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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나와 우리덜/나와 우리덜

3만원 지불하고 1박한 황당한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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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만원 지불하고 1박한 황당한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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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집에 3만원을 지불하고 1박을 할 수 밖에 없었던 황당한 사연은 추석 전날 제게 적용된 머피의 법칙과 같았습니다. 평생 이런일을 겪어본 건 처음이며 두번 다시 겪지 말아야 끔찍한 경험이자 혹 저 같은 황당한 일을 겪게 될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고, 사흘을 고민한 끝에(곧 이해 하시게 될겁니다.ㅜ) 창피함을 무릅쓰고 고백하듯 끄적이고 있습니다. ㅜㅜ...사연은 이렇게 시작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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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명절을 쇠러 귀성길에 오르는 것은 저 뿐만 아니라 모두가 설레임으로 가득했을 텐데요. 서해안 고속도를 따라 귀성길에 올라 볼 일을 마치고 난 후, 친정에 남은 안사람이 운전을 하여 고속버스터미널로 저를 데려다 주며 각자 볼 일을 보게 됐는데요. 저는 모처럼 홀가분한 마음으로 고속버스에 올라 졸기도 하면서 귀경길에 올랐습니다. 서울에서 다시 바쁜 한가위를 보내야 했으므로 귀성길에 나설 때나 귀경길에 오를 때나 모처럼 한가위 풍경 몇을 카메라에 담아 짬나는대로 썰렁할 블로그에 포스팅 할 작정으로 여기 저기 기웃거렸지요. 그래서 아래의 영상과 함께 포스팅을 하게 됐는데 서둘러 귀경길에 오른 게 저희 집에 3만원을 지불하며 하루를 숙박하게 된 원인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우리집에서 3만원 지불하고 1박한 황당한 사연 보실까요?


인천대교에 '최장'자리 내 준 서해대교 속사정


귀경길에 오른 고속버스는 정말 기막히게 잘 달렸고 잠시 쌓였던 피로를 풀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습니다. 다음 부터는 승용차 대신 고속버스를 이용해야 겠다는 생각을 할 정도였고 그렇게 되면 설령 과음을 할 일이 있어도 가족중 누군가 고속버스터미널 까지 바래다 주기만 하면 그만일 것 같았죠. 뿐만 아니었습니다. 서울에 도착하자 마자 터미널 바로앞에 있는 지하철은 또 왜 그렇게 편리한지 모를 정도로 원 스톱으로 삽시간에 저를 집으로 안내하고 있었습니다.(흠...서울의 교통사정이 이 정도는 돼야지!...^^)



귀성길 즐겁게한 '행담도' 안데스 뮤지션


대부분의 사람들이 귀성길에 올랐으므로 역귀성에 오른 사람들 소수를 제외하면 도로는 텅빈듯 했습니다. 그러나 이렇듯 빠르게 저를 실어나른 교통편은 잠시 후 황당한 불행을 예고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지하철에서 내려 집 앞에 다가와 습관처럼 호주머니 속으로 손을 집어 넣는 순간(...아뿔사!!...ㅜㅜ) 손아귀에 바로 잡혀야 할 열쇠 꾸러미가 잡히지 않는 것이었습니다.(헉!...이럴수가!!...)



바닷가 '촌로' 무슨 생각하는 것일까?

(아으!...세상에 이런일이!!...짜~증~나!!...ㅠㅠ ) 아무리 한가위로 설레었기로서니 이건 아니다 싶은 생각이 머리를 스치며 저는 아파트를 빤히 올려다 보고 있었습니다.(흠...이걸 어쩌나!!...ㅠ) 보나 마나 귀성길에 오를 때 문을 잠근 게 확실하고, 이대로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 본들 문은 굳게 잠겼을 텐데 되돌아가?...(말도 안돼!...그럼 무슨 수라도...궁리궁리) 그때 아파트 경비 아저씨가 귀성길에 오른 저와 눈이 마주치자 마자 눈을 동그랗게 뜨고 추석 쇠러 안가셨어요?라고 물었습니다.(난...지금 그 딴 게 문제가 아니었고...별 수가 없으면 모텔에서 하룻밤을 묵어야 했고...사람들은 모두 추석 쇠러 떠났다 하고!...ㅠ )

"...아...예...방금 돌아오는 길입니다. "

"근데...사모님은 요?..."



추석 귀경길 '고속버스' 타보니

그래요. 경비아저씨가 말하는 그 사모님과 제가 황당한 일을 만들려고 작정했던지 경비아저씨는 늘 두사람이 함께 이동하는 모습을 본 터라 안사람이 궁금한 것 처럼 인사치레를 했던 것인데 저는 그 사모님은 안중에도 없었습니다. ^^ (에구...한 사람만 똑똑했던들 이런일은 없었을 텐데...ㅜ)  평소 늘 자동차 열쇠와 아파트 열쇠를 따로 두개를 가지고 다녔고 자동차열쇠와 아파트열쇠는 한꾸러미에 붙어 있어서 볼 일이 다르면 따로 지니고 있었죠.
 


(하지만 머피의 법칙은 꼭 이럴 때 적용된다니까요. ㅜ) 귀성길에 오를 때 부터 제 열쇠로 제가 운전을 했지만 귀경길에 오를 때 그 사모님이 터미널로 데려다 주며 운전석을 바꿔 앉은 게 화근이 된 것이죠.(ㅠ...몰라! 몰라! 몰라!...왜 그땐 열쇠가 생각나지 않고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던 거야?!...ㅠ...몰라! 몰라! 몰라!...ㅠ) 속 마음은 앙탈을 부리고 있었죠. 그리고 3만원을 지불할 열쇠는 의외로 경비아저씨가 쥐고 있었습니다. 이렇쿵 저렇쿵 하고 여차 여차해서...그러자 경비아저씨가 좋아라고 웃는듯 했습니다.

"...헤~ 사모님은 요?...ㅎ"

(아...이 아저씨 누구 약올리시나?...방금 설명을 했건만...) 그럴리가 없지만 경비아저씨는 속으로 샘통이다 라고 생각을 하고 있었던지 다급한 제 마음과 다른 표정으로, 여유있게 손가락으로 경비실 안에 있는 큼지막한 달력을 가리키며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었습니다. 멀리서도 큼지막하게 잘 보이는 전화번호였는데 경비아저씨는 돋보기를 찾고 있었죠. 자신이 직접 연락을 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아저씨...땡땡땡에 공구공구 네요..."

"...흠 가만있자..."

"(뭘 가만히 있어요.ㅜ)...땡땡땡에 공구공구 라니깐요?!...(궁시렁 궁시렁)"

그제서야 살았다 싶은 생각이 들었지만 다급해진 것은 저 였습니다. 경비아저씨가 돋보기를 쓰고 달력을 들여다 보며  뜸을 들이는데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가만있자...오늘 이 사람들이 일을 할려나?..."

(헉!...그러면...ㅜ)

경비아저씨의 걱정은 거의 현실적이었습니다. 추석날 대한민국 전체가 들떠서 야단인데 꽉 잠긴 문을 열어줄 '열쇠의 모든 것'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추석을 쇠지 말라는 법이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3만원을 지불할 사람은 서울 하늘 아래 저 뿐만 아니었던 것 같았습니다.

"(궁금 궁금)...올 수 있데요?...얼마래요?..."

"...가만있자...3만원이라 하네요.헤~비싸긴 비싸네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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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쇠 아저씨의 도깨비 방망이 같은 장비...열려라 참깨!...^^

하지만 속 끓인데 비하면 결코 비싼 게 아니었고 대한민국 참 좋긴 좋은 나라였습니다. 경비아저씨가 연신 웃음을 흘리며 연락한 분은 MBC,KBS,SBS,EBS에 출연한 열쇠전문가 였고 그의 손에서 잠궈 둘 자물쇠는 세상에 없었습니다. 10분이 채 되지 않아 구세주는 도착했고 그의 어께에 매달려 있는 무전기에서는 연신 치익 거리며 그를 호출하는 소리가 들리고 있었습니다. 저 같이 황당한 일을 경험하고 있는 분이 여럿 있다는 신호였지요. (헤~ 이런 대리만족 처음이야.^^)

그런데 작은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세상의 자물쇠를 다 열 수 있다는 그에게 복병이 도사리고 있었던 것이죠. 보조키를 향하여 헨드드릴로 구멍을 뚫던 중 드릴 날이 톡 부러지며 말썽을 일으키고 있었습니다.

"...이거 안되겠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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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쇠 아저씨의 장비는 꽤 복잡한 듯 문이 열릴 때는 언제 잠겼느냐 싶었죠. ^^

그가 사용하는 드릴 날은 강한 '스텐레스' 제품으로 왠만한 자물쇠는 다 열 수 있지만 '여는 자 위에 잠그는 자 있다'는 것과 같이 보조키 내부는 도난방지를 위해 스텐레스로 제작해 두었던 것이죠.(물건을 너무 잘 만드는 것도 문제구만...ㅜ) 그러나 10분정도 자물쇠와 씨름을 거듭하며 스텐레스 드릴이 두개나 부러진 후 너무쉽게 문이 열렸습니다.(살았다!...방가 방가 ^^) 문이 열리는 모습을 보고 기뻐한 것도 생전 처음이었죠. 이렇게 해서 우리집에서 1박을 하는데 3만원의 비용이 들게 된 것입니다.

비록 3만원의 비용은 지불했지만 구세주와 같았던 그가 내민 명함에는 545-0909,420-0909,512-0909,555-1313 이란 전화번호가 적혀있었습니다.경비아저씨가 돋보기로 들여다 보며 연락한 전화번호였죠. 저 처럼 황당한 일을 경험하면 반드시 필요할 정보 같아서 기록을 남기는데요. 365일 24시간 출장을 한다고 하므로 메모 해 두시면 황당처방에 특효일 것 같습니다. ^^  이 분은 번호키는 물론 특수 보조키와 금고 카드키 그리고 '열쇠의 모든 것'에 능통하며 경찰청의 허가를 득한 분이므로 믿으셔도 될 겁니다. 가히 도깨비 망망이를 든 분이었습니다. 친절한 그가 인사를 하며 돌아가는 동안 무전기에서 막 연락이 도착하고 있었습니다.

"삐리비리삐리릭...치익...여기...청담동으로 이동하세요...치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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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에서 3만원 지불하고 1박을 한 날 저녁 아파트 창에서 바라 본 서울의 하늘에 둥실 떠 오른 보름달은 밤중이 되자 구름속에 가리면서 폭우를 쏟아내고 있었습니다. 구름에 가린 보름달이 안달복달하며 속끓인 제 마음을 닮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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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ramir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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