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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나와 우리덜/나와 우리덜

낭만 갈매기와 신세대 갈매기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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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면도 갈매기의 꿈

-낭만 갈매기와 신세대 갈매기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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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조금만 지나면 태양은 바다 저편으로 몸을 숨길 텐데 갈매기 한마리가 어디로 부터 날아왔다. 해질녘에 갈매기 한마리가 날아들었으니 '낙조 落照'와 함께 '낙조 落鳥'로 변한 셈이다. 해변으로 떨어진 갈매기?...나는 녀석 앞으로 천천히 다가서며 필시 날아오를 갈매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 예상이고 뭐고 할것도 없었다. 거리가 꽤 멀었지만 녀석은 거리를 좁히는 나를 발견하고 도약을 시작했다. 落照에 비친 녀석은 우아한 날개짓으로 바다위를 날기 시작했다. 갈매기의 날개짓이 우아할리 없겠지만 황금빛 찬란한 낙조가 녀석을 우아하게 만들고 있었다. 그러나 우아한 모습은 잠깐이었다. 녀석이 날개짓을 하며 이동한 거리는 불과 수백미터나 되었을까? 녀석은 높이 날 이유도 없어 보였고 높이 날지도 않았다. 녀석은 바람이 세차게 불어대는 바닷가에서 사람들이 서성이기 시작하면 으례히 사람들 곁으로 다가와 괜히 신경쓰이게 하고 날기를 반복하고 있었던 것 같다. 혹시라도 먹던 음식이나 과자 나부랭이를 던져주면 그것을 받아먹고 싶었던 것일까? 조나단 리빙스턴 시걸은 '가장 높이 날으는 새가 가장 멀리 본다'는 명언을 남겼지만 녀석은 그런 명언은 관심 따위도 없는 것 같았다. 녀석이 안면도에 둥지를 튼 이후 가장 멀리 본다고 해서 반드시 먹거리가 더 생기는 것도 아닐것이며 적당히 날기만 해도 배를 채우기 충분할 뿐만 아니라 가끔씩 사람들이 던져주는 새우깡의 아싹 거리는 맛도 볼 수 있었을 것이다. 이런 일은 비단 녀석에게만 국한된 게 아니라 꽃지 해수욕장에서 삼봉 해수욕장을 지그재그로 들여다 보며 마주친 갈매기들에게도 똑같은 일이 반복되고 있었다. 높이 날지 않는 갈매기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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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아침 벤쿠버에서 열리고 있는 '2010 벤쿠버 동계올림픽' 소식 때문에 전직 비행사 출신인 작가 '리처드 바크 Rechard bach'가 쓴 '갈매기의 꿈'을 배경으로 한 갈매기 이야기를 끄적이려다 포스팅 제목과 내용이 완전히 바뀌고 말았다. 스피드 스케이팅 500m에서 모태범에 이어 이상화가 실로 값진 금메달을 획득하는 장면을 보면서 마음이 바뀌었고, 리처드 바크가 그렸던 갈매기의 꿈이 얼마간 수정되어야 할 것 같았다. 반드시 높이 나르는 수고가 삶의 가치를 결정하는 전부는 아니었던 것이다. 반면에 높이 날기 위해 애를 쓴 선수들은 모두 추락하는 운명을 맞으며 쓸쓸한 귀국길에 오를일만 남겨두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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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매기의 꿈으로 일약 베스트셀러 작가가된 리처드 바크의 책이 내 손에 들어왔던 시절은 꽤나 오래 되었다. 70년대 초 군사독재 정권이 세상 모든 것을 통제하고 있는 것 같았던 시절이었고 탈출구만 있다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도망을 치고 싶을 정도였다. 물론 새장에 갇힌 새 처럼 현실과 타협하는 사람들이 더 많았다. 괜히 반정부 활동 등을 해 봤자 돌아오는 혜택은 그저 '민주화운동'이라는 허울좋은(?) 훈장뿐이었다. 덕분에 민주화운동에 나섰던 사람들 일부는 갈매기의 꿈이 시사하는 바 처럼 남들이 하지않는 일을 도맡아 하며 욕을 먹기도 했다. 그러나 그들이 바꿔 놓은 사회의 모순들은 헛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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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10년의 짧은 시간 동안이지만 정권 교체를 이루며 해방 이후 처음으로 민주정부가 탄생되기도 했다. 그 기간 동안 우리 세대들은 정치에서만 목숨을 걸고 투쟁한 건 아니었다. 사회 경제 문화 등 곳곳에서 목숨을 걸다시피 삶 전부를 바치며 갈매기의 꿈과 같이 악착같이 조금이라도 더 높이 날아 보려고 안간힘을 다 쓰고 있었다. 그리고 더 이상 날 수 없는 높은 곳으로 이동하여 땅 밑으로 내려 봤을 때 조나단 리빙스턴 시걸이 봤던 환상은 없었다. 다만 남들 보다 더 높은 곳에 위치해 있다는 사실 뿐이었다. 하늘을 높이 나는 새가 그랬던 것 처럼 다시금 처음 날아 올랐던 땅으로 내려가야만 했다. 그리고 쓸데없는 습관이 하나 생겼는데 그건 사람들이 제일 싫어하는 '잔소리' 였다. 마치 리처드 바크가 조나단을 통해 하고 싶었던 말과 다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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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높이 날으는 새가 가장 멀리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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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높이 날으는 새가 가장 멀리 본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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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그건 옳은 말이야. 멀리 볼 수 있지.
그런데 말이야.
그것 뿐이야. 그게 전부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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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으로 성공을 거머쥔 사람들은 습관 처럼 갈매기의 꿈이나 거위의 꿈을 말했다. 너도 할 수 있다. 그래 나도 할 수 있는 거야. 하자...그러나 대한민국에서 축구스타가 박지성이고 야구 스타가 박찬호며 골프 스타가 박세리 뿐이었고 최근에 피겨 스타 김연아를 포함해도 그 꿈을 이룬 사람들은 극 소수에 불과했다. 스포츠 뿐만 아니라 재벌들의 숫자도 손가락을 셀 수 있게 되었고, 그 어떤 분야의 스타들도 손가락 10개면 모두 셀 수 있는데 5천만 국민들을 향해 모두 박지성 처럼 축구 스타가 되기 위해 축구교실에 등록하라고 할 수 없고, 야구교실 골프교실 재벌교실(?) 등에 등록하여 스타를 꿈꾸라고 말할 수는 없는 것이다. 내가 그랬고 우리가 그랬던 것 처럼 잔소리를 통해 다시금 사람들의 자유를 구속하고 있었던 것이다. 물론 신세대 스타들을 본 받을만 하나 어른들이 강요하는 꿈은 그들의 행위를 답습하라는 외 더도 덜도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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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것은 최소한 대한민국에서는 이런 잔소리 문화 때문에 공부만을 위한 공부 전문 스타 강사까지 생겨나 경제활동을 거들고 있으니, 결국 대학은 직업훈련소 처럼 둔갑하는 한편 미래의 실업자들이 대기하고 있는 구직자 센터처럼 전락하기도 했다. 갈매기의 꿈이 발간 될 당시의 시대상은 70년대 또는 80년대 초 정치적으로 암울했던 시절에 탈출구를 찾던 젊은이들에게 필요했던 로드맵이었을 뿐이었다. 그 세대들이 자라서 나라 안밖에서 영향력을 발휘하며 왜 투표는 안하냐 정치에는 관심도 없냐 왜 게임만 하냐 왜 노는것만 좋아하냐 그렇게 커서 뭐 될래? 그렇게 살 밖에 차라리 죽는 게 낫다. 너 죽고 나 죽는 꼴 볼래? 등 험악한 말들이 오고가고 있지만, 정작 그들이 만들어 놓은 신세대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고 어떤 꿈들을 꾸고 있는지 도무지 알려고 하지 않는 것 같았다. 그들은 자신들이 신세대를 위해 열심히 하늘 높이 날개짓한 사실을 까마득히 잊고 사는 것이었다. 그리고 하는 소리란, 내가 누구 때문에 하늘 높이 날았는지 아느냐? 다 너 잘되라고 날았지 내가 무엇 때문에 그 높은 하늘을 날았겠니? 그런데 니 꼴을 한번 돌아봐라 커서 뭐 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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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높이 날았다고 하는 새들이 겨우 이 모양이다.

그 뿐이면 괜찮다.

자신이 할 수 없이 힘들게 하늘을 비상한 모험을
다시금 신세대들에게 강요하고 나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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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매기의 꿈이 베스트 셀러로 세상에 불티나게 팔려 나갈 때 그 덕을 본 사람은 앞서 열거한 사람들 처럼 소수에 불과했다. 그리고 리쳐드 바크가 인세를 벌여들었을 뿐이다. 그들은 조나단이 그랬던 것 처럼 집단으로 부터 따돌림을 당하기도 하고 치욕적인 욕을 먹으며 갈매기 답지않은 행동으로 하늘 높이 나르며 '자아'를 완성하는 본을 보여 주었다. 그런데...그런데 말이다. 해변을 날아 다니는 갈매기나 항구 곁을 날아다니는 갈매기 모두가 집단적으로 자아 완성을 위해 하늘 높이 날아 오른다면 어떻게 될까?...상상만 해도 웃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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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뭐 난리가 아닐 것이다. 갈매기가 갈매기의 본분을 망각하고 도 닦냐? 종말이 다가왔다. 기후변화가 부른 재앙의 징조야. 그러나 그건 아무것도 아니야. 바닷가나 항구 곁에 버려진 죽은 물고기는 누가 먹어? 그건 그렇고 항구에 갈매기가 없으면 앙꼬 없는 찐빵이지...그래, 사람들 모두가 갈매기의 꿈을 꾸면 난리가 아닐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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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평범 속에서 비범을 꿈 꾸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세상의 질서라는 게 반드시 꿈 꾸는대로만 이루어지는 게 아니라 평범한 집단 속에서 그 집단이 요구하는 이상향을 꿈 꾸어야 현실과 부합할 것이었다. 나는 내 앞에서 도약하여 겨우 해변 저 쪽으로 날아가 날개를 접은 갈매기를 보며 녀석을 비아냥 거리지 않았다. 녀석의 꿈을 앗아간 것은 어쩌면 사람들일지도 모르며 사람들이 던져주는 새우깡에 길들여 있을지도 몰랐다. 하늘 높이 날으고 싶어도 위험하다며 말렸을 수도 있고, 높이 나는 두려움을 안 이웃들이 높이 날지 않아도 먹을 것을 찾는 방법을 일러 주었을 수도 있다. 오히려 혼자 잘난채 무리를 떠나 무리와 다른 행동을 하는 갈매기가 더 위험할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달았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 모든 것은 앞선 세대가 숙제 처럼 되물려준 유산이 만든 결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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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세대는 먹을 것을 찾아 하늘 높이 날으는 갈매기 처럼
 모험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목숨을 건 모험이었다.

그런데 그 모험을 우리 후손들이 다시 겪어보라고 강요해야 할 것인가?
그 낡아 빠지고 닳아빠진 방법으로 하늘 높이 날아 봐?...

그렇게 강요하는 꿈이 우리 세대의 갈매기들 이었지만
요즘 갈매기들은 습관 처럼 선배 갈매기들의 비행 방법을 더 이상 답습하지 않았다.
그들은 그들 방법으로 세상을 비행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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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죽을 힘을 다한 목숨을 건 비행이었다. 날지 않으면 죽는 줄 알았다.
그러나 신세대들은 그런 모험을 즐기지 않는다.
날지 않아도 그만이고 날면 더 나은 선택을 하고 있었다.

날개를 접고 있는 동안에는 나는 꿈을 잠시 접고 있었지만
날 기회를 포착하는 즉시 초음속 전폭기 보다 더 빠르고 더 무섭게 질주했다.
황금빛 질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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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모태범의 질주와 이상화의 질주를 보며
모태범 처럼 춤을 추었고
이상화 처럼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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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이 하늘 높이 날았다며 자신의 무용담을 이야기 하며 세상 사람들에게 그들의 낡은 수법을 강요하고 있을 때, 그들은 세상 사람 모두가 박수를 치며 춤을 추고 감격에 겨워 눈물을 흘릴 수 있도록 질풍노도와 같은 질주를 했다. 어른들이 겨우 그들 집단들만의 이익을 위해 높이 날 수도 없는 방법으로 사람들을 벼랑끝으로 몰아 세우는 동안 그들 스스로 호연지기를 앞세워 세상 사람 모두가 즐거울 수 있는 선택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누가 더 위대한가? 단지 홀로 하늘만 높이 난 갈매기가?...천만에 말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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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대 갈매기의 꿈을 읽은 사람들은 오늘도 삽질에 여념이 없고, 멀쩡한 도시를 다시 수정하겠다며 강도 소리를 하거나 말거나 그들이 선택한 방법을 강요하며 세상을 어지럽게 만들고 있다. 생각해 보라. 자아에 도취되고 찌들고 낡아 빠진 어른들의 방법을 신세대에게 강요하는 게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지 말이다. 하늘 높은줄 모르고 날개짓만 해대는 어른들만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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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앞에서 날개짓을 하는 갈매기를 통해 '갈매기의 꿈'이 보여주고자 했던 이기적인 모습의 자아완성을 위한 행위는 유아돈족과 같은 낡은 가치인지도 모른다. 우리 어른들의 모습이었다. 하지만 신세대들의 금빛 질주들을 보며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며 열광하는 이웃들을 만나게 된다. 나를 위한 희생과 우리를 위한 희생의 차이를 확연히 느끼게 해 준 것이며 세계인들이 놀라고 있는 모습이다. 세상 사람들이 여전히 갈매기의 꿈을 꾸고 있는 동안 우리 신세대들은 세상을 다시 지배하는 독수리의 꿈을 꾸고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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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표어는 '보다 빠르게, 보다 높게, 보다 강하게'가 아니라
 보다 더 짜릿하게, 보다 더 즐겁게, 보다 더 행복하게로 바뀌어야 금빛 질주를 하게 된다는 말일까?...

안면도의 갈매기는 그저 사람들을 위해 낭만 갈매기로 남아
설 연휴 바닷가를 서성이는 나를 위로해 주는 것만으로 위안을 삼아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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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구슬땀을 흘리며
금빛 질주의 비상을 꿈 꾸었던 우리의 신세대 아들 딸들이
그저 장하기만 하다. ^^*
 
베스트 블로거기자
Boramir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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