 안부도 궁금했다. 그 사이 노 부부는 얼굴에 주름살이 더 패인것 같았고 코를 흘리며 할머니 등에서 행복해 하던 손자 녀석은 부쩍 자라 앞마당에 있는 바둑이와 함께 놀고 있었다. 구룡령에는 가을을 재촉하는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었는데 할아버지 댁 앞 마당에서 올려다 본 산에는 안개가 자욱하게 내려앉아 있었다. 마치 선경을 바라보는 듯한 위치에 노부부가 손자와 함께 살고 있었던 것이다.

지금은 그나마 구룡령이 뚫리고 도회지 사람들이 휴양차 이곳을 자주 들르면서 꽤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는 편이지만, 할아버지 댁의 위치는 산골짜기 중에서도 깊은 산중에 위치해 있었다. 그곳에서 자동차 한대가 겨우 지나다닐 수 있는 샛길을 따라 '수채화로 변한 구룡령 폐가옥 위치'로 이동하면서 수채화에 담을 수 있는 장면 하나를 발견하고 자동차를 세웠다.


바로 이곳이었다. 가까운 산에는 안개가 자욱했고 간간히 빗방울이 후두둑 떨어지는 이곳은 한 눈에 봐도 사람이 살지않는 폐가옥이었다. 마당에 풀이 잔뜩 자라고 있었고 출입문은 모두 닫겨 있었다. 이곳에서 농사를 지으며 살던 사람은 어디로 떠난 것이며 왜 떠나게 되었을까? 폐가옥에 들어서며 아직은 멀쩡해 보이는 폐가옥의 질감 때문에 금방이라도 누구인가 문을 열며 "누구세요?"라고 말을 걸 것 같은 분위기 였다. 대체로 폐가옥은 근처에만 가도 흉가처럼 여겨지며 음산한 기운을 풍기는데 이 가옥은 그러하지 않았다. 그래서 풀꽃이 가득한 폐가옥 이곳 저곳을 서성이며 수채화를 닮은 폐가옥을 스케치북에 담았다.


 그런데 참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어디서 많이 본듯한 풍경 속에서 누군가의 시선을 느끼고 있는 것이었다. 전혀 그럴리가 없지만 폐가옥 어디에서인가 마당을 서성이고 있는 우리를 바라보고 있는듯한 느낌인데 친근감이 들곤 했다. 참 묘한 기분이었다. 비구름은 저만치 물러가고 있었지만 구름이 감도는 구룡령에는 여전히 빗방울이 가끔씩 후두둑 거렸다. 몇장의 사진을 촬영하고 자동차 속에서 다시 사람이 살지않는 폐가옥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대충 스케치를 마치고 그 느낌을 그대로 스케치북에 옮겼다. 아직도 이곳을 떠나지 못한 영혼이 머물고 있는 것일까?...

할아버지 댁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수채화를 닮은 폐가옥이 위치해 있었는데 다시 돌아와서 폐가옥의 정체에 대해 물어봤다. 대부분의 폐가옥은 이상하게도 사람들이 살지않으면 금새 허물어지기 때문이었는데 이 가옥만은 그렇지 않았기 때문이다. 할아버지는 무슨 그런 걸 다 묻느냐는 듯 한마디 하셨다.

"...거...사람 안 산지 오래여." 



九龍嶺 아래 사람이 살지않는 폐가옥
우리는 종종 사람이 살지않는 장소에서 시선을 빼앗기곤 한다.
아직도 이곳을 떠나지 못한 영혼이 (머물고)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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