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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나와 우리덜/나와 우리덜

월드시리즈 챔프 지켜본 '박찬호' 무슨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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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시리즈 챔프 지켜본 '박찬호' 무슨 생각?

2009 월드시리즈에 이변은 없었습니다. 초호화 군단 뉴욕 양키즈는 '마쓰이'의 원맨쇼에 힘입어 '찬호 박'의 필라델피아 필리스를 7-3으로 누르고 2009년 월드시리즈 챔피언에 올랐습니다. 경기가 끝난직후 양키즈 선수들이 감격에 들떠 환호를 하고 있는 사이에 중계 카메라가 필라델피아의 덕아웃 표정을 카메라에 잡았는데, 그 속에 우리의 영웅 박찬호 선수가 월드시리즈 챔프의 환호 장면을 물끄러니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박찬호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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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저 순간에는 머리속이 하얗게 칠해져 아무런 생각도 없을 것 같은데요. 저는 마쓰이를 보며 우리 선수들 몇몇을 비교해 보기도 했습니다. 금년 월드시리즈에서 마쓰이의 투런 홈런 포함 6타점에 힘입은 뉴욕 양키즈가 돋보이는데요. 마쓰이는 양키즈를 9년만에 월드시리즈 챔프에 올려 놓았을 뿐만 아니라 양키즈에게 27번의 월드시리즈 챔프 자리를 누릴 수 있도록 만든 일등 공신이나 다름 없었습니다.




우리의 영웅 박찬호는 양키즈 선수들이 감격에 들떠 환호하는 모습을 바라보며 자신 또는 우리나라의 선수 중 누군가는 월드시리즈 챔프의 주역에 우뚝서는 모습을 떠 올렸을 법 한데, 박찬호의 애국심을 고려하면 그 자리에 굳이 자신이 아니어도 후배 선수 중 한명이 포진되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싶은 생각을 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따라서 박찬호 선수의 생각 얼마간을 읽으면 그 자리에 마쓰이 대신 얼마전 귀국한 추신수 선수가 있었다면 하는 생각을 해 봤는데, 추신수 선수의 능력을 굳이 마쓰이와 비교하면 추신수가 조금도 뒤질게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비록 박찬호가 계투진의 한명으로 마운드에 오르긴 했지만 월드시리즈의 맞 상대가 박찬호나 추신수 였다면, 비록 패자였지만 그가 덕아웃 에서 물끄러미 양키즈 선수들의 환호를 지켜보고 있었을 게 아니라 흐뭇한 표정으로 지켜봤을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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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월드시리즈 6차전에서 포수의 사인을 보고 있는 박찬호

박찬호 월드시리즈 역투장면 영상 http://mlb.mlb.com/media/video.jsp?content_id=7121975 
뉴욕양키스 월드시리즈 챔프 순간
http://mlb.mlb.com/media/video.jsp?content_id=7121387


박찬호는 잘 알려진 것 처럼 누구 보다도 자기관리를 철저히 잘 하는 프로야구 선수이자 자신을 낳아준 모국에 대한 애국심이 남다른 선수였기 때문입니다. 대개 프로야구 선수 내지 국가대표 선수들의 입에서 '조국을 위한' 또는 '팀을 위한' 발언이 쏟아지지만 진정한 프로선수라면 자신을 위한 발언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수천억원의 몸값을 지불하고 있는 뉴욕 양키즈는 그렇게 자신의 관리에 철저한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고 마침내 월드시리즈 챔프를 거머쥐게 되었던 것이며, 프로야구 선수 스스로 나를 위한 게 결국 조국이나 팀을 위한 프로야구 선수의 마음 가짐이었던 것입니다.

냉소적인 모습으로 바라보면 월드시리즈 챔프인 양키즈는 '돈으로 만든 승리' 같아 보이지만, 프로야구 선수들 입장에서 보면 당연한 대가이자 누려야 할 권리며 행운이었고, 그 행운을 차지한 한 선수가 박찬호 선수 내지 추신수 선수였으면 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월드시리즈 챔프 현장에는 우리 선수가 단 한명도 보이지 않았고, 그나마 박찬호 선수가 유일하게 필리델피아 선수로 월드시리즈에 참가 했지만 패자의 입장에서 쓸쓸히 챔프의 환호장면만 지켜보고 있었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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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월드시리즈 6차전에서 투구 직전 이를 악물고 혼신의 힘을 다하는 박찬호
 
2009 월드시리즈는 우선 자기 자신을 잘 관리한 마쓰이 선수가 종국에는 자신은 물론 일본 프로야구의 자존심을 지켜낸 것과 같은 결과를 보면, 마쓰이와 이치로가 해내고 있는 메이저리그의 활약은 우리 선수 내지 프로야구 관계자들이 눈여겨 봐야 할 대목인데, 박찬호가 그 모습을 물끄러미 쳐다보고 있는듯 합니다. 금년 한국시리즈에서 나지완 선수가 홈런 한방으로 깜짝 스타덤에 오른 것과 비교조차 되지 않는 장면인 것이죠.

월드시리즈를 지켜 보며 개인적으로는 박찬호의 필라델피아가 일반의 예측을 깨며 '의외의 선전'을 기대 했지만, 야구의 속성 처럼 양키즈의 초호화 군단이라는 '데이터'를 허물기에는 역부족이었단 게 사실이었습니다. 따라서 요행수를 기대한 것은 애시당초 로또 같은 환상이었는지 모릅니다. 돌이켜 보면 승부는 언제나 이긴쪽이 모든 것을 차지하겠지만, 2009 프로야구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한 KIA 타이거스나 몇몇 구단이 변변한 홈구장 하나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나, 우리 프로야구 선수들이 노예계약과 다름없는 열악한 시장에서 선전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보며 박찬호 선수의 덕아웃 표정이 시사하는 모습은 너무도 크게 다가 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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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라델피아 박찬호 선수가 금년 1월 출국전 기자회견에서 WBC 불참과
 향후 대표팀 은퇴를 발표하며 아쉬움의 눈물을 흘리고 있는 모습


2009 월드시리즈는 단지 미국 메이저리그의 가을잔치라기 보다 프로야구 선수들에게는 꿈의 무대며, 우리가 그토록 아파했던 IMF 시절 박찬호가 우리에게 안겨준 꿈과 희망이 서린 스포츠 최고의 무대였습니다. 우리의 영웅 박찬호가 금년초 1월 비굴해 보일 정도의 몸값과 함께 메이저리그 필라델피아 필리스 옷을 갈아 입으며 미국으로 떠날 때 우리들 앞에서 흘린 눈물의 의미는 그래서 더욱 값지게 보였습니다. 그러나 박찬호는 천신만고 끝에 16년 만에 월드시리즈에 진출하고도 월드시리즈 챔프가 결정된 순간 멍한 표정을 보니, 그가 그토록 꿈꾸었던 월드시리즈 챔프속에 자신은 물론 우리 선수가 보이지 않았다는 게 무엇보다 서러웠을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눈물을 거두세요. 찬호 박!...당신은 이미 우리들의 영웅이자 월드 챔프 입니다!!...


베스트 블로거기자
Boramir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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