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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녀온 山들

북방산개구리 '울음소리'와 산란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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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방산개구리 '울음소리'와 산란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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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알아야 할 게 너무도 많은 것 같다. 울음소리 조차 동물들 마다 다르니 그들이 울고 있는지 웃고 있는지 아니면 오르가즘을 느끼고 있는지 힘든다는 것인지 고통스럽다는 건지 알 수가 없어서, 한 할머니가 일러준대로 이름을 확인하여 소리를 들어보니 할머니도 잘못 알고 있었다. 할머니가 내게 가르쳐 준 소리의 정체는 '맹꽁이'였다. 아마도 내가 할머니가 가르쳐 준 맹꽁이 소리를 단 한차례라도 제대로 기억하고 있었다면 맹꽁이 처럼 거북살 스럽게 고개만 끄덕이고 있지는 않았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할머니는 내게 이렇게 말했다. "...저그...맹꽁이 소리여...알 까 놓고 저러고 있는 것이여 시방..." 할머니는 소리가 나는 작은 골짜기를 턱으로 가리키며 맹꽁이라고 확신하고 있었다. 맹꽁이가 '맹꽁 맹꽁'하고 울지 않은 게 다행이었을까? 나는 겨우 녀석들의 움직임을 멀리서 포착하고 개체수가 최소한 열댓마리나 될 것 같은 그들에게 발자국 소리를 죽이고 몸을 낮추어 도둑넘 처럼 사알살 접근했다. 정말 맹꽁이 같은 모습으로 접근했지만 녀석들과 눈높이를 맞추는 순간 순식간에 녀석들의 울음소리는 멈추었고 삽시간에 물 속으로 잠수하고 말았다.




"거 봐 가까이 가면 소리가 안나자나..." 할머니가 내 동태를 물끄러미 살피고 있었다. 사람들이 근접하면 모두 도망치거나 울던 소리를 멈출 것이라는 정도는 익히 알고 있었지만 최소한 카메라의 시야는 확보해도 되지 않겠나 싶었다.(그건 니 생각이고...^^) 그래서 어차피 녀석들의 울음소리도 그쳤길래 작은 물웅덩이로 다가갔더니 그곳에는 까만 점들을 일일이 찍어둔 듯한 개구리 알들이 빼곡하게 산란되어 있었다.(흠...이게 정녕 맹꽁이 알이란 말이지?...) 맹꽁이를 본적은 있지만 맹꽁이 알은 본적이없고 개체수도 많아 보여 집으로 돌아오는 즉시 맹꽁이에 대해 조금더 알아봤다. 우선 개구리들 소리가 궁금하여 관련 자료를 뒤적여보니 맹꽁이 소리를 구별할 수 있는 사이트 하나가 발견됐다. 그리고 맹꽁이 소리를 들어보니 내가 처음 들어봤던 그 소리가 아니었다.

개구리 종류별 울음소리 들어보기 http://www.wonheungi.net/contents/flash/amp.sw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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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골짜기 속에서 멀찌감치 공명되고 있었던 소리는 환경부 보호종이자 포획이 금지된 '북방산개구리 Rana dybowskii Gunther' 소리였다. 듣던중 반가운 소리였다. 녀석들이 우리나라 토종 개구리인 북방산개구리였던 것이다. 요즘은 식용으로 집단적으로 양식되고 있고 실제로 그 현장을 가 보기도 했지만 이렇듯 자연에서 성체가 알과 함께 있는 모습은 처음 목격한 일이었다. 무엇보다 북방산개구리 소리를 처음 들어본 것이라 그저 신기해 하고 있는 것이다. 녀석들은 나의 동태를 살피며 물속으로 모두 잠수했지만 마지막으로 몸을 감춘 곳에는 참나무 잎이 꼼지락 거리고 있었다. 그림처럼 웅덩이라고 해봤자 한뼘도 채 안되는 조그만 물웅덩이여서 사람들이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녀석들을 포획할 수 있는 장소지만 그런 쓸데없는 짓을 해서는 매우 곤란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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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지난해 떨어진 낙엽 밑으로 몸을 감춘 녀석들을 놀래키지 않고 조용히 몇 컷의 사진과 영상을 담아 왔을 뿐인데, 나는 아직도 녀석들의 미스테리한 울음소리 때문에 즐거워 하고 있는 것이다. 처음 녀석들의 울음소리를 들어 봤을 때 산골짜기 속에서 왠 동물들(조류 등)이 소리를 지르는가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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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이 다가가서 본 '북방산개구리 알' 모습이다.

개구리 소리라는 건 새까맣게 모르고 있었고 개구리라 한들 북방산개구리 소리라는 건 꿈에도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사정이 이러하므로 녀석들의 울음 소리가 움음소리인지 웃음소리(?)인지 슬픈건지 기쁜건지 우울한건지 도무지 알 수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카메라 속 영상을 살펴보니 녀석들의 울음소리는 사랑의 축제를 벌이고 있는 왁자지껄한 소리였다. 참 재미있고 신기한 모습이었다. 영상속의 북방산개구리 울음소리는 지난 2월 28일 정월대보름날 오후에 북방산개구리 페스티벌이 열린 현장이었다고나 할까? 사랑의 파티가 열리고 있었던 작은 골짜기 웅덩이 속에는 수를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알들이 부화를 기다리고 있는 장면이었다. 바야흐로 봄이 다가와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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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조용히 좀 사랑하게 냅둬유...!)
북방산개굴아 그렇다고 앓는 소리를 해야 쓰것냐? ^^*

베스트 블로거기자
Boramirang

 

*북방산개구리 이미지는 '구글이미지'를 사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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